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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ISH 2017 참관기] 김욱중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ErP 등 핵심정책, 시장트렌드 주도”
콘덴싱보일러·히트펌프로 전환 움직임 빨라

홀수 해에 격년으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ISH 2017을 참관했다. 에너지와 물분야로 크게 구별돼 다양한 규모의 약 20개 이상의 전시관에서 냉난방과 신재생에너지 및 주방·욕실과 관련된 제품과 설비, 기구 등이 전시됐다. 주 전시관인 8관과 9관 사이에 위치한 갤러리아에서는 이번 전시회에서의 핵심이 되는 기술들에 대한 포럼도 진행됐다.


ISH의 경우는 전시회의 know-how를 이용해 중국에서도 유사한 전시회를 개최할 정도로 출품 회사들의 멋진 부스 디자인과 음료를 비롯한 원활한 상담을 위한 편의시설 운영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역시 최고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큰 유럽의 난방시장 규모가 반영돼 이전 전시회와 유사하게 올해로 설립 100년을 맞이한 Viessmann사를 비롯해 Vaillant, Bosch그룹, Baxi 등의 메이저사들이 8관에서 전시했다. 이들 메이저사의 전시 규모와 출품 제품의 종류는 ISH 2017의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보여 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에어컨과 관련 기술 제품 전시관으로 분류된 11관에서는 폐열회수가 가능한 환기장치가 주류를 이뤘다. 가장 핵심이 된다고 판단되는 VRF나 냉방전용 에어컨 전시는 없었으며 8관과 유사하게 냉난방·급탕이 가능한 히트펌프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또한 대형 칠러 등 냉장과 냉동분야 제품 역시 전시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냉동과 냉장분야 제품의 핵심이 되는 압축기와 열교환기, 냉매기업들 역시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전시회 참관 동안 가장 특징적으로 받은 인상은 핵심적인 정책이 제품의 트렌드를 리드해 간다는 것이었다. 즉 유럽의 경우 이미 시행되고 있는 EPBD(Energy Performance of Building Directive)와 EED(Energy Efficiency Directive), Eco ErP(Directive and Eco-design requirement for energy relevant products)와 Energy Labelling Directive에 따라 난방분야는 보일러에서 히트펌프로, 건물 및 가정은 폐열회수장치 필수 장착 등으로 정착된 것으로 판단됐다.


8관과 9관 사이의 갤러리아에 서 이뤄진 독일난방산업협회(BDH: Bundesverband der Deutschen Heizungsindustrie e. V.)의 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에 현재 약 1억2,500만대의 난방시스템이 보급돼 있으며 이중 80% 이상이 가스를 사용하는 난방장치였다. 전기로 구동되는 히트펌프방식은 약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체 에너지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난방시장에서 현재 59%를 차지하고 있는 에너지라벨 C, D 등급의 가스와 기름보일러를 최소한 A등급의 콘덴싱보일러나 A++ 등급이 가능한 히트펌프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와 같은 요구 사항에 따라 공기열원 및 지열원 히트펌프 제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다.



히트펌프 중 지열원 제품의 경우는 예외없이 A++ 등급임을 볼 수 있었으며 메이저사를 비롯해 기술력을 갖춘 기업의 공기열원 히트펌프도 A++ 등급의 제품이 많이 전시됐다.


이번 전시회에서 본 공기열원 히트펌프에서의 특이점은 실외기의 소음을 감소시키기 위한 외부 구조물 추가였으며 미관과 햇빛 노출에 따른 내구성까지를 고려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건물과 가정용 폐열회수환기장치는 거의 유행이라 생각할 정도로 많은 제품이 전시됐다. 특히 벽에 시공하는 소형 환기시스템은 제품 수로는 가장 많이 전시된 것으로 보였다.


최상위 에너지라벨을 받을 수 있는 열병합발전시스템으로는 가스엔진을 적용한 제품이 이전에 비해 눈에 띄게 많이 출품된 반면 스털링엔진 적용 제품과 연료전지시스템은 대폭 축소돼 찾아보기 어려웠다.


보일러와 히트펌프가 조합된 하이브리드시스템도 상위의 에너지라벨 획득 제품으로 상당수가 출품됐으며 태양열과 조합된 제품 역시 많이 전시됐으나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로서 태양열 패널 자체 전시는 예년에 비해 크게 감소해 전체적으로 냉난방시스템의 조합 형태가 좀 더 단순한 형태로 정리된 느낌이었다.




반면에 펠릿을 비롯한 우드보일러와 난방기의 전시 규모는 더 증가한 것으로 보였다. 특히 바닥난방용 파이프와 바닥재 및 시공 관련 제품과 시범 등이 매우 활발하고 참관객들이 관심을 많이 보여 온돌난방의 종주국인 우리나라의 위상이 우려되기도 했다. IoT와 결합된 스마트 제어 및 모니터링 역시 하나의 분야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으며 BDH에서는 이를 ‘Digitalisation’으로 명명해 냉난방시스템의 주요 해결방안 중 하나로 제시하고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에너지라벨링과 같은 제도 등을 통해 온실가스 저감 목표 달성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에너지절약과 고효율화 제품의 트렌드를 리드 및 정착시켜 감을 볼 수 있었다.


또한 기기의 스마트화 등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는 기술 개발이 크게 진전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향후를 대비해 에너지원을 다양화하고 고급화할 수 있는 기술, 예를 들어 Power-to-x(gas 혹은 liquid)와 같은 기술개발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냉난방분야에도 이와 같은 세계적인 큰 흐름에 부합하는 제도 마련과 여기에 맞춰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개발의 조화로운 모습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