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스페셜리포트

All That Heat pump

E절감·온실가스 저감 핵심 ‘히트펌프’
2026년까지 연평균 11.21% 성장 전망
재생E 지정 확대로 시장활성화 기대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면 국내에서 히트펌프를 사용한 지 약 20여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히트펌프는 공기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이나 지열에너지 등 자연에너지원을 활용하는 난방방식으로, 연소과정이 없어 친환경적인 에너지기기다. 특히 화석연료의 연소없이도 난방에너지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근 심화되는 미세먼지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효과적인 대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히트펌프가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에는 가격이 다소 높아 히트펌프를 선택하는 사용자가 많지 않았다. 특히 히트펌프 특성인 추운 겨울에 외기온도에 따른 난방능력 저하로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 이후 지속적으로 히프펌프기술이 발전하고 약 10년 정도의 사용 경험이 쌓이자 투자비는 조금 높더라도 운전비용을 확실히 줄이는 에너지절감 방향으로 선회하는 합리적인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히트펌프의 가장 큰 장점은 냉방뿐만 아니라 난방, 급탕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에어컨, 냉동기는 여름 냉방시즌에만 사용하므로 비용대비 사용시간이 너무 짧았지만 냉난방이 가능한 히트펌프 제품이 나온 이후 사계절 사용이 가능해 효용가치가 높아졌다.

또 하나의 히트펌프의 장점은 에너지절감이다. 점차 기술이 진보해 추운 겨울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한냉지형으로 개선되고 신뢰성 확보와 동시에 고효율 인버터 압축기 적용으로 에너지절감을 확실하게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생활패턴 변화로 고급아파트, 주상복합건물이나 학교 및 관공서 등 중소형 건물의 공조시스템에 히트펌프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용량의 다양화 및 시스템 제어관련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인버터가 장착된 속도 가변형 압축기와 제어시스템의 발전으로 VRF(Variable refrigerant flow) 히트펌프 개발이 확대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현재까지 주로 냉난방 관련 열원으로 화석연료 또는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보호와 에너지절약을 위해 히트펌프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라며 “히트펌프시스템을 대표하는 VRF시장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인 BSRIA자료에 따르면 글로벌시장에서 히트펌프는 2017년 18% 판매량이 증가하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8년에는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시장이 다소 감소했지만 유럽 시장에서는 65만대 수준으로 12.9% 증가세를 보였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Verified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2018년 글로벌 히트펌프시장의 가치는 51억1,200만달러로 2026년에는 120억1,200만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9년 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11.21%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시장조사기관의 발표는 유럽에서 히트펌프에 주목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에너지 자원 문제 해결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국가에서도 히트펌프시장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효율 강조 정책, 히트펌프 힘 받는다
국내에서도 히트펌프산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정부정책이 지속적으로 친환경기기 활용도를 높이는 쪽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8월2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에너지효율이 제1의 에너지원’이라는 기조로 에너지효율 향상을 통해 선진국형 에너지제도로 향하겠다는 ‘에너지효율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혁신전략을 통해 정부는 산업, 건물, 수송 전부분의 효율 혁신을 바탕으로 에너지 소비를 최적화하고 적극적인 수요관리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효율 향상을 통한 에너지소비 감소는 경제성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감축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에너지공급자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효율향상의무화 제도를 운영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고효율 에너지기기 중 하나인 히트펌프의 역할이 증대될 것으로 관련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너지효율 향상의 키워드라 할 수 있는 히트펌프의 확대 적용을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지열, 공기열원, 수열) 활용해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라며 “또한 현재 상업용 위주로 공급되고 있는 고효율 히트펌프를 가정용에도 확대 적용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히 기대를 모으는 방식은 공기열을 활용한 히트펌프로 기존에 인버터 방식의 히트펌프가 고온의 물을 생산하기 어려웠던 단점을 극복하고 2개의 압축기를 이용해 80℃까지 온도를 높일 수 있는 캐스케이드방식의 제품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보다 높은 효율과 난방성능을 동시에 구현하는 것이 가능해져 더욱 다양한 장소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공기열원 히트펌프 칠러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국전력의 축열시스템 보급사업이 기존 빙축열시스템 위주에서 냉난방이 가능한 수축열 시스템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전환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공기열원 히트펌프 칠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한 중대형 주택에 설치돼 냉난방 및 급탕까지 활용할 수 있는 혼합축열시장 역시 히트펌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공기열원 히트펌프 칠러는 대용량의 산업용 또는 공조용 터보냉동기 시스템대비 중소용량에 최적화된 냉동기로 분산설치를 통해 부분부하 대응 성능 및 에너지효율이 매우 우수하고 강력한 Back-up 운전기능으로 별도의 비상 Stand by 냉동기가 필요없다. 이에 따라 개보수 현장에서 흡수식 냉온수기, 스크류 냉동기 대체 냉동기로 공기열원히트펌프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신재생 지정 확대, 히트펌프 확대 기폭제
그동안 히트펌프 보급사업은 대기업 위주의 건물용 냉난용 VRF히트펌프시스템이 대다수를 차지한 가운데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지정된 지열용 히트펌프보급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지열냉난방시스템의 시장 규모는 약 3,200~3,500억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50% 정도의 천공비용을 제외하면 순수 히트펌프시장은 1,5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지열냉난방 시스템은 2000년경 도입된 이후 정부의 공공기관 설치의무화제도, 주택·건물·지역지원사업 등의 정부 보급 지원제도로 인해 연간 100%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중 ‘공공기관 설치의무화제도’와 ‘주택지원사업’이 시장 성장에 가장 큰 역할을 수행했다.


민간 지열시장 성장에 기폭제 역할을 했던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재건축 공동주택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공공기관 신재생에너지 공급비율(2019년 18%)을 민간에도 적용하고 있어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 지열 적용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초창기 공동주택 지열보급은 주민공동시설과 같은 공용부분에 적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세대별로 지열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공동주택시장이 지열히트펌프 최대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대내 개별공급방식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독산동 금천 3차(독산롯데캐슬골드파크) 118세대(370RT) △장위10구역 재개발 정비사업 1,968세대(1,600RT) △청량리 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126세대(500RT) 등이다.


여기에 10월1일부터 하천수도 신재생에너지로 지정됨에 따라 하천수를 이용해 냉방 및 난방 열원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고조되고 있다. 광역상수를 활용한 건축물에 대용량 히트펌프 보급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열원을 이용할 경우 지열의 밀폐형 지중조건보다 온도조건이 우수하고 개방형 지하수 조건과 온도조건이 유사한 경향을 보여 연중 약 3~25℃로 안정된 열원을 풍부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히트펌프시스템의 효율이 향상되고 용량증대가 가능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열에너지가 하천수로 확대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 지원, 세제지원 제도, 제로에너지건축 보급·확대 등 신재생에너지 지정으로 인한 제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라며 “또한 공공기관 재생에너지 적용 의무화와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비율이 2019년 27%에서 2020년 30%로 늘어나면 수열에너지가 확대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비율
서울시의 민간건축물 의무공급비율이 매년 확대될 예정이어서 히트펌프시장 확대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다만 최근 연료전지 등 신에너지 적용으로 의무비율을 충족시키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히트펌프 확대의 걸림돌이 될 수 있어 보다 다양한 열원(공기열원 등)에 대한 신재생에너지 지정이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2020년 공공건물 제로에너지빌딩 의무설치 비율과 2025년 민간건물 제로에너지의무화에 따라 시범적으로 공동주택에 지열에너지를 이용한 냉난방 및 급탕의 활용이 실증되고 있다”라며 “다양한 활용 방안이 검토돼 운영되고 있는 만큼 효과적인 적용방안을 나올 것이며 히트펌프시장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반짝 인기 끈 ‘심야히트펌프’
전 세계적으로 히트펌프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아직 히트펌프의 활용도가 세계시장 확대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히트펌프 확대를 위한 정책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히트펌프 효율이 향상되며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정책적 지원 부재”라며 “현재 히트펌프보일러 사업은 노후화된 심야전기보일러를 교체하기 위해 한전에서 진행 중인 사업이 거의 유일하며 이마저도 올해부터 사업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전은 지난 2012년 전국에 보급된 심야전기 보일러 56만대 중 60%에 해당하는 34만대를 히트펌프보일러로 교체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지난 2014년 8월부터 제품을 구매할 경우 200~250만원 규모의 지원금을 지급하며 본격화됐다. 하지만 내년부터 보조금이 50% 이상 삭감된 100만원 규모로 일괄 정해질 예정인 만큼 초창기 사업 확대에 비해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시장 형성기인 히트펌프산업의 현황과 대기 환경 개선, 에너지절감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의 장점을 고려할 때 지원사업 규모는 사업의 향방을 가를 만큼 중대한 변수”라며 “현재의 사업 규모보다 미래가치를 보고 사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기업들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서도 지원사업은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만큼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유연한 행정절차. 히트펌프 활성화 기여
히트펌프는 다양한 종류 및 구성요건의 특징으로 사용자에 따라 주어진 환경요건에 적합한 방식을 선택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열원과 부하측의 온도조건의 신중한 선택이 필요한 이유다. 또한 다양한 열원과 광범위한 사용 온도조건을 이용하는 중·대용량의 히트펌프를 사용하는 곳이 산업용임을 고려할 때 높은 성능조건의 제한과 지나친 제도적 규제를 통해 다양한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히트펌프의 장점을 반감시킬 수 있다.


이는 다양한 열원을 사용하는 기회를 잃게 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간소화된 허가절차와 사용자 편의성 위주의 유연한 행정절차가 히트펌프산업의 활성화에 가장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히트펌프는 단독으로 사용되기 보다는 시스템과의 적합성 여부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설계단계에서부터 각 장비의 특성을 파악하고 부속기기간 연계성을 통한 시스템관리가 이뤄지는 것이 에너지를 절감하고 온실가스를 저감하는 핵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