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llventa 2024, 글로벌 냉난방공조 트렌드 R290·CO₂냉매 상용화 가속화

  • 등록 202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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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 Low GWP냉매 적용 제품 주류
AI·IoT기술 활용 E소비 최소화·효율성 높여
국내 냉동공조분야 친환경냉매 방향 제시

 

세계 최대 냉동·냉장 및 히트펌프분야 전시회인 칠벤타(Chillventa) 2024가 지난 10월8일부터 10일까지 독일 뉴렌베르크(Nurenberg)에서 개최됐다.

 

이번 전시회는 49개국에서 1,010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3만2,796명(칠벤타 2022대비 7.5% 증가)의 참관객이 방문했다. 독일 이외 지역 방문객도 57%를 차지해 글로벌 냉난방공조 트렌드와 최신기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확인했다.

 

특히 새로운 F-gas 규제, PFAS(과불화화합물) 금지계획에 대한 대응과 히트펌프 동향을 확인하기 위한 관심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냉난방공조 선도기업이 대거 참가했으며 콜드체인, AC, 환기제품 및 히트펌프, 응용프로그램 및 구성요소, 시스템장비, 액세서리 및 도구를 포함한 다양한 제품들이 출품됐다.

 

이번 전시회 주요테마는 △Low GWP냉매 사용 및 지속가능성 △에너지효율을 통한 탈탄소화 △디지털화 및 스마트솔루션 등이다.

 

또한 친환경냉매인 CO₂(이산화탄소), R290(프로판), NH₃(암모니아) 등이 적용된 제품이 주류를 이루며 안전성과 효율성을 확보한 기술로 이목을 끌었다.


주요 참여기업은 캐리어, LG전자, Johnson Controls, 베이어레프, 댄포스, BITZER, 아르네, ZIEHL-ABEGG, 코플랜드, 다이킨, 마에카와, Carel, Armacell 등 주요 냉동공조기업으로 최신 냉난방공조, 환기, 냉장·냉동 등 콜드체인제품과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Kai Halter 칠벤타 자문위원회 의장은 “칠벤타는 전문가를 위해 전문가가 만든 뛰어난 이벤트였으며 모든면에서 가장 높은 글로벌 표준을 충족했다”라며 “우리는 이미 2026년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냉매전환 가속화

칠벤타 2024의 전시콘셉트는 명확히 ‘지속가능성’과 ‘에너지효율성’이었다. 대부분의 기업이 친환경냉매 사용과 에너지 절약기술을 강조하며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위한 다양한 혁신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번 칠벤타는 앞으로의 냉동공조산업 방향성을 확실히 제시한 전시회였으며 친환경기술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는 시대를 예고했다.

 

특히 냉매의 경우 대표적인 자연냉매인 CO₂와 NH₃, 그리고 탄화수소계열인 R290, R600, R1270, 이외 Low GWP인 HFO 및 HFO Blend 적용 제품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어 기후위기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고 있었다.

 

박지훈 댄포스 매니저는 “국내는 여전히 냉장·냉동 및 공조시장에서 HCFC, HFC계열의 냉매인 R22, R404A, R410A를 사용하는 실정인 반면 유럽은 냉장·냉동분야는 완전히 CO₂(R744)냉매로 전환됐다”라며 “냉매변화 로드맵에서 제시하는 단기 및 중기냉매를 적용한 제품전시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 다소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권현출 베이어레프 이사는 “이번 칠벤타에서 공개된 기후변화 대응 기술들을 봤을 때 자칫하다가는 한국이 국제적 트렌드에 뒤쳐져 관련시장에서 기술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들었다”라며 “유럽의 경우 환경규제 강화와 같은 정책적 뒷받침이 업계의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보조금지원 등 정책 강화를 통해 국제적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용길 태화인더스트리 상무는 “이번 칠벤타의 트렌드는 최근 개최된 HAFRKO전시회와 큰 틀에서 같다고 본다”라며 “다만 CO₂ 관련기술이 완벽하지 못한 국내 현실과 CO₂제품의 높은 금액이 냉매전환 속도를 늦추는 장벽이며 정책지원 등 대안없이는 선진국, 하물며 중국에도 밀릴 수밖에 없다”고 위기감을 지적했다.


이어 “특히CO₂ 관련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의 설계압력이 변경되지 않고 있어 빠른 개선이 시급하다”라며 “히트펌프 및 CO₂관련 절대적인 투자비 상승분에 대한 지원을 위한 법 개정 역시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C 지원 초고온히트펌프 주목

유럽에서 2025년 1월1일부터 HFO(수소불화탄소) 출시 할당량 감축과 F-gas를 사용한 제품의 라벨링부착이 의무화된다. 또한 F-gas를 사용한 냉장·냉동기기, 에어컨, 히트펌프, 산업용 냉각장치 등 제품(군사장비 제외)은 2025년부터 제품 유형별로 역내 출시가 단계적으로 금지된다.


이에 맞춰 이번 전시회에서는 CO₂와 R290 등 친환경냉매를 적용하지 않은 제품을 더 찾기 힘들 정도로 천연냉매는 이미 글로벌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했다.

 

또한 본격적인 규제강화를 시작한 유럽시장에 맞춘 Low GWP냉매를 활용한 히트펌프는 단연 주목받으며 지속가능한 냉난방공조시장의 미래를 보여줬다.

 

특히 상업용 초고온 히트펌프 제품들이 주목을 받았다. Heaten의 Heat-Booster VHTHP는 탈탄소화를 지원하며 일반적으로 80°C 이하 온도를 공급하는 히트펌프와 달리 100~150°C, 최대 200°C 이상의 고온을 공급한다.

 

초고온 히트펌프는 식품가공, 화학제조, 제약, 종이 및 펄프산업과 같이 여러 고온공정에 필요한 산업에서 탄소배출을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관리 스마트솔루션, 효율최적화 AI와 IoT 기술을 활용해 냉난방공조시스템의 성능을 최적화하며 에너지절감을 극대화하는 솔루션도 부각됐다.

 

주요기업 출품제품들은 지속가능성과 에너지효율이 매우 강조되며 탄소배출 절감과 에너지소비 최소화에 중점을 뒀다.


댄포스 Turbocor® 무급유 압축기는 고성능과 에너지절감을 동시에 추구하는 혁신제품이다. AI기반 실시간 데이터분석으로 에너지관리, 예측 유지보수 기능 등을 통해 시스템효율을 최적화하는 스마트솔루션을 제시했다 .


EVAPCO는 초임계와 아임계를 연계한 하이브리드형 CO₂ 가스쿨러를 선보였다. 건식냉각과 증발냉각을 결합해 열차단을 제공하며 물과 에너지소비를 최소화해 냉방에너지 부하가 50MW급으로 데이터센터에도 적용가능한 제품이다. 습식과 건식냉각 모두에서 작동하는 증발식 냉각솔루션을 제시했다.

 

 

‘한국관’없는 국내기업 ‘고군분투’
이번 전시회에 국내기업은 LG전자, 경동산업, 신우공조, 승일일렉트로닉스, 웰템, 동일브레이징, NSV, 에센테크 등이 참여했다. 따로 한국관은 구성되지 않았으나 LG전자, 경동산업 등을 제외한 기업은 같은 블록에 위치했다.


LG전자는 최신 DualCool 실내에어컨을 출품했다. 듀얼인버터 히트펌프압축기가 장착돼 높은 에너지효율과 최적의 온도제어로 안정적 성능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HVAC시스템에 적합한 압축기, 모터, 워터펌프 등을 전시했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한 압축기는 R290용 압축기로 친환경제품이며 냉장고용 초소형 왕복압축기인 BCK시리즈도 출품했다.

 

경동산업은 유닛쿨러, 콘덴싱유닛, 항온항습기, 냉풍건조기 등을 직접 제조·판매하고 있는 기업으로 아시아, 유럽, 미국 등 많은 나라에 제품을 수출하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친환경·고효율 트렌드에 맞춘 Low GWP냉매가 적용된 인버터 콘덴싱유닛 등을 선보였다.

 

신우공조는 공조장비 제조사로 주로 팬코일유닛(FCU)과 전열교환기 환기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신우공조 팬코일유닛은 송풍기와 코일, 필터 등을 하나의 케이스에 넣은 공기조화장치로 고효율과 저소음을 실현한 제품이다.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국가에 많은 수출을 하고 있다.

 

이번 칠벤타에 한국관은 따로 구성되지 않았으며 참여기업 수도 적어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중국은 Sanhua, Midea 등 대표기업은 물론 약 133개 기업이 참가한 대규모 중국관을 형성해 대조를 이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영세한 중소기업이 글로벌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인데 코로나19 이후 중소기업의 수출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전무한 것 같다”라며 “어렵게 부스를 마련해 출품하고 있지만 기업 규모면에서 상당히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시장 대체냉매 정책·지원 시급
우리나라는 2023년 오존층보호법 개정을 통해 HFCs(18종)에 대한 단계별 감축계획을 발표했으며 생산·소비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

 

환경부는 2021년기준 국내 HFCs 배출량의 89%를 차지하고 있는 △HFCs-23 △R134a △R404A △R410A △R507A 등 5개 물질을 2028년까지 우선 제한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도 규제대응과 글로벌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Low GWP 냉매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정부는 지속가능한 냉난방공조산업 발전을 위해 기술개발 지원, 장비교체 보조금 지원, 친환경냉매 적용 인센티브 등 현실적인 지원책으로 산업발전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도모해야 한다.


칠벤타를 방문한 한 참관객은 “칠벤타는 글로벌 선도기업들의 혁신기술과 미래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라며 “냉난방공조는 탄소중립으로 가는 핵심기술을 보유한 중요분야로 우리나라도 하루 빨리 선진기술을 도입하고 올바른 정책으로 산업을 이끌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다음 Chillventa 2026년 10월13일부터 15일까지 뉴렌베르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10월12일부터는 국제냉장, 에어컨, 환기 및 히트펌프 커뮤니티를 위한 전야제인 Chillventa CONGRESS를 시작한다.

 

강은철, 김정현 기자 eckang@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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