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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인터뷰] 한상철 한국지역난방공사 고객서비스처장

“통합배관 에너지절감량 분석…설계기준 최적화 추진”
통합배관·신재생 융·복합 4세대 지역난방 기반 마련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집단에너지 공급확대 및 합리적 운영을 통해 에너지절약과 환경개선에 이바지하고 국민생활의 편익을 증진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해 7월 통합배관 보급확대를 추진하기 위해 경동나비엔, 현대BS&C와 손잡고 ‘고양 삼송역 헤리엇’에 통합배관시스템의 에너지절감 효과, 안정성에 대한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효율적인 에너지활용이 강조되는 현재 지역난방 에너지절약을 실현할 수 있는 통합배관의 확대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한상철 한난 고객서비스처 처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통합배관이 주목받는 이유는
통합배관은 기존 난방·급탕 공급·회수 등 4개 배관을 사용하는 지역난방시스템에서 난방과 급탕을 하나의 배관으로 합쳐 공급·회수 2개 배관만을 사용하는 방식이다. 배관 수를 줄임으로써 배관설치비와 필요면적을 감소시키고 배관에서 발생하는 열손실 역시 줄었다.

특히 집단에너지사업자가 보내는 중온수를 아파트 기계실에서 난방·급탕을 각각 열교환해 세대로 보내는 중앙난방 방식에서 탈피해 기계실에는 통합열교환기만 설치, 각 세대에 소형 열교환기를 따로 설치하는 개별난방시스템을 채택했다.

기존의 4배관 방식은 난방수요가 거의 없다시피한 간절기와 하절기에는 난방을 공급하지 않아 임산부, 노약자는 난방을 위해 전기장판 등 별도의 난방기구를 구비해야 했지만 통합배관 방식에서는 여름철에도 세대에서 보일러를 사용하듯이 필요시 난방을 작동시킬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세대마다 열량계를 설치해 정확한 열사용량을 산정함으로써 지역난방 요금부과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고 보다 합리적인 에너지배분이 가능하다.

또한 정부가 에너지전환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통합배관은 50~60℃의 열을 공급하기 때문에 80℃ 이하의 저온열인 태양열, 지열, 연료전지 등 신재생열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 실증사업 특징은
고양 삼송역 헤리엇에서는 기존 4배관 방식과 비교한 통합배관의 이용성, 적용성, 설계조건, 급탕유니트 성능 등을 실증했다. 통합배관의 우수성을 확인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대단위 공동주택에 통합배관시스템을 적용한 현장이다. 

2020년 11월 입주를 시작한 이번 현장은 총 364세대에 통합배관을 통한 지역난방을 공급하고 있으며 저층부(4~16층) 120세대에 급탕유니트 및 계통 센서류를 설치해 데이터를 취득하고 있다.

기존 4배관시스템과 통합배관시스템의 에너지소비량 비교를 위해 현재 고양 삼송역 헤리엇 현장을 포함한 8개 사이트의 비교분석을 진행했다. 통합배관시스템의 열이용량을 분석한 에너지절감량을 확인하고 열공급 부하율에 따른 난방배관 관경을 최적화할 방침이다.

지역난방 열공급지역 중 유사규모 단지를 선정해 1~5월 열사용량 비교 시 통합배관시스템 적용현장이 단위면적당 평균대비 최대 24% 적게 나타났다. 최대 열소비량 현장과 비교하면 약 62% 수준의 열소비 감소를 확인했다.

다만 올해 3월경 90% 이상 입주가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면밀한 비교는 내년이 돼서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요금산정과 관련해 기존 4배관방식은 난방은 열량계, 유량계를 사용하고 급탕은 유량계를 이용해 세대요금을 부과했다. 이는 외기온도에 따른 공급온도 변화로 사용요금 산정에 대한 불편이 발생해왔다. 유량으로 부과할 경우 낮과 밤의 공급온도가 다르기 때문에 합리적인 요금부과가 될 수 없다.

통합배관 방식은 세대별로 열량계를 설치해 난방·급탕 모두 열량으로만 요금을 부과하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정밀해 사용한 만큼만 요금이 부과된다. 1Gcal당 6만2,000원 정도를 부과하고 있다. 

이번 실증결과를 토대로 통합배관 제품을 해외수출 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 외산제품과 경쟁이 가능한 국내기업의 기술력 강화로 한난과 민간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1

2

3

4

5

고양삼송 현대 헤리엇

14,072

9,967

7,280

4,133

3,248

고양 P 아파트

18,142

12,892

9,044

5,291

4,031

고양 P 아파트

22,712

16,375

11,412

6,611

4,656

고양 H 아파트

16,886

12,184

7,597

3,979

3,438

수원 B 아파트

19,893

14,022

10,044

5,846

4,160

수원 D 아파트

17,721

12,296

8,343

4,480

3,162

수원 F 아파트

21,579

15,440

11,350

6,738

5,132

수원 I 아파트

16,786

11,911

8,272

4,903

3,782 

▲ 단위면적 사용열량(kcal/m²)

■ 연구개발 성과는
통합배관은 서울산업대 산학협력단이 2009년부터 2010년까지 ‘공동주택 2차측 난방급탕제습냉방 통합배관시스템 기술기준 구축연구’를 실시, 아파트 자료를 이용해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세대급탕열교환기가 85만원 이하일 때 경제성을 가진다는 결론을 도출한 바 있다.

또한 에너지기술연구원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한강맨션 990세대를 대상으로 4배관, 2배관을 설치해 실증연구를 진행했다. 2차측 손실량은 4.1%가 저감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시공비는 신축 13%, 리모델링 11%가 절감됐다. 특히 펌프동력은 36% 절감됐다.

인하대 산학협력단은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실증하우스를 제작해 국산 시제품에 대한 실증시험을 진행했다. 이 결과 국산품 양산비용에 대한 경제성을 확인하고 성능측정 데이터도 외산과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었다.

한난은 에너지절감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난방에 사용하고 남은 열을 다시 급탕에 사용하는 예열제어시스템을 개발해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에 특허를 무상허여했다.

현재 LH는 아산 탕정 510세대, 화성 임대아파트 447세대를 대상으로 통합배관시스템 시범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건설사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 향후 통합배관 추진계획은
한난은 탈탄소 지속성장을 위한 수소사업 추진전략의 일환으로 ‘집단에너지 융복합 수소도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를 기반으로 열과 전기를 생산해 도시에 공급하고 수소활용처에 수소를 생산·공급하는 등 미세먼지 걱정없는 도심환경 구축과 도심 속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저탄소 사업의 일환이다.

수소도시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는 울산에 공동주택 437세대를 대상으로 연료전지와 통합배관을 결합한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 현장은 집단에너지 고시지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와 지역난방을 융·복합한 차세대 지역난방시스템이 구축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기존의 가스개질을 통한 수소공급이 아닌 인근 공단에서 생산된 부생수소를 가져와 연료전지를 운전, 생산된 저온열을 공동주택에 공급한다. 수소연료전지 열병합발전소는 2022년 5월까지 설치가 완료되며 시운전을 거친 후 2022년 9월부터 상업운전에 돌입, 전력출력 1.3MW 이상, 열출력 0.6Gcal/h 이상 성능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번 울산모델의 차별성은 순수 수소를 사용하는 연료전지를 적용해 가스가 필요없는 화석연료 프리존을 구성했다는 점이다. 다만 백업설비로 가스보일러가 설치되지만 정상 운영 중에는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다. 향후 집단에너지 공급지역에 이러한 모델이 적용된다면 지역난방을 비상열원으로 사용할 수 있어 100% 화석연료 프리존이 가능하다.

이번에 적용된 437세대 통합배관 적용의 후속단계로 울산에서는 373세대에 통합배관과 제습냉방 적용계획을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 향후 단독주택 택지분양까지 민간 1,000세대에 적용할 방침이다.

울산모델의 잠재력은 구역별로 구성된 분산열원의 네트워크를 형성, 서브스테이션을 모아 메가스테이션으로 컨트롤해 상호연계로 에너지공급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어 4세대 지역난방 확대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한난은 4세대 지역난방에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설계기준을 만들어 놓은 것이 있지만 명확화할 필요가 있어 LH를 비롯한 설계기업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울산모델은 미래 지역난방의 다양한 가능성을 검증하는 현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