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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수출주도형 냉난방공조산업, 2020년 선방·2021년 반등

코로나19 영향 상반기 수출 감소 지속 전망
하반기 진정국면 예상…완만한 회복세 기대
中企 수출활성화 위해 규제개선·정책지원 필요


우리나라가 올해 G7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26일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1,000달러 중후반 수준으로 OECD 37개국 중 7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는 세계 10위권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와 같은 글로벌 경제규모 위상강화에는 제조업 비중이 높은 경제특성이 기여했다는 평가다. 우리나라는 GDP에서 차지하는 제조업 비중이 27.7%로 비교적 높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관광·서비스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과 달리 우리나라는 경제적 타격이 적었다.

또한 지난해 역시 글로벌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점도 우리나라가 경제성장률 감소폭을 최소화해 세계 최고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요인이 됐다. 관세청은 지난 1월27일 FTA발효국과의 교역에서 603억달러 흑자, 비발효국과의 교역에서는 150억달러 적자를 기록, 약 450억달러 흑자를 냈다고 밝혔다.

결국 내수시장이 작고 제조업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경제특성 상 수출활성화가 국가경제를 지탱하는 주요요인이 되고 있다.

이번 기획에서는 지난해 냉난방공조산업이 거둔 수출실적을 살펴보고 수출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한 요소 및 방안을 기업들에게 들었다.

냉동공조, 생산량 절반 이상 수출
우리나라 냉동공조산업은 전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수출하는 수출주도형 산업구조다. 수출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냉방기와 같은 소비재의 경우 계절품목의 특성상 시간적 특성과 지역적 특성이 뚜렷하다.

수출 비중으로 볼 때 시간적으로는 상반기, 지역적으로는 북반구에 전체 물량의 약 2/3가량이 수출되며 나머지는 하반기에 남반구 지역으로 수출되고 있다.

연중 냉방이 필요하면서 산유국이 많이 분포해 있는 중동과 적도지역은 유가가 구매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가변동 폭에 따라 수출량의 차이를 보이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우리나라 냉동공조기기 품목은 약 82억7,000만달러(약 9조7,000억원)를 생산해 이중 절반이 넘는 50억3,000만달러(약 5조6,000억원)를 수출했다.

2020년 주요 수출품목(소분류)을 HS기준으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냉매압축기 8억8,660만달러(약 9,797억원, 전년대비 19.2%↓) △차량에어컨 1,390만달러(약 154억원, 16.2%↓) △룸에어컨 1억3,970만달러(약 1,544억원, 20.2%↓) △패키지에어컨 5,260만달러(약 581억원, 36.6%↓) △냉동냉장쇼케이스 2,910만달러(약 322억원, 28.7%↓) △기타(업무용) 1,280만달러(약 141억원, 50.2%↓)△압축식유닛 2,820만달러(약 312억원, 32.4%↑) △전기냉장고 16억9,340만달러(약 1조8,712억원, 13.7%↑) △체스트형냉동고 580만달러(약 64억원, 1.6%↑) △직립형냉동고 550만달러(약 61억원, 25.6%↓) △냉동공조 관련부품 16억7,470만달러(약 1조8,723억원, 12.1%↓) 등 실적을 기록했다.

금액기준으로 전기냉장고, 냉동공조 관련부품, 냉매압축기, 룸에어컨, 패키지에어컨 순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주요 수출권역은 북미, EU, 중국, 중동, 아세안 등 5개 지역으로 대부분의 수출은 이 지역으로 이뤄지고 있다. 주요 권역별로 구체적인 수출실적을 살펴보면 △북미 24억3,300만달러(약 2조6,885억원, 14.7%↑) △EU 6억800만달러(약 6,718억원, 3.3%↓) △중국 4억4,400만달러(약 4,906억원, 2.5%↓) △중동 2억800만달러(약 2,298억원, 11.4%↓) △아세안 2억800만달러(약 2,298억원, 11.4%↓)이다.

전통적인 내수산업으로 여겨졌던 난방설비의 경우 점차 수출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보일러·온수기는 물, 불, 전기, 연료 등 다양한 열원을 활용해야 하고 국가마다 난방설비 인프라와 난방문화가 달라 글로벌화가 어려운 산업으로 인식돼왔다.

최근에는 높은 에너지효율과 낮은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강점으로 내세운 콘덴싱보일러 등 친환경보일러를 중심으로 수출물량 및 국가별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2020년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가스보일러 1억3,155만달러(약 1,463억원, 2.1%↑) △가스온수기 2억2,242만달러 (약 2,473억원, 20.7%↑) 등을 기록했다.

코로나19 면역, 해외수출 관건
2020년에는 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에 큰 역할을 했던 미국 AHR Expo(올란도), 중국제냉전(우한), 일본냉동공조전시회(도쿄), 독일 칠벤타(뉘른베르크) 등 주요 전시회가 코로나19로 인해 줄줄이 취소되거나 축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2021년 역시 가장 큰 규모의 미국 AHR Expo(시카고)는 일찍이 취소된 상태다.

전시회를 차치하더라도 입국제한, 격리기간 등으로 인해 시장개척단 파견이나 개별기업의 수주활동 등에 큰 제약이 따르고 있다.

2020년에는 전년도 수주물량이 어느정도 뒷받침이 됐지만 2021년에는 주요 수출지역 국가들에서 코로나19 종식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해외수출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중국, 미국, 유럽 등 주요 수출지역의 경기회복 기대 및 주요 수출기업의 지역거점 영업망 확대, 수출품목 다변화 등과 기저효과로 하반기부터는 코로나19 이전(2019년 4/4분기)의 수준을 어느 정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냉동공조산업의 경우 올해 전체 수출액은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인 50억4,000만달러(약 5조5,700억원, 0.4%↑)를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 코로나19와 같은 뜻하지 않는 어려운 수출환경에도 불구하고 일반 가정에서는 AI스마트홈, 상업용 빌딩에서는 환기장치의 기능을 융복합한 외기전담공조시스템(DOAS) 등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냉난방공조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의 관계자는 “냉난방공조시스템은 제습·냉각·가열 기능을 갖추고 공기청정·냉난방·IoT, AI 기술로 연동돼 에너지절감과 코로나류 바이러스 차단 등 실내공기질을 개선할 수 있는 형태의 복합공조시스템이 새로운 시장과 수출품목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정부, 적극적 수출지원 나서야
올해 들어 코로나19 백신접종, 치료제 개발 등 소식으로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며 냉난방공조, 기계설비 관련기업의 수출도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수출현장 일선에서 뛰고 있는 기업들은 상황이 저절로 나아지길 기대하는 것보다 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적 기반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손톱 밑 가시’ 규제완화에 대한 의견이 많았다.

펌프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출을 증진시키기 위해 정부가 규제완화, 외교적 노력 등을 기울여야 한다”라며 “우수제품에 대한 관련 인증심사 또는 수출·입 신고간소화와 각국과의 FTA 체결을 통한 가격경쟁력 향상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조분야 신소재 생산기업의 한 관계자도 “수출을 목적으로 국내에서 화학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라며 “다양한 경로로 안전성을 입증했음에도 여러 허가의 문제로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들고 있어 화학공장 설립·운영에 대한 규제가 완화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 시국에서 발생한 다양한 이슈로 피해를 보고 있는 기업들은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지원책을 요구하고 있다.

콜드체인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지속되고 있는 해상운송 대란으로 인해 해상운임이 4배 급등했다”라며 “그나마도 부킹이 힘들어 수출물량을 제때 선적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상운송용 컨테이너 생산이 중단된데다 중국이 공격적으로 컨테이너를 싹쓸이 매입하고 있어 컨테이너 현물요금이 코로나19 이전대비 5배(6,000달러)로 증가한 탓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아시아-북유럽 노선운임은 전년대비 264%, 아시아-미국 서부노선은 145% 증가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대내적으로는 주52시간 중소기업 업종확대에 따른 인건비 급상승으로 어느 때보다 수출중소기업에게 힘든 한해가 되고 있어 코로나19 이후 어려워진 수출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글로벌 수출환경 변화에 따라 기존 지원제도를 사용하지 못한 기업은 이에 대한 연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냉동공조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 기업은 지난해 정부 ‘수출바우처사업’에 선정됐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계획된 지출을 하지 못하게 됐다”라며 “현 시국을 감안해 수출바우처사업에 반영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수출바우처사업은 중소기업수출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사업으로 내수·수출기업의 규모별·역량별 맞춤형 해외마케팅 서비스지원을 통해 수출액 확대 및 수출선도기업을 육성하는 제도다. 선정된 기업에게 바우처를 부여하면 기업은 서비스를 공급하는 수행기관 등을 통해 자유롭게 수출지원서비스를 이용 후 소요비용을 정산하면 된다. 바우처 총액은 정부지원금 50~70%, 기업분담금 30~50%로 이뤄진다.

자동제어업계의 한 관계자도 “IT기술에 기반한 세계적인 수준의 제품을 보유한 다양한 중소기업들이 있지만 기업홍보능력, 해외시장 분석 등이 미흡해 수출성과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다양한 홍보, 기술·인적교류 등 분야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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