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대전망 인터뷰] 김정환 힘펠 대표

  • 등록 2025-01-11
크게보기

"환기산업, ZEB시대 핵심 건설경기 침체 속 기회잡아야"

지난 한 해 국내산업 침체와 건설산업 부진으로 환기업계도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환기산업은 정부 탄소중립정책 및 건물에너지 저감추세에 맞춰 에너지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기술발전이 이뤄질 전망이다.

 

탄소중립 이행과 실내공기질(IAQ) 개선을 위해 효과적인 환기시스템이 필수적이다. 업계는 다양한 환기장치 설비연동 및 IAQ와 연계된 자동운전방식 등 기술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환기업계에서 35년간 업적을 쌓으며 중소기업으로서 관련업계 최초로 1,000억원의 매출을 돌파한 김정환 힘펠 대표를 만나 올해 환기산업 전망과 시사점에 대해 들어봤다.

 

■ 힘펠은 어떤 기업인가

힘펠은 1989년 8월 설립돼 △욕실환기가전 △시스템환기가전 △주방환기가전 등을 개발‧생산‧유통하는 환기가전 전문기업이다. 지난 35년간 ‘공기 및 에너지기술을 통해 인간건강에 기여한다’는 미션 아래 쾌적하며 건강한 IAQ 확보를 위해 혁신적 환기솔루션을 제시해왔다. 지난해 6월 힘펠 디사일런트후드가 IR52 장영실상을 받는 등 괄목할만한 기술발전을 이뤄가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 탄소중립 위한 환기업계 발전방안은

에너지저감과 IAQ개선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첫째 에너지관점에서 환기장치 기술기준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 현재 KS B 6879에서 열회수형 환기장치는 유효전열교환효율과 에너지계수를 측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기준은 10여년 전 기준에서 변화가 전무하다. 열회수형 환기장치 관련 기술은 10여년 전과 비교해 많은 발전이 있었다. 이에 따라 기술기준 상향조정이 필요하다.

 

둘째 IAQ관점에서 환기장치에 적용되는 필터등급이나 두께 등 기준강화가 요구된다. 환기장치는 기본적으로 실내오염물질을 배출하며 외부공기를 필터링해 깨끗한 공기를 실내로 공급하는 장치다. 환경부 IAQ관련 기준은 조금씩 상향조정되고 있으나 환기장치 필터기준은 큰 변화가 없다. 민간건설사에서 H13등급 헤파필터를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만큼 필터등급이나 두께 등에 대한 기준검토가 필요하다.

 

■ 올해 주요과제와 대응방안은

2024년 건설경기불황으로 인해 건설업계가 어려움을 겪었으며 2025년에도 건설경기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환기업계 역시 신축시장 수주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환기업계는 시장확대와 기술경쟁으로 건설경기 불황을 극복해야 한다. 그동안 환기기업들은 기술경쟁보다는 건설사 입찰시장에 맞춘 저가평준화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앞으로는 소비자가 직접 찾아 사용할 수 있는 고품질제품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또한 다중이용시설에 환기설비가 확대 적용돼야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많은 사람들이 환기 중요성을 인식했으며 일정규모 이상 건축물에만 환기기준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소규모 다중이용시설 및 기존건물에도 환기설비를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

 

■ 정부정책 방향성을 평가한다면

정부정책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탄소중립이라는 방향성은 지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에서 개정예고한 ‘에너지절약형 친환경주택 건설기준’을 보면 열회수형 환기장치 난방열교환효율을 현재 70%에서 75% 이상으로 상향 개정하는 부분이 있다. 2024년 HVAC KOREA 전시회에서 LH는 열회수형 환기장치에서 유효전열교환효율을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하겠다는 로드맵을 홍보하기도 했다.

 

향후 탄소중립을 위해 제로에너지빌딩(ZEB)과 그린리모델링(GR)에서 환기장치는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향후 환기산업은 에너지절감측면에서 기술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LH 2023년 보고서 ‘제로에너지공동주택확산을 위한 정책추진방향연구’에서 민간공동주택 제로에너지 5등급 설계기준에 따라 유효전열교환효율 상향조정이 예고됐다. 에너지측면에서 환기장치 기술기준 강화 필요성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개정 예고된 녹색건축인증기준(G-SEED)에서는 각실제어를 통한 에너지저감 및 IAQ관리를 위한 환기적용횟수 상향조정 등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 올해 환기산업 변화를 예상하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조달시장에 등록된 환기기업은 약 70개에 달하며 국내환기시장은 약 3,000억원 규모로 수년째 정체기에 있다. 그러나 환기기업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환기업계는 기술경쟁중심시장으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는 조립중심시장에 머물러 있으나 탄소중립시대에 맞춰 모든 건물이 ZEB로 전환되고 있는 만큼 환기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법령에 의한 환기장치 의무화뿐만 아니라 24시간 시스템환기가 필요하다. 환기업계는 기술경쟁을 통해 신축시장에 고품질제품을 공급하며 소비자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 주목할 국내시장부문은

건설사에 납품되는 신축시장 환기장치 수요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공부문과 다중이용시설시장은 확대가 필요하다.

 

2021년 경기도교육청에서 모든 교실에 환기장치를 설치한 사업은 학생들과 학부모로부터 환영받았다. 공기청정기만 설치됐던 교실에서 환기장치를 추가 설치한 이후 실내 이산화탄소농도와 미세먼지 수치가 개선됐다.

 

신설학교에서는 환기장치 설치가 의무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국 교실과 어린이집 중 50% 이상은 환기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교육시설에 환기장치 보급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

 

■ 올해 사업 방향은

힘펠은 환기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욕실팬에서 출발해 환기장치와 주방후드까지 주택환기가전을 직접 개발‧제조‧설치하고 있다.

 

올해는 다양한 환기장치 통합운전과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 IAQ와 에너지저감을 동시에 실현하는 전문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시장확대와 업계선도를 위해 기술개발과 인재양성에 더욱 주력할 방침이다.

 

■ 환기업계에 조언한다면

IAQ개선과 에너지저감을 통해 국민건강 및 지구환경에 기여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필요하다. 환기산업을 단순히 경제적 단으로 보고 단기적 이익에만 집중해서는 안된다. 관련기업들이 이러한 비전을 가지고 활동해야 환기산업이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힘펠은 이러한 관점에서 선도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국민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서며 노력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환기장치가 2006년 법제화된 이후 환기장치 주요고객은 소비자가 아닌 건설사였다. 이제는 입주민관점에서 환기장치를 바라봐야 한다. 환기장치 기술개발과 환기업계 변화는 ‘입주민이 환기장치를 어떻게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돈 주고 물을 사먹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은 어느 가정에나 정수기 하나씩은 있으며 생수를 구매하는 것도 자연스러워졌다. 환기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아직 깨끗한 공기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강하지 않지만 언젠가 누구나 깨끗하며 건강한 공기를 당연하게 누리는 미래를 기대하고 있으니 업계도 제품조립‧저가납품에 그치지 않고 비전을 갖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

이종성 기자 jslee@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 youtube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