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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P, 에너지전환 핵심된다

가스냉난방 요금제 신설·장려금 확대 시급
LPG용·칠러 등 응용제품 지원 대상 포함
고효율인증 용량범위 확대·효율기준 개선


문재인 정부에서 에너지업계의 최대 화두는 바로 ‘에너지전환’이다. 에너지전환은 국민 생명·안전·건강에 위협이 되는 요소를 제거하고 환경과 함께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진하는 것이다. 특히 안전하고 깨끗한 미래에너지로의 전환은 탈원전과 탈석탄, 신재생에너지 확대 그리고 에너지신산업 육성으로 가능하다. 결국 탈원전, 탈석탄을 위해 비전기식 냉방인 가스냉방을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우리나라 건물부문의 최종 에너지소비는 1990년 이후 매년 2.5% 이상 증가하고 있다. 특히 상업용 건물의 증가율은 5% 수준으로 건물부문이 에너지소비 증가를 주도하고 있다. 또한 상업·공공건물의 2016년 냉방 에너지소비는 2013년대비 1.8% 증가했으며 냉방에너지소비의 87% 이상이 전력에 집중돼 에너지전환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력에 집중된 냉방에너지소비는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가 최근 확정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르면 가스냉방 중장기보급 확대방안을 올해 하반기 중 마련키로 한 것이 눈에 띈다. 일본은 냉방의 20% 이상을 가스냉방으로 유지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5∼10% 수준으로 실태조사 및 연구용역을 거쳐 중장기 보급목표를 설정하고 설비투자 지원 확대 등을 추진키로 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최근 삼정회계법인에 ‘가스냉방 가동률 제고 및 보급 확대 방안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이번 용역은 지난 2018년 국정감사 시 제기된 가스냉방 보급상의 문제점 분석을 위해 가스냉방 운영실태조사 및 가동률 제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시행된다.


이를 위해 가스냉방 설치 실태 사전조사(1만7,000개소, 전국 도시가스사 수행) 기초데이터를 활용해 설비 가동률을 도출하고 실사용자 인터뷰(880여개소 현장 방문 리서치)를 통한 가동률 저조 원인 규명 및 가동률 제고 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특히 하절기 전력피크 완화 및 가스설비 효율제고를 위한 제도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적가치 증대를 위한 에너지복지정책과의 연계 방안도 마련될 것으로 보여 연구용역 결과에 관련업계의 관심이 높다.




2011년 블랙아웃, 가스냉방 부각
2011년 9월 예측 불가능했던 폭염과 발전소의 부하대응 불가능으로 대규모 정전사태(블랙아웃)가 발생했었다. 정시영 서강대 교수는 지난해 10월 열린 ‘가스냉방 활성화 국회토론회’에서 “지난 2011년 9월15일 대규모 정전의 핵심원인은 추석연휴로 냉방수요가 거의 없고 예비율이 증가해 공급능력을 줄여가는 상황에서 예측하지 못한 폭염이 발생해 일어났다”라며 “대규모 블랙아웃의 위험성은 설비용량 부족 때문이 아니라 폭염의 예측 불가능성과 발전소의 신속한 부하대응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비전기식 냉난방 확대 요구가 커졌으며 이후 국가적 대응전략 차원에서 공공건물에 대한 의무사용 등 가스냉방 확대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조수 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도 지난 1월 열린 ‘건물부문 에너지 소비구조 혁신’ 토론회에서 우리나라가 충분한 전력 공급능력을 보유하고도 매년 동·하계 전력피크를 걱정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로 냉난방용 에너지원의 전력 집중·왜곡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해결방안으로 건물 용도별, 규모별로 냉방방식 비율을 최적화(의무화)하고 2030년까지 가스냉방을 현재의 3배 수준인 1,270만냉동톤(RT)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1GW급 원전 3호기 용량에 해당하는 전력피크(3GW) 감축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탈석탄, 탈원전,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LNG는 신재생에너지로 넘어가는 브리지연료 역할로 LNG발전소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며 “그러나 LNG발전은 발전단가가 높아 전기요금 인상의 요인이 될 수 있으며 1조원 이상 소요되는 LNG발전소 건설보다는 전력피크 절감 효과가 있는 가스냉방 확대가 더욱 효과적이지만 정부는 국가적 편익이 높은 가스냉방 확대에 소극적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GHP를 포함한 가스냉방의 국가적 편익은 크다. 발전소 설비 건설 비용을 회피할 수 있어 국가 재정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력수요는 연중 특정월 집중, 하루 중 특정 시간대에 집중해 발전소로 대응 시 피크에 맞게 건설투자가 이뤄져 하루 중 특정 몇 시간 때문에 나머지 시간에는 정지해 있는 국가 기간 설비를 건설하는 것 자체가 낭비”라며 “일간 수요에 따라 ON/OFF하는 것은 운전비 관점에서도 손실도 많고 국가 에너지 중 피크시간에 발생하는 전기수요는 대부분 공조 부하에 기인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공조부하를 감소해 피크수요를 줄이면 발전소 건설 및 유지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2016년 가스냉방 전력수요 억제량은 170만kW로 이는 발전소 약 2,260억원, 송전선로 1,020억원의 건설비용 절감효과를 가져왔다. 전기식 냉난방기 사용을 위한 석탄발전과 비교 시 미세먼지 발생 저감 및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GHP를 비롯한 비전기식 냉방을 사용하는 자체로 분산발전 효과와 천연가스 수요패턴(동고하저) 개선, 수급 안정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천연가스의 동고하저 현상은 막대한 저장비용을 유발, 도입 계약비용 인상을 유발하고 겨울철 전기난방 사용이 급증하면서 발전용 LNG수요가 증폭된다”라며 “가스냉난방이 증가해 EHP가 줄어들면 겨울철 도시가스 사용량은 감소하고 여름철 도시가스 사용량은 증가해 동하절기 LNG 수요격차를 완화할 수 있어 관리효율성은 올라가고 요금은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족한 장려금·지급 상한선 ‘악재’
GHP(가스엔진 구동 히트펌프)는 가스엔진의 동력을 압축기로 전달해 압축기에 의해 냉매를 실내기와 실외기 사이의 냉매관으로 흐르게 해 여름에는 냉방기로 겨울에는 난방기로 이용하는 가스식 냉난방 시스템이다. 기본적인 구조는 전기식 에어컨(EHP)과 동일하지만 GHP에서는 전기식 모터를 대신해 가스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흡수식이 중앙집중형이라면 GHP는 EHP의 장점인 개별냉난방방식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 또한 동하절기 기온에 따라 EHP의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도 보완할 수 있다.


2011년 가스냉방지원금 정책 실시, 공공기관 가스냉방의무화 정책이 시작됐다. 이러한 정책에 힘입어 GHP시장은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성장해 오고 있다. 실제로 2013년 2,875대였던 GHP 보급대수는 2014년 4,300여대, 2015년 5,200여대, 2016년 이후 3년간 6,000대 이상 보급됐다. 하지만 2017년 장려금 지원정책이 바뀌면서 축소 후 정체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공건축물 의무사용과는 별개로 가스냉방에 대한 정부지원금이 2014년을 정점으로 조금씩 축소되고 있어 GHP시장 확대가 더딘 것이 사실”이라며 “2016년 연간 최고 판매량을 기록한 이후 2017년 보급대수는 전년대비 10% 감소 후 2018년 반등했지만 올해도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가스냉방 장려금은 2016년까지 가스냉방 확대에 큰 역할을 해 왔다. 그동안 장려금 규모를 보면 추경 포함 2014년 140억원, 2015년 130억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연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추경 편성없이 76억원만 지원돼 미지급 장려금만 150억원에 이르렀으며 2018년에 최종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강용태 고려대 교수는 지난해 10월 열린 국회토론회에서 “가스냉방 활성화정책 한계는 바로 장려금 문제”라며 “지난 2017년 예산 70억4,000만원의 예산은 소진돼 사업이 종료됐지만 가스냉방 설비를 설치하고도 지급되지 못한 장려금만 152억원에 달해 적정지원규모는 130~150억원이며 추가지원 예산을 통해서라도 장려금 부족문제를 해결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16년 미지급된 장려금이 GHP시장 축소에 주요요인”이라며 “2017년부터 지원금 규모도 축소되고 현장당 1억원 한도 조항 신설, 예산소진 시 사업종료 조항 신설, 2018년 효율구간에 따른 대당 설치지원금 규모 30% 축소, 2019년 지원금 규모 67억원으로 축소 등 가스냉방 확대의 악재만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장별 지급상한 1억원 한도 규정 발표로 대형 현장 가스냉난방 제안에 상당한 영향을 초래하고 있으며 고객 불안가중 및 전기냉방전환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당장 상한선 규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GHP 별도요금제·LPG 지원 시급
GHP시장 활성화는 특정업체의 편익보다는 국가 전체적인 에너지이용효율과 에너지믹스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며 국가의 에너지정책과 연계된 중장기 가스냉방 보급 목표 설정이 가장 시급하다. 목표 설정에 따른 적정 수준의 지원금 정책도 필요하다. 사실 가스냉방 확대의 1등 공신은 누가 뭐래도 장려금 규모에 따라 결정됐다.


특히 냉난방공조용 도시가스요금은 하절기만 혜택을 받고 있지만 GHP의 경우 동절기에도 요금할인 혜택이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산업체에서 GHP를 사용하는 경우 냉난방공조용 도시가스요금 적용이 가능토록 제도도 개선하고 LPG용 GHP에 대한 고효율기자재 인증과 지원금도 보조할 수 있는 제도가 신설돼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농어촌, 도서지역 등 LNG 미공급 지역의 경우 LPG용 GHP를 사용하고 있으나 LPG용 GHP는 지원금을 받지 못해 EHP대비 경쟁력이 없다”라며 “농업용 기자재로 EHP만 등록돼 있고 GHP는 미포함으로 EHP 설치 시만 보조금을 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가스요금이 2014년 6월대비 현재 약 45% 수준으로 가스냉난방 보급의 견인 역할을 하고 있으나 전기요금과의 형평성을 갖기 위한 교육용 가스냉방 공조요금 신설 및 가스냉방 사용 시 기존요금 할인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1,000㎡ 이상 공공기관에 비전기식 냉방설비를 설치토록 규정하고 있어 학교, 관공서 등 개별공조의 니즈가 높은 곳에서는 비전기식 냉방설비 중 주로 GHP를 설치하고 있다. 신축, 증설, 교체 시 모두 해당되지만 교체 시 EHP로 변경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규정은 계속 강화되고 있지만 규정을 준수하는지 모니터링하지 않고 위반 시 패널티가 없어 한계가 있다.


GHP가 국내에 보급된 지 약 14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제품의 안정성 및 내구성에 대한 검증은 완료된 상황인 만큼 현재 GHP검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이 원가부담 가중으로 연결돼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설계강도검사 2년 갱신제 연장, 기밀 및 엔진검사방법 개선 등 검사절차 간소화와 검사비용 인하를 통한 원가부담 감소로 판매 가격 인하를 유도할 필요성이 있다. 일본의 경우 현재 GHP는 정밀검사만 시행 중이다.


* (피크억제량) 전력효율향상사업에 따라 설치 지원된 기기에 한해 산정 (자료: 한국가스공사)


고효율 인증기준 개선 시급
현재 GHP는 고효율에너지기자재로 지정돼 있어 고효율인증을 취득할 경우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고 있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인증대상 용량범위 확대, 효율측정방법도 개선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먼저 고효율기자재 인증대상 용량범위를 현행 23kW 이상에서 14kW 이상으로 확대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현재 GHP의 용량별 종류는 냉방정격기준 △14kW △18kW △22.4kW △28kW △35.5kW △45kW △56kW △71kW △85kW 등 소형부터 특대형까지 판매되고 있으나 현행 기준으로 소형기기인 △14kW △18kW △22.4kW는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이에 따라 소형기기는 빌딩 등 대형 현장 중 커뮤니티 사용구간(소형상가, 점포, 경비실, 관리실) 등에 효율적이며 EHP 및 에어컨 등이 전기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30~40평 규모의 시설 등에 사용이 가능해 고효율기자재 지정 시 보다 많은 수요처 발굴이 기대된다.


업계의 관계자는 “국내 제조사에서도 보다 다양한 용량과 종류의 제품을 개발해 고객의 니즈와 현장에 부합한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장기적 기술발전에 초석이 될 것”이라며 “대규모 현장 이외에도 중소규모의 수요처에서도 성능 좋은 고효율 제품을 보급 확대하는 기회가 되므로 적용범위를 GHP 용량별 생산모델 전기종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GHP로 국한돼 있는 냉난방기기 고효율기자재 대상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냉매식 이외에도 가스를 이용한 많은 제품들이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대기업인 LG전자가 시장에 진입할 만큼 FCU도 국내시장에서 가스이용기기로 자리잡고 있으며 냉매식과 수열원을 혼합한 GHP칠러도 출시되고 있는 추세인 만큼 고효율기자재로 편입시키면 자연스럽게 가스보급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의 관계자는 “GHP칠러는 EHP칠러 및 흡수식냉온수기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냉난방공조용 이외에도 공장 등 공정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라며 “그러나 현재 냉매 대 냉매의 GHP 고효율기자재 기준으로는 냉매 대 물 방식의 칠러가 기준을 통과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GHP칠러에 맞는 고효율 기준을 제정해 대상에 편입 후 기술개발을 유도하고 보급 확대하면 EHP칠러 등으로 교체되는 현장에서 가스수요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발전기 내장형 GHP, GHP칠러, m-CHP, 하이브리드(GHP+EHP), 바이오가스를 이용한 GHP 등의 제품이 개발돼 있으나 국내 수입판매사는 제품을 수입해 오고 있지 않다”라며 “현재 LNG용 GHP만 고효율기자재 인증을 받아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설치지원금을 받을 수 있어 경제성이 약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GHP 응용제품을 포함한 전체 GHP시장의 확대를 위해서는 중소기업, 연구기관이 개발 준비 중인 제품과 해외에서 개발이 완료돼 있는 제품에 대한 폭넓은 지원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효율기자재 효율측정 방식 변경
GHP의 고효율기자재 인증기준은 정격운전 하의 성적계수인 COP(난방 및 한랭지 운전 시, 냉방운전은 부분부하 방식: IEER)로 돼 있어 실제 사용자의 운전양상과 동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고효율인증 목적은 사용자에게 해당 정보를 제공해 기기선택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지만 현재 인증기준은 실제 사용자의 운전양상과 다르다”라며 “이미 변경된 흡수식냉동기와 같이 통합성능계수(IPLV) 방식이나 일본에서 사용하고 있는 APF(Annual Performance Factor)방식과 같이 실제 사용자의 운용과 비슷한 방식의 기준을 적용해야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고효율기기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GHP제조사의 COP 측정값은 기종 별로 크게 상이하지 않으며 이는 설치조건, 실내·외기 조합 등에 따라 변동될 여지가 많아 COP측정값이 실제 소비패턴과 일치하지 않아 해당 제품의 에너지효율을 나타내기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