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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건축한마당] ZEB 융합얼라이언스 포럼

2차연도 ’ZEB 기술융합방안‘ 성과발표
美·日 ZEB 활성화 정책 및 제도공유
패키지·IoT·플랫폼으로 ZEB시대 대비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열린 녹색건축한마당에서는 ‘제로에너지빌딩 융합얼라이언스 포럼’이 개최돼 주목받았다.

 

제로에너지빌딩 융합얼라이이언스는 국가적으로 추진되는 제로에너지건축물 보급활성화 정책에 따라 한국에너지공단(이사장 강남훈) 주도로 지난 2016년 조직한 연구단체로 제로에너지건축물 구현에 필요한 건축·설비·제도 등을 유기적으로 연구개발하기 위해 구성됐다.

 

이번 포럼은 올해 2차년도 활동이 마무리됨에 따라 지금까지의 성과를 발표하고 향후 관련분야 연구개발 내용의 방향과 필요성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로에너지빌딩! 융합으로 시장으로’를 주제로 지난 16일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일본의 선진사례로 살펴본 제로에너지의 활성화 해법(오쿠미야 마사야 일본 냉동공조학회장) △미국 정책사례를 통한 제로에너지 트렌드와 전략 이해(사라 잘레스키 미국 에너지부 선임정책실장) 등 기조강연으로 시작됐다.

 

이어 융합얼라이언스의 활동과 관련해 △ZERO Passive 기술개발 방향(윤용상 건설기술분과 위원장) △보급형 액티브 패키지 기술개발(박주면 신재생에너지분과 위원장) △제로에너지빌딩 에너지IoT환경구축 현황 및 시사점(박세현 IT·설비분과 위원장) △민관공유형 제로에너지빌딩 활성화 방안(박민수 정책·금융분과 간사) 등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송시화 국토교통부 녹색건축과장은 축사에서 “국토부는 제로에너지 비용상승 문제해결을 위해 관련기술, 자재개발, 금융지원 등을 연구를 발주하고 있다”라며 “건축, 자재, IoT결합, 금융 등 여러 각도에서 채워야 할 부분을 도출해야하는 만큼 오늘 포럼은 의미있는 자리”라고 밝혔다.

 

日, 고효율설비 공간 용적률 제외

기조강연에서 나고야대학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오쿠미야 마사야 일본 냉동공조학회장은 “일본은 2030년까지 2013년대비 전체 에너지소비를 26%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중 상업·주거 등 건물부문이 80%를 차지한다”라며 “매우 힘든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2015년 7월 에너지절약을 촉진시키기 위해 건축물에너지소비성과개선법이 제정됐다. 큰 틀에서 의무규제와 인센티브로 나뉜다. 의무규제는 2,000㎡ 이상의 비주거건물을 대상으로 이뤄지며 인센티브는 의무규제 대상이 아닌 건물이 에너지절감을 위한 고효율설비를 설치할 경우 해당 면적을 용적률에서 제해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또한 일본은 제로에너지건축물(ZEB) 확산을 위해서도 일련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일본 냉동공조학회(SHASEJ)는 먼저 ZEB를 정의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를 정부정책에 반영시켰다.

 

SHASEJ는 ZEB를 ‘부하저감, 친환경에너지를 사용해 높은 에너지절감을 달성하고 실내외에서 환경부담을 가중시키지 않는 고효율시스템과 설비를 갖춘 건물로 현장에서 생산하는 재생에너지의 양이 실제 건물에서의 연간 에너지소비량보다 크거나 같은 건물’로 정의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의에 따라 ZEB의 등급을 구분했다. 기준건물의 에너지소비량을 100%로 봤을 때 이보다 50% 효율화 한 건물을 ‘ZEB Ready’로 분류했고 에너지효율화 수준과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에 따라 nearly ZEB 2등급‧1등급, Net ZEB 등급으로 구분한다.




일본 경제산업성(METI)은 ZEB촉진을 위해 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시범사업을 통한 가이드라인 개발, 비용절감을 위한 기술개발, 신축공공건물 시범적용 등을 추진하고 민간에서는 ZEB브랜드 제고, 전문인력 양성, 데이터수집·모니터링·자발적감축보고서 등을 추진토록 권고한다.

 

가이드라인은 올해 2월 발간됐는데 ZEB를 위한 요소기술, 패시브기술, 기계설비 및 신재생에너지 액티브기술, 운영관리기술 등과 함께 적용사례를 제시하고 있다. 사례에는 중소형건축물, 양로원, 슈퍼마켓 등의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美 ZEB 시장 1,540조원 전망

미국도 ZEB확산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사라 잘레스키 미국 에너지부(DOE) 선임정책실장은 “건축시장은 매우 복잡한데 △주거·업무·산업 등 건축물의 유형 △단독·다가구·사무실·공공·소매 등 건물용도 △위치별 기후조건 △자가·임대 등 소유구조 등에 따라 에너지효율화 접근방식을 달리 해야 해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DOE는 ZEB의 성격을 명확히 하기 위해 ‘1차 에너지소요량 기준으로 연간 공급받는 에너지보다 현장에서 생산해 내보내는 재생에너지의 양이 많거나 같은 고효율 건축물’로 정의하고 있다.

 

미국은 ZEB시장을 2035년까지 1조4,000억달러(약 1,540조원)로 전망하고 있으며 절감한 에너지비용을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기회비용 측면에서 경제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에서 ZEB를 가장 빠르게 추진하는 지역은 캘리포니아주로 2020년 신축주택, 2025년 신축공공건물, 2030년 신축 상업빌딩으로 의무화가 확대된다. 특히 산타 모니카 지역은 올해부터 모든 신축건물을 ZEB로 건축해야 한다.

 

캘리포니아주는 ZEB를 위한 재생에너지부문 4가지 옵션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건물현장 △둘째는 단지단위 △셋째는 프로젝트단위 △넷째는 공동체단위로 제로에너지를 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후순위로 갈수록 비용은 적지만 주정부는 가능한 한 우선순위대로 달성할 것을 권고한다.

 

ZEB 확산을 위해 미국이 추진하는 특징적인 부분은 △제로에너지 커뮤니티 구축 △제로에너지 ‘준비’ 주택(ZE ready homes) 제도 △콘센트 부하 감안 등이다.

 

미국은 현재 콜로라도주 덴버, 캘리포니아주 헌팅턴, 뉴욕 에리 카운티 등에 제로에너지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한편 주택건축 시 ZEB로 추진하지 않더라도 향후 전환이 용이하도록 옥상태양광패널 공간확보 등을 설계단계에 반영토록 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아직 고려하지 않는 콘센트 부하를 부하계산에 반영해 제로에너지를 달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에 따라 미국의 ZEB는 2014년대비 2016년 2배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전체건물에 비하면 0.01%로 미미한 수준이다.

 

DOE는 세 가지 주요 장벽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첫째는 지식이다. 관련분야 기술발전이 이뤄진다고는 하지만 건설관련 연구개발이 평균 투자규모에 비하면 상당히 뒤쳐진 상황이어서 향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둘째는 관성이라고 분석했다. ZEB에 대한 경제성확신, 동기부여가 부족해 현재 관행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ZEB가 단기간에 광범위하게 보급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이를 리스크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인력부족으로 지적됐다. 건축가, 엔지니어 등 업종에 관여하는 많은 사람들이 ZEB에 대한 지식, 전문성이 부족해 적극적으로 거래되고 추진되지 않는 점이다.

 

DOE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전국 15개 기후대에 ZE학교를 만들어 다양한 타당성 조사와 건축주, 건축가, 기술사 등의 역할을 규정하고 ‘기술사전을 만들어 제시한다. 또한 관성극복을 위해 비용절감 사례분석, 동영상제작·홍보, ZEB 추적관리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인력양성을 위해서도 ASHRAE와 디자인가이드를 개발하고 ZEB설계 경쟁을 촉진시키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ZEB 융합형 연구개발 과제 제시

이어 제로에너지빌딩 융합얼라이언스의 분과별 활동결과 및 성과가 발표됐다. 융합얼라이언스는 향후 ZEB를 위한 연구개발의 방향을 제시하고 연구과제 계획을 수립하는 활동을 펼쳐 왔다.

 

김광우 위원장은 발표에 앞서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따라 산업부와 국토부가 관련 분야간 융복합을 통한 시장창출, 미래경쟁력확보를 위해 융합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라며 “4개 분과별 주제에 따른 ZEB최적화 해법을 찾기 위해 활동해 왔고 그 결과를 공유함으로써 세계시장 선점이 가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1분과는 건설기술분과로 윤용상 에너지공유 대표가 위원장을 맡았다. 윤 대표는 “현재까지 R&D가 외피, 조명, 설비 등 에너지효율향상기술개발에 집중됐고 고비용·고성능 자재중심 건축설계, 이종 자재간 호완성 및 시공효율 저하에 따라 공사비가 상승해 보급활성화에 장애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분과에서는 통합설계, 패키지화에 대한 연구필요성을 제시했고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는 스마트ZEB를 추진해야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BIM기반 스마트 제로에너지빌딩 통합설계 △IoT연계 혁신 패시브요소기술 개발 및 패키지화 △ZEB 통합품질인증 체계 등의 연구과제를 제안했다.

 

2분과는 신재생·에너지분과로 박주면 제로엔 대표가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박 대표는 “운영·관리가 건물생애주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에너지효율·신재생에너지·성과검증의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라며 “획기적 개선을 위해서는 설비·신재생·제어부문 요소기술과 분야별 IoT기술을 융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도심형 지중열교환기 설계기술 개발 △DC구동 지열용 히트펌프 유니트 개발 △태양광-ESS 및 지열냉난방-TES 융복합 기술개발 및 실증 △신재생연계 DC스마트조명시스템 개발 및 실증단지 구축 △태양에너지 건축시스템 및 설비통합화 기술개발 실증 등을 제안했다.

 

3분과는 IT·설비분과로 위원장은 박세현 중앙대학교 교수가 역임했다. 박 교수는 “효율적인 건물에너지 관리를 위해 ICT 기술융합 기반의 EMS가 필요하다”라며 “ZEB 패러다임이 커뮤니티 단위로 확장되는 상황에서 관련 정보교환, 데이터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제안으로 3분과에서는 ’에너지 IoT기반 오픈플랫폼 구축‘을 궁극적인 목표로 △유무선 IoT센서 네트워크 기반 ZEB 데이터베이스 플랙폼 구축기술 △에너지 IoT연계 최적 에너지관리기술개발 △ZEB에너지 IoT공공데이터 활용제도 및 정책 △ZEB IoT 빅데이터 관련 표준형 비즈니스모델 등의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4분과는 정책·금융분과로 위원장은 김선숙 아주대 교수가 담당했다. 4분과 간사로서 발표를 맡은 박민수 에코시안 상무는 “ZEB 확산을 위해 금융제도 등의 지원이 필요하지만 4분과에서 함께하고 있는 제1금융권 조차도 선뜻 나서지 않아 전향적인 수준의 금융상품 개발은 현재로서 제안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기타 인증 및 제도차원에서 다양한 제안을 내놨는데 △ZEB 인증 고도화 관련 운영인증 및 기반인증 개발 △ZEB 정보제공 네트워크 지원을 위한 통합지원플랫폼 △ZEB 온실가스 상쇄제도 외부사업화 추진 △부지 외 신재생에너지발전 실적인정 추진 △ZEB 신재생에너지 전문 투자·운영사업 추진 △도시재생사업 연계 주민참여형 제로에너지 뉴딜사업 △공공·임대주택 ZEB 적용 △사회적 금융 ’사회목적투자‘ 펀드조성 및 활용 등이 그것이다.

 

이번 포럼은 발표자들이 패널로 나선 토론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으며 융합얼라이언스의 총괄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승복 연세대 교수는 “2025년 민간 신축건물부터 ZEB가 의무화 되지만 과연 몇 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우리가 준비 돼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라며 “이번 포럼으로 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 개념이 정립됐다고 본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