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냉각기술 세미나’ 개최… 차세대 냉각해법 공유

  • 등록 2025-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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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침·LNG냉열 등 기술발표… AI 고발열 대응·에너지효율 전략 논의

급증하는 고발열 AI 서버 수요와 전력비 상승, PUE 규제 강화 등 환경 변화에 따라 데이터센터 냉각 기술이 다각화되고 있다. 한국미래기술교육연구원은 5월23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사파이어홀에서 ‘데이터센터(DC) 냉각시스템 개발 및 구축사례와 효율적 운영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해 관련업계와 연구기관이 최신 냉각기술 및 설비기준, 상용화 방향을 공유했다.

 

송준화 사무국장 “데이터센터 냉각, 설계기준 고도화 시급”

 

송준화 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KDCEA) 사무국장은 국내 데이터센터시장의 성장전망과 함께 냉각시스템의 주요분류와 비교 기준, 그리고 관련 설치기준을 제시했다. 발표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센터 수요는 2030년까지 연평균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전력 사용량 증가는 필연적이다. 이에 따라 냉각시스템은 더이상 보조적 설비가 아닌 핵심 기반설비로 인식돼야 한다.

 

송준화 사무국장은 냉각시스템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공랭식(CRAH 기반) △Direct-to-Chip(D2C) 방식 △액침냉각 방식 △하이브리드 냉각시스템 등을 소개하며 각 방식의 PUE(Power Usage Effectiveness) 기준, 설치공간, 구성부품, 유지관리 난이도 등을 비교했다. 특히 액침냉각은 냉각효율은 뛰어나지만 초기설치비와 유지보수 복잡도가 높아 고발열 서버 환경에서 선택적으로 도입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신뢰도 등급인 Tier 기준에 대해서도 상세히 다뤘다. 송 국장은 “Tier I부터 IV까지 전력 및 냉각설비의 이중화 정도에 따라 구분되며 Tier IV는 완전 무중단운영을 보장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Tier III 이상의 설계에서는 전력공급 및 냉각공급 경로를 각각 2N 또는 2(N+1) 방식으로 중복 구성해야 하며 이는 금융권이나 국가기관 등 고신뢰 수요처에서는 필수 조건이 된다.

 

송 국장은 “최근 AI와 클라우드 수요의 폭증으로 초고밀도 서버구성이 보편화됨에 따라 기존 설비 기준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라며 “설계 초기부터 고밀도, 고효율, 다중냉각 적용을 고려한 인프라 기획이 필수”라고 지적했다.

 

이온, 하이브리드 UPS로 고발열 서버 대응

 

임승범 이온 센터장은 ‘하이브리드 UPS 및 AI 데이터센터용 파워솔루션’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고발열 AI 서버 시대, 전원공급시스템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승범 센터장은 기존 UPS(Uninterruptible Power Supply)의 이중변환(Double Conversion) 구조의 한계점을 지적하며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UPS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소개했다. 특히 하이브리드 UPS는 정전 시 무순단 전력공급은 물론 ESS를 통해 피크전력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실효효율은 최대 99%로 기존 UPS의 평균 효율(약 97%) 대비 월등하다.

 

하이브리드 UPS는 인버터, 정류기, 배터리시스템, 전력변환장치(PCS) 등을 통합한 구조로 구성된다. 평상시에는 상용전력을 DC로 변환해 충전하고 정전 시에는 배터리전력을 인버터를 통해 AC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전력변환 효율과 역률개선, 고조파 저감기능 등이 동시에 확보된다. 또한 VI(Virtual Inverter), VFI(Voltage & Frequency Independent), ECO 모드 등 다양한 운전모드를 지원해 부하특성에 따른 유연한 운용도 가능하다.

 

임 센터장은 “하이브리드 UPS는 단순 백업기능을 넘어 냉각 전력 보조원으로서도 활용 가능하다”라며 “AI 서버냉각시스템과 연동해 복합설비로 구성할 경우 전력계통 안정성과 에너지 효율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의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등 정책변화와 연계해 하이브리드 UPS는 분산형 전원 설비로서의 인증과 세제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임승범 센터장은 “데이터센터 전력설비의 새로운 표준은 이제 단순한 이중변환 구조를 넘어선 지능형 통합시스템”이라며 “하이브리드 UPS는 향후 고발열 서버와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엔무브, AI 데이터센터 액침냉각유 솔루션 제시

 

이성규 SK엔무브 PM은 발표에서 액침냉각용 절연유 개발과 데이터센터 적용전략을 소개하며 AI 시대에 냉각방식의 전환이 필수적이라며 기술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성규 PM은 “전통적인 공랭식 냉각만으로는 GPU 기반 고성능 서버의 발열량을 감당하기 어렵다”라며 “액침냉각(Immersion Cooling)은 서버를 절연유에 직접 침수시켜 발열부품(GPU, CPU 등)에서 발생하는 열을 신속히 제거하는 방식으로 냉각효율이 PUE 1.1 이하로 뛰어나고 물 사용량과 물리적 인프라 공간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9년까지 글로벌 데이터센터의 약 45%가 D2C(DLC)나 액침냉각과 같은 액체냉각 방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이며 특히 고발열 AI 서버에 적합한 냉각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SK엔무브는 자체개발한 고급 윤활유 베이스오일을 기반으로 한 절연성 냉각유를 통해 높은 열전도율과 낮은 휘발성, 산화안정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화재안전성과 친환경성까지 고려한 설계가 특징이다.

 

특히 액침냉각 플루이드는 전기절연성뿐 아니라 내구성, 소화성능, 화학적 안정성을 갖춰 GPU TDP가 1,200W에 달하는 최신 서버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열제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K엔무브는 2023년 SK텔레콤 데이터센터에서 PoC를 완료했으며 2024년 SK시그넷의 초급속 충전기, ESS 및 전기차 등 타 산업군으로의 적용도 확대 중이다.

 

이성규 PM은 “데이터센터의 전력비용과 탄소배출이 급증하는 가운데, 액침냉각은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전략적 기술”이라며 “SK의 고유기술을 바탕으로 글로벌 냉각솔루션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공조엔지니어링, 공랭·수랭 결합 하이브리드 시스템 제시

 

명태운 한국공조엔지니어링 팀장은 이번 세미나에서 공기냉각 기반의 하이브리드 냉각시스템을 중심으로 발표를 진행하며 냉각기술의 패러다임 전환을 역설했다.

 

명 팀장은 “서버의 소켓전력이 300~400W를 넘어서며 기존 공랭식으로는 열제거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라며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는 메인스트림 데이터센터에 액체냉각 채택이 확산 중이며 우리도 이에 대응해야 한다”고 액체냉각을 접목한 복합냉각시스템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공조엔지니어링이 제시한 하이브리드 냉각시스템은 고효율 EC모터, 저고조파 드라이브, 고효율 팬(FAN WALL UNIT), 항온항습기 등으로 구성된다. EC모터는 IE5 등급을 상회하는 효율(최대 95%)을 제공하며 덴마크 OJ 드라이브는 THD(i) 1.5% 이하의 전력 품질을 보장한다. 이를 통해 전력손실을 최소화하고 팬 구동 시 불필요한 열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

 

특히 그는 자사가 공급 중인 ‘프리시전 리퀴드쿨링(Precision Liquid Cooling)’ 시스템을 소개하며 “이는 액체냉각의 정밀성과 공랭식 랙스타일 시스템의 확장성을 결합한 기술”이라며 “기존 인프라를 유지하면서도 액침냉각의 효율성과 냉각성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공랭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한 수랭기술은 기존 랙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핫스팟 제거, 물 소비량 절감, IT 장비 배치 유연성 향상 등 다각적 이점을 제공한다.

 

기계연, 액침냉각 폐열 활용방안 연구

 

김진섭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액침냉각 폐열 활용 흡착식 히트펌프기술’을 주제로 발표하며 데이터센터 폐열의 순환적 활용가능성을 제시했다.

 

김 책임은 “AI 서버 확산으로 고발열 고밀도 환경이 일반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폐열의 양도 급증하고 있다”라며 “기존에는 단순 배출되던 폐열을 냉난방에너지로 전환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바로 흡착식 히트펌프”라고 밝혔다.

 

이 기술은 특히 액침냉각에서 발생하는 중온의 폐열(60~100℃ 구간)을 활용하기 적합하며 복잡한 설비 없이도 안정적인 운전이 가능하다.

 

흡착식 히트펌프는 일반적인 압축식 히트펌프와 달리 전력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흡착제-냉매 조합을 통해 열을 이동시키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폐열을 냉방과 난방 모두에 활용할 수 있으며 연간 에너지효율(PUE)을 10% 이상 개선할 수 있다. 김 책임이 이끄는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활용한 실제 데이터센터 실증을 진행 중이며 열원 공급범위 확장성과 설비경제성 확보를 입증하고 있다.

 

그는 “AI용 GPU의 TDP가 1,200W를 넘고 랙당 전력 밀도가 60~100kW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다”라며 “액체냉각 이후의 폐열을 방치하는 것은 에너지낭비일 뿐만 아니라 탄소저감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책임은 독일·일본·북유럽 등의 사례를 언급하며 데이터센터 폐열이 지역난방, 수영장, 온실재배 등에 활용될 수 있는 범용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는 데이터센터의 냉각효율과 열회수율이 동시에 평가돼야 하며 흡착식 히트펌프는 그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선유이앤씨, 차세대 DC냉각시스템 ‘LNG냉열’ 소개

 

이동건 선유이앤씨 대표는 세미나에서 LNG냉열을 이용한 데이터센터 냉각시스템의 개발과 실증 성과를 소개하며 저온 에너지자원 활용가능성을 강조했다.

 

LNG(액화천연가스)는 기화과정에서 대량의 냉열을 발생시키며 이를 활용해 데이터센터의 냉방부하를 처리할 경우 기존 냉동기 대비 월등한 에너지효율을 얻을 수 있으며 에너지비용 절감은 물론 온실가스 저감효과도 크다.

 

이번 발표에서는 LNG 기화냉열을 활용한 폐쇄형 냉각사이클 구성과 성능실험 결과가 공개됐다.

 

이동건 대표는 “기화된 NG는 연료전지에 투입돼 전력생산에 재활용되며 이 과정에서 나오는 폐열까지 흡수식 히트펌프 등으로 회수해 추가 열원으로 활용 가능하다”라며 다중에너지 통합 방식의 장점을 설명했다.

 

실제로 선유이앤씨는 평택 LNG기지 인근에서 실증테스트를 수행 중이며 100% 냉열활용과 전력·열병합 공급이 가능한 복합에너지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일본 및 북유럽 국가들의 냉열회수기술 사례를 바탕으로 냉동·공조·급탕 등 다양한 응용분야까지 확대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이 대표는 “LNG 냉열은 단순히 ‘저비용 냉각’이 아니라 데이터센터의 탄소중립 전략을 실현할 수 있는 실질적 수단”이라며 “향후 연구과제를 통해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고 전국적인 LNG기지 연계 활용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앤지테크놀로지, LNG냉열·지열 융합… PUE 1.2 실현

 

지앤지테크놀로지 조희남 대표는 LNG 기화냉열과 지열에너지를 융합한 데이터센터 냉각시스템을 소개하며 냉각도 이제는 융복합 에너지전략으로 접근해야 함을 강조했다.

 

조희남 대표는 “LNG는 기화과정에서 -160℃의 초저온 에너지를 방출하며 이를 냉각열원으로 활용할 경우 냉동기 가동 없이도 효율적인 냉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열냉난방시스템을 연계해 저온구간을 커버하면 연중 안정적인 냉수공급이 가능하며 전체 냉방부하를 자연에너지 기반으로 처리할 수 있다.

 

해당기술은 LNG 기화냉열을 초기 냉각열원으로 사용하고 기화 후 NG는 연료전지 또는 CHP(열병합발전)시스템에 투입해 전력과 열을 동시 생산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열은 다시 흡수식 히트펌프 또는 난방용 열원으로 활용해 시스템 효율을 극대화한다. 지열냉각은 주로 15~20℃ 구간에서 보조냉각 역할을 수행하며 냉각에 필요한 전력비용을 최소화한다.

 

조 대표는 “실증결과 해당 시스템은 데이터센터의 연간 평균 PUE를 1.2 이하로 유지할 수 있었으며 동일면적 대비 전력사용량을 최대 30%까지 절감할 수 있다”라며 “이 기술은 전력피크 분산효과가 있어 국가전력망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으며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아 RE100 대응 전략에도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조희남 대표는 “이종 냉열원 융합기술은 데이터센터 산업의 탄소중립 전환을 가속화할 실질적인 해법”이라며 “정책적 제도 마련과 실증 기반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여인규 기자 igyeo@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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