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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건물 E절감·탄소중립 실현 공동주택 ‘통합배관’ 적용 주목

공사비·공사기간 절감…건설사 관심 ↑
기존 지역난방대비 최대 24% E절감
소비자 인식·세부기준…적용 확대 과제



세계 곳곳에 폭염, 홍수 등 이상기후현상 발생이 빈번해지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2050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10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했으며 이를 위한 방안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탄소중립 달성방안 중 하나로 주목받는 것이 건물부문 에너지효율화다. 국가 온실가스감축로드맵 수립기준년도인 2017년 건물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1억5,500만톤으로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2%를 차지한다. 

한국부동산원이 전국 모든 건물을 대상으로 진행한 에너지사용량 조사결과 2020년 기준 건물부문 전체 에너지사용량 중 43.5%는 공동주택이었다. 단독주택은 16.3%로 뒤를 이었다. 주거용 건물에서 건물부문 에너지사용량의 절반이 넘는 59.8%가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건물부문 에너지원별 소비구조로는 전기가 52%, 난방·급탕 등에 사용되는 도시가스가 41%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주거용 건물에서는 도시가스가 52%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물부문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난방·급탕에 사용되는 에너지소비량 절감방안들이 제시되고 있으며 집단에너지를 사용하는 지역난방이 주목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5차 집단에너지공급 기본계획’을 통해 지역난방 확대에 나섰다. 계획에 따르면 산업부는 오는 2023년까지 건물 난방효율화를 위한 지역난방을 2018년대비 약 31% 증가한 총 408만호, 보급률 20.9%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지역난방, 합리적 열사용모델 관심 
지역난방은 다양한 건물난방방식 중 건물 내부에 보일러 등 개별 열원설비를 설치하지 않고 열병합발전소 등 첨단 오염방지시설이 완비된 대규모 열생산시설에서 생산된 열을 대단위 지역에 일괄공급하는 난방방식이다. 

건물에서는 공급받은 열로 온수를 생산해 각 세대로 난방 및 급탕을 공급한다. 건물에 열을 전달한 온수는 회수관을 통해 대규모 열생산시설로 돌아가 재사용된다. 

세대 내에서는 온도조절기를 통해 난방온도를 설정할 수 있으며 온도값에 따라 난방수 공급이 이뤄진다. 유량계, 열량계 등이 세대별 난방·급탕배관에 설치돼 사용자는 열 및 온수를 사용한 만큼 요금을 부과받는다. 

24시간 일정한 실내온도 유지 및 온수 사용이 가능하고 별도의 보일러 설치공간이 필요하지 않다. 세대마다 난방기기 관리에 대한 부담이 줄어 사용이 편리하다. 

특히 지역난방은 난방을 위해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 등으로 생산되는 부수적인 열을 활용하기 때문에 에너지절약과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적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지역난방 E효율 제고방안 ‘통합배관’ 
지역난방으로 공급되는 열을 보다 효율적이며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통합배관 적용이 확대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통합배관은 기존 4배관 방식 지역난방에서 열공급배관, 회수배관 등 2개 배관으로 줄인 시스템이다. 배관이 줄어듦에 따라 배관 표면적 및 총길이가 축소됨에 따라 에너지절감효과가 증대된다. DBDH 2010년 보고서에 따르면 덴마크 Sønderborg 324세대 공동주택에 통합배관을 적용한 결과 세대당 23%의 에너지절감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배관시스템을 시공하는 건설사 측면에서는 시공비 절감, 공용부 공간 축소, 시공기간 단축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기존 지역난방 요금을 산정하는 유량계는 열량계와 달리 사용한 물양을 기준으로 요금을 산정하기 때문에 동절기 등 열손실이 큰 시기에는 열사용대비 요금이 과다하게 부과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하절기에는 난방공급이 끊기기 때문에 사용자에 따라 전기난방기구를 사용하기도 해 비효율적인 에너지사용이 이뤄졌다. 

이에 반해 통합배관시스템은 각 세대별 열량계로 통합해 요금을 적산하기 때문에 유량이 아닌 열사용량만큼만 요금이 부과돼 더욱 합리적이다. 또한 동·하절기 등 난방시기를 구분짓지 않고 1년 365일 난방·급탕이 가능해 사용자 개개인 성향에 맞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효율성, 합리성, 편의성 등 장점을 바탕으로 통합배관은 지역난방 에너지효율 향상방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발맞춰 호텔, 오피스텔 등 상업시설을 비롯해 공동주택까지 적용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통합배관 공동주택 적용효과 ‘주목’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최근 현대BS&C, 경동나비엔과 함께 고양 삼송역 헤리엇 현장 364세대에 통합배관을 적용하고 기존 4배관 방식 지역난방대비 효율상승 및 소비자 만족도 향상정도를 파악하는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실증사업은 대단위 공동주택 적용 첫 사례로 한난은 실증을 통해 통합배관시스템 보급확대에 필요한 시스템 안정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통합배관시스템 적용에 대한 건설사의 부담이 줄어 적극적인 확산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난의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말 입주가 시작돼 지난 1월부터 분석대상인 4층부터 16층까지 저층부 120세대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라며 “에너지감축효과를 보다 명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올 겨울까지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으로 추가 비교대상을 물색해 연간 에너지절감량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난은 고양 삼송역 헤리엇 현장에서 얻은 총 사용열량, 단위면적당 사용열량 등을 고양시, 수원시 등 기존 지역난방 방식이 적용된 아파트 7곳과 비교분석하고 있다. 

분석결과 통합배관시스템이 적용된 고양 삼송역 헤리엇 현장이 비교대상 아파트대비 단위면적당 평균 사용열량이 최대 24%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분석기간 중 사용열량이 가장 높았던 1월의 경우 열소비량이 가장 많은 현장과 비교했을 경우 단위면적당 8,640kcal/m² 적게 사용됐다. 

고양 삼송역 헤리엇 현장을 포함한 8곳의 1월부터 5월까지 단위면적당 평균사용열량은 9,995kcal/m², 고양 삼송역 헤리엇 현장은 7,740kcal/m²로 약 22% 적게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난의 관계자는 “실증사업을 진행하면서 조사대상 세대 입주민을 대상으로 통합배관시스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결과 사용상 불편은 접수되지 않았다”라며 “다만 기존 지역난방 사용자의 경우 열량계로 통합 부과되는 요금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대별 난방·급탕품질 키워드 ‘세대유니트’
통합배관시스템의 세대별 난방, 급탕 핵심은 세대유니트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난방, 급탕공급을 위해 경동나비엔, 구성이엔드씨, 린나이 등 국내 통합배관시스템 제조사들은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독창적인 세대유니트를 출시하고 있다. 

또한 한난은 세대유니트 효율제고를 위해 예열제어시스템을 개발했다. 예열제어시스템은 세대 내 바닥난방으로 활용되고 회수된 40℃ 난방수로 급탕수를 예열해 급탕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한난은 예열제어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조건부 무상허여해 국내 기업이 고품질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이 보유한 온수 및 난방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된 ‘히티허브’는 소비자가 설정한 온도로 난방, 급탕을 제공할 수 있으며 우수한 재구성을 바탕으로 주목받고 있다.
 
예열제어시스템이 적용돼 에너지활용을 극대화했으며 환수온도를 낮춰 배관 내 방열손실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경동나비엔은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러시아시장에서는 출시 이전부터 4,000세대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구성이엔드씨는 국내에서 가장 발빠르게 통합배관시스템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세계 최초로 직렬형 세대유니트 ‘퓨어화’를 개발했다. 퓨어화는 급탕사용 시 별도의 밸브를 사용하지 않고도 안정적인 급탕공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내부 배관연결에는 나사방식을 적용해 누수를 방지했다. 

특히 구성이엔드씨는 기존 제품을 향상시키는 개발을 지속해 현재 완성단계에 있다. 신제품을 통해 국내 통합배관시스템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린나이 통합배관시스템 ‘히트원(HEATONE)’은 공간제약을 최소화하기 위해 콤팩트한 디자인으로 설계됐으며 설치자의 업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관간격을 100mm 이상으로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고품질 열교환기를 적용해 사용자는 녹물없이 깨끗한 온수를 사용할 수 있다. 

재생E, 4세대 지역난방 열원가능성 확대
통합배관시스템과 비교적 낮은 온도로 열을 공급하는 4세대 지역난방이 등장하면서 지역난방 열원으로 사용되지 않던 신재생에너지가 열원으로써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연료전지는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고 수요처와 인접해 공급손실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한난은 4세대 지역난방과 연료전지를 결합, 적용하고자 울산도시공사와 수소시범도시 재정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은 현재 1단계로 울산시 북구 양정도 일원 율동 국민임대주택 437세대에 수소연료전지에서 생산한 열과 전력을 2022년부터 공급할 계획이다. 

한난은 이번 사업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와 결합된 4세대 지역난방 모델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적용처간 연계로 생산 및 수요상황에 따라 전력, 열 등 에너지를 교환해 안정적인 운영을 가능케 할 계획이다. 

통합배관 확대 1순위 과제…심리적 장벽 
통합배관시스템 적용확대에 가장 큰 장애물은 적용사례가 많지 않아 신뢰성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높은 것이다. 

통합배관시스템은 기술적으로 완성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지역난방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물론 건설사, 설계사무소 등 관계자들 역시 익숙치 않은 시스템 운영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소비자 불편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시장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통합배관시스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보다 안정적인 사용이 가능하도록 정확한 사용기준을 정립, 제정하고 설치 및 사용가이드 수립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통합배관시스템 제조사들은 기존 시스템과 동일기준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통합배관시스템 제조업계 관계자는 “기축시장에서 한난이 진행하는 난방 노후배관 교체공사비 지원범위 확대, 정부주도 그린리모델링 에너지절감시스템 범주 통합배관시스템 포함 등 정책변화가 필요하다”라며 “이를 통해 통합배관시스템 적용이 확대되고 에너지절감, 온실가스 감축 등 성과로 정부 탄소중립 정책목표 달성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통합배관에 대한 기술기준이 미흡한 점도 지적되고 있다. 통합배관 실시설계 시 열공급사 의견에 따라 배관 관경에 대한 여유율이 변동되는 등 혼선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으로 명확한 세부기준 마련이 시급하다. 

한난의 관계자는 “통합배관에 대한 세부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LH, 설계사 등과 함께 관련연구를 추진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