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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전력수요관리, 친환경 E정책 대안으로 ‘뜬다’

축냉 지원금 확대·新 축열방식 개발 시급
고온수 히트펌프, 에너지절감 극대화 ‘최적’
EERS 도입, 수요관리사업 확대 ‘기폭제’



전력수요관리는 소비자의 전기사용 패턴을 변화시켜 최소의 비용으로 전기에너지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모든 활동을 말하며 공급측(Supply side management)관리와 대응되는 개념이다.

1980년대초 경제성장으로 발전설비 투자비용이 급속히 증가함에 따라 최소의 비용으로 최적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수요측 대안으로 대두됐다. 미국에서는 아랍 산유국의 석유 금수조치로 인한 오일파동으로 1973년 처음 도입됐다.

한전의 관계자는 “수요관리를 통해 전력수급 안정, 에너지 사용 억제로 에너지 자원 절약 도모 및 원가절감이 가능하다”라며 “최근 지구온난화 등 환경오염 문제와 관련해 친환경 에너지정책 대안으로도 수요관리가 강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수요관리는 크게 부하관리(Load Management)와 효율향상(Energy Efficiency)으로 나뉜다. 부하관리는 최대수요와 최저수요의 차이를 축소시켜 부하 평준화 도모와 공급설비 이용효율 향상이 주 목적이다. △건물냉난방 기기 원격관리시스템(KAMS) △최대전력 관리장치 △축열식 냉난방설비 등이 대상이다.

효율향상은 고효율기기 보급으로 전기이용 효율을 향상시켜 에너지를 절감하는 것으로 △축열식히트펌프보일러 △프리미엄 전동기 △고효율 항온항습기 등이 포함된다.


지원금 감소로 울상인 ‘축냉설비’
축냉설비는 한전 수요관리사업의 핵심사업 중 하나다. 

한전의 수요관리사업 중 가장 먼저 도입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지원금 감소로 인해 보급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지원금은 지난 2013년 120억원이 최대였으며 이후 매년 줄어들고 있다. 올해 책정된 지원금은 43억원으로 2013년대비 1/3밖에 안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력기반기금의 정부지원금 중 심야전기 축냉지원금이 대폭 감소되고 있으며 타 냉방방식인 가스냉난방이나 지역냉난방의 정부지원금에 비해 심야전기냉난방설비의 정부지원금을 상대적으로 너무 많이 삭감됐다”라며 “이에 따라 고객부담금이 높아져 경제성이 낮아 결국 축열설비의 설치고객이 감소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어 축냉설비 설치지원금의 적정 정부지원금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적정 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소규모 사업장에게도 지원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대형 사업장에 심야전기 냉난방설비 설치 시 지원금 상한(최대 2억원) 캡을 정해 많은 축냉설비 설치 고객에게 지원금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개선안을 제시했다.

심야(잉여)전력기기인 축냉설비는 30년전 일본의 기술과 시스템을 적용해 설치해 오던 방식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지금껏 공급해오다 보니 현재 건물의 에너지사용 변화 및 편리성에서 뒤떨어진다는 지적도 많다.

시장의 변화를 리드하는 일본의 축열설비나 EHP 냉난방시스템의 경우 효율개선과 사용자의 편리성을 확보하고 고속 성장한 것과 대조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축열업체들도 일본의 축열사업처럼 다양한 축열방식 개발로 시장의 흐름에 따라가야 한다”라며 “정부나 한전 등 관련 기관들도 축열설비의 실효성을 갖추도록 새로운 축열설비 도입에 개방적인 제도개선으로 에너지 수요관리 및 효율화의 구호만 외칠 것이 아니라 전향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가 운영하고 있는 ‘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에 축열식 방식은 에너지성능지표를 받을 수 있는 배점 항목이 없는 것도 축열시장 침체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에너지 성능지표’ 평가항목에 난방설비는 △기름보일러 △가스보일러, 냉방설비는 △원심식 △흡수식 등으로만 나눠져 있을 뿐 축열설비에 대한 배점기준이 없다. 또한 기타항목으로 에너지공단의 고효율인증,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획득하면 공공건축물에 적용될 수 있지만 축열설비는 이러한 인증대상도 아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일 고시 제9조에는 ‘냉방기기는 전력피크 부하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상황에 따라 심야전기를 이용한 축열·축냉시스템 등을 채택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라며 “같은 고시 안에서 전력피크를 줄이는 방법으로 심야전기를 이용한 축열·축냉시스템을 명시하고 있지만 정작 평가항목에서 빠져있어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야히트펌프 ‘성장기’ 진입
2014년 8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한전 심야전기보일러교체 보급사업은 2014~2017년 누적 보급실적이 2만2,000대가 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현재 보급 4년째로 시장 도입기를 지나 성장기로 자리잡고 있다. 올해도 한전 심야시장에서 1만5,000대 이상 무난히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심야히트펌프보일러 시장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한전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심야전기보일러 교체사업이 매년 1만대 이상 판매 가능한 안정적인 시장을 갖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기에 LG전자, 삼성전자, 캐리어에어컨, 경동나비엔, 귀뚜라미, 대성히트펌프 등 6개사가 한전 시범보급사업 초창기부터 지금 현재까지 제조와 판매를 지속해 오고 있는 점도 안정적인 시장형성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제는 전국의 사회복지시설과 차상위계층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한다면 한전의 수요관리사업 성과가 보다 확실하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심야히트펌프보일러를 바탕으로 고온수 히트펌프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이미 심야전기보일러 교체시장에서 에너지절감이 평균 약 45~50%정도로 소비자가 인식하고 있으며 한전을 통해 충분히 효율과 절감률이 입증됐다. 한전 입장에서는 EERS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보다 에너지절감성능을 인정받은 심야히트펌프보일러의 일반 상업용시장 및 농어가 기계보급시장에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우나, 온천, 모텔과 펜션, 호텔 등에 한전심야보급사업 다음으로 많은 곳에 설치돼 에너지절감과 우수한 성능이 입증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최근에는 대형 호텔과 리조트 등에도 설치돼 만족할 만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라며 “실제 2년 이상 사용한 현장의 에너지사용량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기존 연료용 보일러나 전기보일러대비 평균 약 55% 이상의 에너지가 절감됐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심야전기보일러는 제한된 10시간만 사용하는데 비해 일반 상업용은 시간 제한없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사용함에 따라 에너지절감액도 커 상대적으로 사용자 만족도가 더 높게 나오고 있다.

정부지원의 에너지효율화 사업 또는 농어촌지원 사업을 확대, 실시해 시설원예나 축산, 농어가 등에 고온수 히트펌프가 적은 투자비로 보급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에너지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향후 주택용 시장에 소형 히트펌프 보급을 확대하는 방안으로 현재의 전기요금 누진제를 완화하거나 개정하는 것만으로도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제조사는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맞출 수 있는 고효율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 라인업을 확대하고 한랭능력 강화로 품질 및 서비스 향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는 고효율 히트펌프를 신재생에너지로 지정하는 에너지정책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에너지효율향상사업을 확대해 고온수히트펌프를 보급 권장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전 등 공기업의 지원을 좀 더 확대하고 지자체 차원의 지원사업이 전국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다면 고효율제품의 보급은 예상보다 이른 시일 내에 급속도로 파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대되는 ‘ESS식 냉난방설비’
ESS식 냉난방설비는 새벽에 ESS에 축전한 심야전기를 사용하는 전기식 냉난방기로 EHP 정격소비전력의 98% 피크를 감축할 수 있다. 축열식 냉난방시스템과 비교하면 ESS식 냉난방시스템은 주간시간대 전력사용량의 40% 이상을 심야시간대로 부하를 이전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피크시간대 3시간 동안은 ESS로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에 전력사용량이 없다는 특징이 있다.

-15℃까지 추운 날씨에 급격하게 올라가는 난방소비전력 피크도 저감할 수 있어 국내 신규발전소를 줄이고 향후 4차 산업혁명시대 도래에 따른 급격한 전기소비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수용가용 전기저장장치인 ‘ESS식 냉난방설비’ 전용 ESS의 조달 및 민수시장 활성화가 급선무다.

전국적으로 공급된 약 90만대의 시스템에어컨의 난방전기 소비전력이 원자력발전소 12기에 해당하는 약1,200만kW로 ESS식으로 전환 시 신규 석탄발전소 및 원자력발전소 증설을 단계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심야시간(00~06)에 지금까지 한파에서 전력예비율이 40~50%대이므로 이를 50%만 ESS에 저장하면 원자력발전소 10~12대의 피크전력절감 효과가 있다.

아직까지 한전인증을 받은 기업은 없으며 현재 엠투파워와 삼성전자가 냉동공조인증센터에 인증시험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ERS 도입, 수요관리시장 확대 ‘기폭제’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전력공사 등 에너지공급자의 효율향상 투자를 활성화하기위해 ‘에너지공급자 효율향상 의무화제도(EERS: Energy Efficiency Resource Standard)’를 올해부터 시범사업으로 도입키로 해 ‘수요관리사업’ 확대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EERS는 지난 2017년 12월 마련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수요관리 핵심수단으로 포함되기도 했다.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상의 2031년 절감 목표 9.8만GWh 중 3.6만GWh(37.2%)를 EERS가 기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EERS는 에너지공급자에게 에너지판매량(GWh)과 비례해 에너지절감목표를 부여하고 다양한 효율향상 투자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에너지공급자는 ‘에너지이용 합리화법’에 따라 효율향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법률적 책무가 있으나 그동안 판매량 감소를 이유로 효율향상 투자에는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앞으론 소극적일 수 없다. EERS는 에너지절감목표를 설정해 법률상의 책무를 구체화한 제도이기 때문에 효율향상이 에너지공급자에게는 의무가 되는 것이다.

시범사업 나서는 한전
올해 시작될 EERS 시범사업은 한국전력공사가 먼저 적용된다. 한전의 절감 목표량은 전전년도 전력판매량의 0.15%가 된다.

목표산정은 전전년도 판매량×절감 목표비율로 한전의 경우 497TWh(2016년 판매량)×0.15%(2018년 목표비율)로 746GWh를 줄여야 한다.

이에 따라 한전은 프리미엄 전동기 등 고효율기기 보급 지원을 직접 수행하거나 또는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의 투자대행 등을 통해 이를 달성해야 한다.

산업부의 관계자는 “스마트 가전, 제로에너지빌딩 등 새로운 효율향상 투자수단(품목, 방식 등)을 발굴하고 향후 가스·열분야로 제도를 확산할 계획”이라며 “EERS 도입은 다양한 사회적 편익을 유발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먼저 에너지공급자는 다양한 에너지 소비정보와 전문인력, 전국 조직망을 보유하고 있어 보다 비용-효과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효과적으로 에너지효율 개선이 이뤄질 수 있다. 에너지효율 개선은 발전소 확충 부담을 감소시키고 피크 수요 및 온실가스 감축을 가능케 해 에너지공급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

에너지소비자는 고효율기기 구입 등에 소요되는 비용절감이 가능하며 효율 개선으로 에너지요금이 절감될 수 있다. 효율향상 투자는 발광다이오드(LED), 인버터 등 제조기업 및 에너지서비산업(ESCO)의 성장을 촉진하고 실적검증(Measurement & Verification) 관련 전문인력 등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의 관계자는 “그간의 에너지효율 향상정책이 기기 제조사, 소비자 등에 집중했던 반면 EERS는 에너지공급자가 주도한다는 점에서 다르다”라며 “앞으로 새로운 효율자원(Efficiency Resource)을 지속 발굴하고 이를 통해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