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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중심 의료시설 ‘이대 서울병원’

병원 기계설비, 쾌적성·감염예방 ‘전담’
집단에너지·신재생·빙축열 등 열원 적극 활용
국내 최초 LEED Healthcare 건축물 인증 획득
실 양·음압 전환시설…2차감염 예방 최우선


이화여자대학교 의료원의 새 병원으로 서울시 마곡지구에 위치한 ‘이화여자대학 의대 서울병원(이대 서울병원)’은 국내 최초 일반병실 3인실, 중환자실 전 1인실로 설계된 환자중심 병원으로 탄생했다.

1,014병상 규모의 이대 서울병원은 각종 암 질환, 심뇌혈관질환, 장기이식 등 고난이도 중증질환에 특화됐으며 해외 환자를 위한 첨단 국제진료센터와 프리미엄 건강증진센터 운영 등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1,2차 메르스를 겪으며 정부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환기기준을 상당히 강화시켰다. 특히 의료시설의 경우 감염병동의 환기, 양·음압 및 오배수 처리에 대한 기준을 만들었다.

이대 서울병원은 이러한 정부기준보다 더욱 강화된 사양을 설계에 적용시켰다. 기준은 2.5pa의 양·음압을 맞추도록 돼있지만 일시적인 문 개방 시에도 양·음압이 깨지지 않고 유지될 수 있도록 압력을 더 올려 설계됐다.

이대 서울병원 공조의 특징은 4-pipe 시스템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일반 병원들은 시즌별로 냉난방을 전환하지만 이대 서울병원은 어느 특정병실에서는 난방을, 다른 병실은 난방을 가동할 수 있어 개개인의 기호에 맞춰 쾌적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렇듯 환자중심 시설로 설계돼 강서지역 의료복지를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이대 서울병원의 공조 및 열원, 설비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병원시설의 발전방향을 알아봤다.

열원 안정성 최우선 고려
이대 서울병원은 신재생에너지로 지열, 태양광, 태양열이 반영됐으며 에너지비용 절감을 위해 빙축열시스템을 적용했다. 일반적으로 다양한 열원시스템이 적용됐을 때는 가장 효율적이고 에너지를 덜 사용하는 장비를 중심으로 운영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안정적인 열원을 선호한다.

마곡은 집단에너지 고시지역이기 때문에 서울에너지공사가 공급하고 있는 지역냉난방이 메인열원이며 전체 부하의 55~6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지열 15%, 빙축열 10%, 터보냉동기 10%, 태양열이 나머지 부하를 담당하고 있다.

이대 서울병원은 열원을 중앙으로 모은 뒤 배분하는 시스템을 채택했기 때문에 만약 하나의 열원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바이패싱시켜 안정적인 냉난방 공급이 가능하다. 지역냉난방만으로도 전체 부하를 감당할 정도로 여유있게 설계됐지만 안정성이 강조되는 수술실에서는 빙축열과 터보냉동기를 별도로 적용했다.

열원구성으로는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많은 용량이 적용된 지열이 총 600RT(50RT 12대)로 적용됐으며 태양열은 120m²(13만7,318.4kWh/y), 태양광은 250kW가 설치됐다.

또한 냉방은 △흡수식냉동기 800RT 4대 △빙축열시스템 1,000RT 2대 △상온용 터보냉동기 400RT 2대가, 난방은 △콤팩트유니트 2,600Mcal 5대, 급탕은 △콤팩트유니트 250Macl/h 2대, 400Mcal/h 4대로 구성됐다.



의료시설은 환경에 취약한 환자를 우선하다 보니 이에 적합한 냉난방, 위생을 맞춰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에너지다소비건물 중 한 분야이기 때문에 운영비를 절약하는 방안을 고민한 결과 신재생에너지인 지열을 많이 적용했다.

이대 서울병원은 지열을 활용할 수 있는 천공부지가 넉넉하지는 않은 상황이었다. 학교 등 타 시설은 유휴부지가 넓기 때문에 어디든 뚫어서 천공할 수 있지만 서울 도심권의 일반 건축물은 주차공간 확보 등으로 천공부지 확보가 어렵다.

이에 따라 건축물 하부에 천공을 결정하고 기초공사 일정에 맞춰 공사를 진행했다. 지역이 간척지였기 때문에 뻘흙이 많아 스크류에 흙이 말려들어가는 등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

태양열의 경우 이대 서울병원 내 구내식당에서 사용하는 온수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친환경에너지인 태양열을 이용해 일일 6,000리터 물을 생산함으로써 지역난방 및 기존 보일러의 가동률을 줄여 에너지를 절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쾌적성·에너지효율 둘 다 잡아
병원은 환자의 회복이 최우선 목표이기 때문에 일반건물과는 다르게 언제나 따뜻하고 시원해야 한다. 이대 서울병원도 이러한 쾌적성에 우선 조건을 맞춘 후 효율적인 에너지사용을 위한 설계를 반영했다. 이 결과 국내 최초로 LEED Healthcare 인증을 획득한 건축물이 됐다.

일반건물 중 LEED 인증을 획득한 건물은 국내에도 많지만 병원시설 기준에 맞는 인증은 이대 서울병원이 최초다. 아시아에서는 8번째이며 세계적으로도 100개 미만이기 때문에 상당히 의미 있는 건축물인 셈이다. 또한 녹색건축물 우수등급, 에너지효율 1등급 등도 획득해 건물에너지 측면에서 매우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최신 건물답게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이 적용돼 설비별·종류별·업무용도별 에너지소비량을 분석·파악할 수 있으며 에너지시뮬레이션을 통해 열원설비의 제어성능을 평가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각종 보고서를 작성한 후 최적의 설비운영방안을 도출, 병원운영에 반영할 수 있다.

또한 외기엔탈피 제어를 통해 풍량을 조절, 외기냉방을 적극 사용하고 사용시간대를 분석해 최적기동제어를 통한 에너지절감을 이루고 있다.

감염예방 최우선 조닝(Zoning)구성
일반건물과 비교해 병원공조는 쾌적한 생활과 의료효과를 촉진시키는 환경을 만드는 동시에 원내감염 방지에도 공헌할 수 있어야 한다.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는 주로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진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에게는 영향력을 미치지 않는 병원 미생물을 포함해 분진, 미립자까지도 병원감염의 요인이 돼 원내 2차 감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따라 병원시설에는 필수적으로 청정한 공기가 공급되고 온·습도 등이 제어되는 쾌적한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또한 의료진, 내원객 등을 감염과 교차오염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대 서울병원은 권역응급센터,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등 특수목적 구역은 단독조닝으로 이뤄져있다. 또한 24시간 zone, 특별 24시간 zone, 12시간 zone으로 나눴으며 중환자실은 규모에 따라 3~4개 실당 한 개의 공조기로 연결했다.

이대 서울병원은 ㅁ자형 건물이기 때문에 조닝구성이 복잡하다. 환자와 의료진의 구역을 분리해야 원내감염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동선확보를 설계 시 가장 우선했다.

또한 감염병동을 별도로 구비하고 있으며 수술실, 중환자실 등 전염이 조금이라도 예상되는 곳에는 모두 음압시설이 설치됐다. 평상시 음압 혹은 양압을 사용하더라도 필요에 따라 급기와 배기를 조절하면 양·음압을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청정도별 공조 특화
병원공조는 쾌적하고 의료효과를 촉진시키는 동시에 원내감염 방지에도 기여할 수 있는 설비여야 한다. 쾌적성을 높이기 위해 병원 전체를 청결구역으로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이는 불합리하며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이다.

이에 따라 병원 내부를 청정도에 따라 몇 개의 구역으로 나눠 각각의 중요도에 따라 적합한 공조시스템을 반영했다. 특히 감염과 교차오염으로부터 안전한 시스템 적용을 주안점으로 했다.

무균병실은 시간당 환기횟수가 100회 이상으로 병원 내에서 가장 높은 등급의 고청정공간이다. 무균 1인 병실 8실, 준 무균(시간당 50회 이상) 1인 병실 5실, 준 무균 3인 병실 7실로 적용됐다.

무균 1인 병실은 수평층류 Open End Cross방식으로 벽면 전체에서 고성능 헤파필터를 통과한 100 CLASS의 공기가 항상 일정방향, 일정풍속으로 모든 공기를 병실 외부로 흘려보내 감염과 교차오염으로부터 안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응급상황에서 의료진이 내부병실로 출입 시 자동으로 풍속을 높여 내부오염을 방지하도록 했다.

외부에서 모든 기기의 제어 및 수리가 가능하고 환자의 편의를 위해 실내등, 커튼 등을 제어할 수 있는 터치모니터가 구비돼 있다. 무균병실 내에는 무균수가 공급되는 샤워시설, 세면기, 양변기 등을 구비했으며 무균병실 특성상 면회가 어려운 것을 고려해 독립공간의 면회복도가 있어 24시간 면회가 가능하다.

수술부는 △CLASS 100 무균 수술실이 5실 △4벽면 적체가 터치스크린방식인 올림퍼스 수술실 1실 △하이브리드 수술실 1실 △로봇수술실 1실 △음압(감염) 수술실 2실 △일반 수술실 14실 등 총 24실로 구성됐다.

수술실은 시간당 환기횟수가 50회 이상(무균수술실은 시간당 100회 이상)의 고청정 구간으로 수직층류방식을 적용했으며 전체 24개 수술실을 저온수술이 가능하도록 RE-COOLING UNIT를 적용했다. 수술실 4실당 1개소의 전용 공기조화기가 설치돼 감염과 교차오염으로부터 안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중환자실은 △지상 2층 신경계중환자실(NCU)에 1인 병실 18실 △내과계중환자실(MICU)에 1인 병실 16실 △지상 3층 외과계중환자실(SICU)에 1인 병실 18실 △심혈관계중환자실에 1인 병실 12실 등 총 80병상이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모든 중환자실을 1인실로 만들어 환자에게 편안하고 안정된 환경을 제공 할 수 있고 독립된 공간에 의료진이 집중 투입돼 환자에게 필요한 처치가 가능하다.

중환자실 1인실은 CLASS 10만으로 시간당 환기횟수가 25회이며 공기청정 장치인 HOSPITAL CLEAN UNIT가 환자를 중심으로 배치돼 침대 위에는 CLASS 100 유지도 가능하다.

수술실과 중환자실에는 상시 실내압력을 확인할 수 있는 실간 디지털 차압계와 디지털 차압표시계를 설치하고 모든 1인실을 실내에서 외부로 공기가 흐르도록 해 감염과 교차오염으로부터 안전한 시스템이 적용됐다.


냉수 열원 항온항습기 적용
이대 서울병원에는 주요 각 실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항온항습기를 사용해 적정 풍량과 온·습도값으로 실내 공기를 유지·공급시키며 실별제어 및 최상의 상태를 유지시키고 있다.

특히 병원시설은 용도에 따라 기계실, 서버실 등 장비가 있는 실과 약품관리를 위한 제약실, 조제실 그리고 환자·일반인·장비가 함께 있는 MRI 촬영실, 수술실 등 다양한 조건에 의한 항온항습 운영이 필요하다.

사람과 기기가 공존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항온항습기의 열원을 냉매가 아닌 냉수로 하는 항온항습기가 적용됐다.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프레온계 냉매는 누설 시 급성 독성은 낮으나 인체에 노출 시 동상의 위험이 있으며 부식성 증기발생의 우려가 있는 온실가스다. 이대 서울병원에 적용된 항온항습기는 최상의 친환경 열원이라 할 수 있는 냉수를 열원으로 채택함으로써 깨끗하고 청결한 이미지와 부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또한 계절별, 시기별로 나타나는 부하변동에 따라 냉수열원의 유량을 비례제어해 공급량을 조절하며 급기 송풍기의 경우 고효율 EC MOTOR가 장착된 송풍기를 채택, 보다 업그레이드된 병원 환경조성을 이뤘다.


환기량 자동조절 VAV
병원시설은 공조개념 상 일반업무시설과 병원고유시설의 2가지 특성을 갖고 있다. 병원시설 중 병실과 일반외래지역은 일반업무시설과 유사한 특성에 따라 온·습도 조건을 맞추도록 구성된다.

그러나 수술실, 중환자실, 격리실, 임상실험실, 동물실험실 등 특수시설의 경우 세균과 바이러스의 확산방지를 위해 온·습도 조건보다 실내 클린정도(Class)와 적정한 압력유지가 우선된다.

이러한 특수시설들은 각 실의 특성에 따라 실내를 양압 또는 음압으로 유지시켜야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실내로 공급되는 공기의 양과 환기·배기되는 양을 자동으로 조절해 줄 수 있는 설비가 필수적인데 이러한 역할을 해주는 주요설비가 변풍량(VAV)공조시스템이다.

이대 서울병원에는 약제부 및 진단검사부, 해부병리실에 적용된 실험실제어 VAV시스템이 적용됐다. 각 실에서 BSC(Biohazard Safety Cabinet) 또는 클린벤치, 흄후드 등을 사용할 때 사용자의 실험장비 사용에 따른 중량밸런스를 자동으로 제어해 실내 근무환경을 쾌적하고 안전하게 유지시킨다.

특히 메르스 등 공기를 매개체로 하는 질병에 대한 예방이 강조되고 있다. VAV시스템은 병원 내에서 중량밸런스를 통해 각 실의 특성에 맞는 양·음압을 유지해 감염경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쾌적한 환경조성 및 에너지절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중환자부 격리실에 적용된 CAV·VAV시스템은 CAV를 통해 각 격리실에 적정 환기횟수를 유지, 쾌적한 실내환경을 유지시킨다. 차압컨트롤러를 통해 VAV로 제어해 각 격리실의 조건(양·음압)을 충족, 원내 감염경로를 봉쇄하고 입원한 환자의 치료조건을 충족시키고 있다.

병원에 VAV시스템을 도입하게 되면 방위별, 실별 부하변동에 대처가 용이해 환자, 방문객 및 의료진이 쾌적한 온·습도 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다. 또한 공기조화기(AHU)를 통해 지속적으로 외기를 공급, IAQ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으며 반송동력의 회전수 제어를 통해 부분 부하제어를 통한 에너지절감을 극대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의료기술·기계설비 발전상 기대
이대 서울병원이 추구하는 목표는 ‘보호자가 필요 없는 병원구축’이다. 국내 정서 상 환자가 입원하면 보호자가 필수로 동행하고 친인척, 동료들의 문병이 잦다. 이러한 접촉은 전염성 질병의 2차 감염문제를 발생시키고 환자와 의료진들의 피로감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중환자실은 모두 1인실로 만들었으며 일반병실도 3인실 기준으로 설계했다. 또한 관련시설을 갖춰 환자와 보호자가 믿고 입원할 수 있도록 신뢰를 심어주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은 의료관광이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상당히 선진화됐다. 최근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을 이용하기 위해 극동지방이나 동남아국가 등에서도 많은 환자들이 방문하는 추세다.

선진화된 의료기술과 발맞춰 병원시설에 적합한 기계설비·설계 역시 발전하고 있다. 이번 이대 서울병원은 발전된 의료기술과 기계설비가 어우러진 시설로 인정받아 국내 의료복지 향상은 물론 의료서비스를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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