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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주범 ‘NOx’를 잡아라

대기질 개선, 국내·외 동시 풀어야 할 숙제
中, 강력한 정책주도로 공기질 급속 회복
NOx 규제 사각지대 ‘흡수식 냉온수기’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2016년 정부는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발표하면서 미세먼지의 국외영향이 통상적으로 30~50%, 고농도 시 60~80%인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국립환경과학원이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17년 1~3월 국내 고농도 미세먼지의 해외기여율은 약 76%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미세먼지 문제는 국내·외적으로 동시에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됐다. 정부는 미세먼지 해외유입의 단계적 접근으로 한국, 중국, 일본이 동시에 참여해 미세먼지의 발생원인과 지역간 간섭 및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공동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생성되는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배출규제 및 저감기술 개발 역시 시급한 실정이다. 대기오염물질은 질소산화물(NOx)이 67.5%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요구되는데 오염물질은 화력발전소, 철강산업 등 한 지점에서 대규모 발생하는 경우와 중소사업장 및 각 가정 등에서 사용되는 보일러 등 연소기기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중소사업장, 가정 등의 버너, 보일러는 발전소에 비해 개체수가 월등히 많고 분산설치돼 있어 관리에 어려움이 많아 정부의 특별한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 기술개발 흐름
보일러 등 연소기기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로 대표적인 것은 질소산화물(NOx), 일산화탄소(CO), 미연 탄화수소(UHC), 황산화물(SOx) 등이 있다. 이 중 대기중의 NOx는 광화학 스모그(Photochemical smog) 및 산성비의 원인이 되며 성층권의 오존파괴로 지구온난화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NOx의 지구환경 및 인체에 대한 유해성을 인식해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지난 20여년에 걸쳐 매년 엄격한 NOx 배출량 허용기준치가 새로이 적용되고 있으며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연소과정 중 발생하는 NOx를 제어하는 새로운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다.

오랜 기술개발의 역사를 갖는 선진국의 경우 우수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NOx 저감에 대한 꾸준한 기술개발과 연구노력을 지속해왔다. 특히 산업용 저NOx예혼합 버너 및 콤팩트 열교환기에 대해서는 1970년대 NOx 저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이래 유럽, 일본 및 미국 등에서 기술개발에 상당한 진보를 나타내고 있으며 최근 들어 성능이 우수한 제품들이 국내에도 선보이고 있다.

저NOx예혼합 버너는 유럽, 미국 및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1980년 중반부터 상용화돼 주로 가정용 고효율 보일러, 주방용 가스기기, 산업공정 가열용, 산업용보일러 및 소각장치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열량 및 형태도 다양하게 1,000~3,400만kcal/h까지 대형화돼 제작되고 있다. 선진국 시장에서는 그 수요가 유럽에서 가장 많아 가정용 보일러의 경우만 하더라도 연간 300만대 이상의 시장이 형성됐으며 업무·산업용 보일러 용도로도 그 생산량이 연간 수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들어 난방, 급탕용 및 산업공정용으로 스팀을 공급시켜주는 보일러분야에서는 고효율화·저공해화 및 가격경쟁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 및 제품의 차별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노통연관식 및 수관식 보일러로부터 여러 가지 장점을 갖고 있는 관류보일러로의 형식전환과 동시에 고효율·저NOx기술을 도입한 관류보일러의 일본기술 및 유럽과 미국의 고효율 콤팩트열교환 기술의 국내소개를 시작으로 하는 새로운 시장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국내와 산업용보일러 시장흐름이 가장 유사한 일본의 경우 전체 산업용증기보일러 시장에서 관류보일러는 댓수대비 98% 이상, 용량대비 87%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국내시장 전망과 변화를 예상케 하는 흥미로운 자료라 볼 수 있다.

국내의 경우 산업용보일러 시장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는 상황에서 업계매출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30% 이상을 관류보일러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주로 사용되고 있는 스팀발생용 관류보일러의 용량은 약 1~3ton/h급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점차 고효율화, 저NOx화, 콤팩트, 고부하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는 추세다.

■ 저NOx 지원정책
환경부는 2006년 수도권을 중심으로 ‘저NOx버너 설치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중소기업, 비영리법인·상업용 건물 등에서 운영 중인 보일러·냉온수기·건조시설의 일반 버너를 일정 수준이상의 질소산화물 저감 효율을 갖는 저NOx버너로 교체 시 설치비의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사업집행 전년도에 지자체로부터 저NOx버너 교체지원을 접수받아 예산을 편성하는데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8년 예산도 2017년과 동일한 82억4,600만원이 편성됐다.

‘저NOx버너 설치지원사업’은 2006년 시행부터 현재까지 10년 넘게 지속해오며 많은 대기개선효과를 가져왔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1만3,940대의 저NOx버너가 교체됐으며 연간 NOx 약 5,623톤, CO 49만5,160톤의 저감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아직도 많은 사업장에서 오래전에 설치해 오염물질이 많이 배출되는 버너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중소기업에서 발생하는 NOx배출에 관해서도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NOx 규제기준에 맞춰 제조사들이 설비를 만들어내고 설치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사업체에서 제대로 관리, 운영을 하고 있는지 감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가정용저NOx보일러 보급사업은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도권지역의 NOx 발생량을 낮추기 위해 배출농도가 높은 가정용 일반 보일러(0.1톤 미만)를 저NOx보일러로 교체, 설치하는 가정에 일반보일러와 저NOx보일러의 가격 차액(16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7년 최초 시행 후 지원지역을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점차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지만 2018년 사업은 전년과 동일한 10억원 예산으로 수도권에만 지원하고 있다.

이번 사업을 통해 2017년 1만1,176대를 설치지원함에 따라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NOx배출이 저감돼 대기질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환경부는 저NOx버너·저NOx보일러 사업을 시작하며 연소효율 개선으로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저감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지자체의 미온적인 참여와 예산당국의 사업확대 의지부족은 업계의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지자체 중에서도 대기환경 개선에 대한 의지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환경부가 2013년 ‘2차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2015년부터 가정용 저NOx보일러 보급사업계획했지만 예산당국의 반대로 사업시행이 미뤄지는 와중에도 서울시는 자체예산을 편성해 가정용 저NOx보일러 보급에 선도적 역할을 했다.

■ 기준강화 계획
최근 미세먼지 및 국민건강 확보가 이슈화됨에 따라 저NOx버너 인정기준 등이 더욱 민감해지고 있다.

저NOx버너 인정기준은 제조업체의 기술개발 수준에 맞춰 2006년 60ppm에서 2008년 50ppm, 2013년 40ppm 순으로 강화, 현재 2013년의 40ppm이 유지되고 있다.

환경부는 이러한 인정기준 강화를 통해 저NO버너 제작업체의 기술개발을 유도함과 동시에 설치지원을 받은 사업자에 대해서도 유지관리 의무를 부여해 대기질개선 효과를 극대화시킨다는 계획이다.

환경부의 관계자는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인정기준 강화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라며 “또한 ‘2차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 변경계획’에 따라 가정용 저NOx보일러의 형식승인 및 성능평가를 통해 기준을 만족하는 제품만 판매‧유통되도록 하는 NOx배출 관리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해외동향
일본은 1994년부터 환경계획에 의해 환경부하 저감을 위한 실행계획으로 연소설비에 한해 석탄, 석유 등의 연료를 천연가스로 전환하는 사업자에게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원해 오고 있으며 동경, 오사카, 나라 등 총 5개 지역에서 법적으로 저NOx버너 설치가 의무화됐다.

유럽연합은 NOx배출농도에 따라 등급(1, 2, 3)을 부여하고 있으며 최고등급인 class 3의 경우 37.8ppm이하(국내 기준 환산 시)로 설정했다.

미국은 1980년대부터 청정대기법(Clean Air Act)에 의해 산업용버너에 대한 NOx 규제를 강화해 왔으며 현재 인정기준을 18.9ppm(국내기준 환산시)로 규제하고 있다. 다만 캘리포니아에서는 상업용 대용량 온수장치와 산업용 소형보일러에서 배출되는 NOx 저감을 위해 캘리포니아 대기관리국(SCAQMD)법(9ppm 이하)이 시행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최악의 미세먼지 오염국가라는 불명예를 얻었지만 당국의 강력한 정책주도 아래 북경의 공기질은 예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북경은 2015년 ‘보일러 대기오염물배출표준’ DB 11/139-2015를 제정하고 2017년 4월1일부터 신규설치 보일러의 NOx 배출을 30mg/m³(15ppm)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기존 보일러의 경우 2017년 4월1일부터는 NOx 80mg/m³(40ppm) 이하로 교체하고 있다.

에너지효율을 감안하지 않고 세계에서 제일 엄격한 NOx 배출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지역 다음으로 중국은 에너지효율을 감안하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엄격한 NOx 배출기준을 시행하는 나라가 됐다.

중국과 캘리포니아를 제외한 주요 국가에서 국내 저NOx버너 인정기준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 흡수식 냉온수기 ‘사각지대’
산업용보일러의 NOx 배출기준은 강화하고 있지만 정작 여름과 겨울철 냉난방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흡수식 냉온수기에 대한 NOx 규제가 없다. 흡수식 냉온수기는 보일러에 비해 연간 가동기간이 더 길어 NOx의 배출량은 동급 보일러대비 2배에 가깝지만 결국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산업용보일러와 같은 가스버너를 사용하고 있는 흡수식 냉온수기는 지난 2011년부터 ‘공공기관 에너지이용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을 통해 정부의 설치장려금까지 지원하고 있는 품목이다. 하지만 고효율기자재 등 보급 활성화 정책만 있을 뿐 정작 미세먼저 원인 물질인 NOx에 대한 규제기준은 없다.

흡수식 냉온수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세먼지로 인한 오염물질 배출저감 문제는 충분히 공감하고 개선의 필요성에 동의한다”라며 “문제는 흡수식 냉온수기 시장의 극심한 가격경쟁이기 때문에 누가 먼저 나서서 저NOx 제품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정한 주체가 합리적인 룰을 만들고 흡수식 냉온수기업계가 다 같이 지키면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저NOx버너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제한돼있기 때문에 매년 발주금액을 낮추는 소비자 앞에 원가상승으로 인한 고통은 흡수식 냉온수기업계가 모두 부담하게될 것”이라며 “정부 규제가 만들어지면 따라야 할 수밖에 없지만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고 만드는 규제는 흡수식업계를 고사시킬 것”이라고 토로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환경부의 저NOx버너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성능시험과 함께 보일러 구조검사증, 설치검사증을 제출해야 한다. 다시 말해 흡수식 냉온수기에 부착된 버너는 저NOx인증을 받고 싶어도 받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버너업계의 한 관계자는 “버너로 유럽 CE인증도 획득했지만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보일러에 설치한 후 시험하고 있다”라며 “같은 용량이라도 여러 개의 모델이 있는데 원래 보일러쪽 영업이 주력이 아니기 때문에 저NOx버너 제품을 만들 기술이 있어도 사실상 인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련협회 등을 통한 여러 방면으로 제도개선을 건의했지만 정부에 받아들여지지 못했고 시장을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환경부의 관계자는 “대기환경보전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대기오염배출시설로 지정되지 않은 설비인 흡수식 냉온수기 등은 저NOx버너를 설치해야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대기질개선을 위해 흡수식냉온수기 등은 대기배출시설로 분류해 관리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미세먼지 저감은 어느 한 곳에서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게 아니라 산·학·연·관에서 함께 노력을 해야 해결가능한 문제다. 정부는 업계의 현실을 직시하고 성장발판을 마련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또한 담당자들의 잦은 보직이동과 미비한 예산지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기업에서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피상적인 개발보다는 높은 수준을 위한 기초투자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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