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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VAC KOREA] 제도권, 탄소중립 시대 빠른 변화 읽어내야

설비공학회 건축환경부문위원회 주최 학술강연회 성료



대한설비공학회(회장 최준영) 건축환경부문위원회가 주최한 ‘2024 건축환경부문 학술강연회’가 5월23일 서울 강남구 세텍에서 열린 대한민국 기계설비전시회(HVAC KOREA) 부대행사로 컨벤션센터 1층 세미나실1에서 관련 업계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강연회는 ‘탄소중립시대의 건물에너지 절감기술의 진정성’을 주제로 열렸다. 

최준영 대한설비공학회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최근 유럽연합에서 탄소중립산업법(NZIA: Net-Zero Industry Act)이 가결되는 등 에너지문제는 큰 이슈가 되고 있다”라며 “좋은 강연자들이 초대돼 전문분야의 해박한 지식을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으며 참석자들이 많은 정보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탄소중립 위한 건물에너지 성능 평가기준의 한계
윤용상 한국에너지전산연구소 대표는 ‘건물부문 탄소중립의 위한 건물에너지성능평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윤 대표는 “탄소중립을 위해서 건물에너지절감이 필요한데 절감에 대한 방법론적 합의나 로드맵제시는 많이 부실한 상황”이라며 “발표를 통해 지금 우리가 정말 탄소중립시대에 진정성을 갖고 살아가고 있는지 고민하며 정말 탄소중립을 위한 목표를 달성하길 원하는지 성찰하고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세계는 지구기온을 특정온도 이내로 붙잡아두기 위해 인류에게 허용되는 온실가스 배출총량을 ‘탄소예산(Carbon Budget)’이라 정했다. 2015년 파리협정에서 1.5℃ 지구 평균기온 상승 제한을 위해 우리나라에 부여한 탄소예산은 총 45억톤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지향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탄소를 40%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까지 촉박한 시간을 가지고 있다. EU는 1990년대부터 탄소감축을 위한 노력을 했으며 미국은 2007년, 일본은 2013년부터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런 상황 속 국제기후정책 투명성정도를 나타내는 ‘기후변화성과지수(CCPI)에서 우리나라는 60위권 아래에 자리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감축 기여도가 매우 낮다는 것이다. 

윤 대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앞으로 건물에너지성능평가 기준은 매우 중요하게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에너지성능 기준은 △기술 △예측 △비교 △규범의 유형으로 설정돼있는데 에너지효율등급인증제도나 제로에너지건축물인증제도 등이 예측의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윤 대표는 “2019년경 국내 제로에너지건축의무화 세부로드맵이 발표됐는데 이후 로드맵이 더 이상 발표되지 않고 있다”라며 “로드맵이 부재한 상황에서는 대응방안 마련이 쉽지 않으며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연구·개발·투자 부분은 지속적인 공백상태가 된다”고 현 상황의 문제점을 짚었다. 제도가 잘 갖춰지지 않아 기술 개발이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건물에너지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에너지원 및 방식 수용에 대한 로드맵 부재도 문제요인이다. 해외의 경우에는 공기식히트펌프가 신재생에너지원에 포함되는 추세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원으로 포함하지 않고 있다. 또한 건물에너지 평가를 할 때도 △냉방 △난방 △급탕 △조명 △환기만 항목으로 가지고 있어서 건물의 약 40~50%되는 에너지 사용량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로 볼 수 있다. 

윤 대표는 “가장 큰 허점은 에너지인증제도에서 에너지자립률에 따라 5등급에서 1등급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여기서 1등급 인증 획득 건물이어도 탄소중립을 보장할 수 없다”라며 “온실가스 데이터나 에너지사용량에 대한 명확한 수치가 나오지 않고 있으며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해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이 기능 평가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발표를 마무리하면서 윤 대표는 “탄소중립시대를 열기 위해선 신축건물뿐만 아니라 기축건물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기준이 필요하며 에너지의 전생애인 이원화와 절약과 배출을 모두 다룰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업자 개인 단위 ECO2 프로그램의 심도 깊은 연구 필요
원종연 네드 대표는 네드가 시행한 기술들을 사례로 들어 ‘제로에너지 공동주택을 위한 설비기술요소의 전략과 제언’에 대해 발표했다.

원 대표는 “설비전공자들이나 설비기술인들이 정책이나 제도권 안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설비기술인들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 본다”라며 “국가단위에서 제로에너지 건축물을 만들고자 하는 때에 도시단위의 고층 건물들은 기계 설비를 논의 하지 않고는 절대 제로에너지를 달성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앞으로 설비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발표는 네드에서 제로에너지달성을 위해 추진해왔던 연구자료들을 토대로 진행됐다. 원 대표는 현재 공동주택의 경우 난방, 냉방, 조명, 환기 등에선 더 이상 에너지를 줄일 수 있는 요소가 없다고 밝혔다.

원 대표는 “대부분의 일반 기술자분들이나 저희 현업에 계신 분들도 ECO2 프로그램은 잘못된 프로그램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저 또한 ECO2프로그램을 접했을 때 같은 마음이었다”라며 “그런데 지금 10년간 직장생활을 하고 10년간 회사를 운영하고보니 ECO2프로그램의 논리를 세세하게 읽어야지만 제도권 내에서 기술개발 같은 것을 먼저 살펴보고 나아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ECO2에는 우리나라 132개 지역 기상 데이터 조건이 입력돼 있으며 66개 지역의 폭우나 폭염같은 비상 데이터도 입력이 가능하다. 때문에 ECO2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마다 어떤 전력을 가지고 건축설계를 할지 고민해볼 수 있다. 원 대표는 변수 설정을 세분화해서 적용할수록 달성하고자 하는 퍼포먼스에 대해 좀 더 가깝게 예측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원 대표는 “실질적인 에너지 절감을 위해서는 관련 정책의 개선도 필요한 상황”이라며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신기술들이 많이 개발되고 있지만 법 테두리 안에서 인정받지 못해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실제 업체들의 이야기가 법규 안으로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실질적인 법규 제정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건물 단위 에너지 개선 연구과제 많을 것
김진호 한국에너지공단 센터장은 ‘제로에너지건축 확산에 따른 건물에너지 평가 개선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김 센터장은 “지금까지 건축에 있어서는 ‘디자인’이 첫 번째였고 그 다음이 에너지를 어떻게 채울지 고민했는데 이젠 에너지를 어떻게 잘 사용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여서 앞으로의 건축은 설비하시는 분들에게 긍정적인 신호이자 건축이 통합설계로 나아가는 방향 같다”라며 “이런 상황 속 공단의 인증평가제도는 어떻게 변경되고 있는지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사용량 중에 건물을 2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데이터센터같은 에너지를 굉장히 많이 쓰는 건물들이 늘어나면서 비율을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공단은 산업체의 경우 에너지소비를 줄이는 동시에 부가가치(GDP)를 높이는 원단위 개선을 많이 해왔는데 건물은 산업과 같이 모니터링을 시행하진 않았다. 

김 센터장은 “건물 단위의 에너지소비는 일반화시키기가 어려운 영역으로 예를 들어 공동주택의 경우 거주자가 얼마나 에너지를 사용하는 지 평균적으로 산출이 어려웠다”라며 “지금까지 우리가 사용단계의 에너지를 분석하는 과정이 미진했으며 앞으로 연구하고 개선할 지점이 참 많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에너지건축물 인증기준은 에너지자립률 20%이상부터 등급을 받을 수 있는데 현재는에너지자립률이 100%가 넘는 건물들도 실제로 인증받는 상황이다. 이에 공단은 올해 6월쯤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기준’의 하위 등급을 없애고 플러스 등급을 인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건물 단위에서만 시행했던 탄소중립을 도시단위로 넓혀 각 건물 간의 에너지 거래를 활성화시키는 방법도 고안 중이라고 밝혔다. 즉 도시단위에서의 탄소중립을 추구하는 것이다. 2021년도에 발표한 ‘2050 탄소중립 로드맵’에서 17개 용도 건물에 신재생에너지 설치비율을 의무화했는데 이를 4등급으로 의무화하기 위해 입법예고할 예정이라는 것도 밝혔다.

김 센터장은 “그간 우리는 사용하는 에너지를 무작정 신재생으로 다 커버해 제로에너지빌딩을 만드는 방식으로 추구했다”라며 “하지만 앞으로의 탄소중립은 제로빌딩을 위한 설계컨설팅을 통해 자연에너지를 사용하고 최대한으로 에너지 부하를 줄인 상태에서 신재생설비를 매칭해 에너지를 최적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때문에 여러 가지 신기술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동시에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경제성도 고민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점점 더 환경설비를 담당하는 분들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는 느낌을 받고 있다”라며 “업계에서 ECO2에 대한 개선도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는데 앞으로 데이터의 단계적인 오픈을 통해 개선을 추구해나가겠다”고 말하며 발표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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