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설비공학회 동계학술대회 공조부문에서는 냉방복합환기장치와 데이터센터(DC)냉각에 대한 연구결과가 다수 발표됐으며 외피 및 창호부문에서는 에너지효율과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기술과 접근법이 논의됐다. 냉방복합환기장치란 냉방부터 제습‧환기‧미세먼지제거 등 복합기능을 한 번에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실외기는 물론 △에어컨 △공기청정기 △환기시스템 △제습기를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어 소형평형 건물에 유용하다.
복합환기장치를 활용한 냉방대응 방안
최근 탄소규제 강화에 따라 건물단열‧기밀성능이 강화되며 건물냉방에 필요한 전력이 123W에서 40W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임석영 CRK 연구원은 ‘신축공동주택에 대한 냉방복합환기장치 냉방성능평가’를 통해 냉방복합환기장치로도 기존시스템에어컨만큼 냉방대응이 가능할지 실험했다.
혹서기‧하절기‧우천상황에서 각각 냉방성능을 분석했다. 냉방성능은 PMV(Predicted Mean Vote)‧PPD(Predicted Percentage of Dissatisfied) 지표와 실내‧외 엔트로피차이를 분석하는 냉방계수를 활용했다. 실험결과 혹서기와 하절기 모두 냉방복합환기장치는 대조군인 시스템에어컨과 비슷한 PMV 값을 유지했으며 냉방계수는 유의하게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냉방복합환기장치가 습도제어에서 더 뛰어났기 때문이다. 평균 5~060% 수준 습도를 유지했던 냉방복합환기장치와 달리 시스템에어컨은 80~90% 수준에 머물렀다.
임 연구원은 “상시가동을 통해 구조체축열부하를 최소화할 경우 냉방복합환기장치로도 냉방대응이 충분히 가능하다”라며 “냉방복합환기장치는 시스템에어컨에 비해 소비전력측면에서 더 우수했으며 습도제어가 뛰어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라고 밝혔다.
DC 냉각비용 절감을 위한 모델기반제어 전략
아부 탈립 인하대학교 연구원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성을 위한 예측 제어 전략 모델링: 바닥 공기 분배 시스템을 이용한 시뮬레이션 연구’에서 모델기반제어(MPC:Model Predictive Control) 전략을 활용해 DC 냉각비용을 절감할 방법을 실험적으로 검증했다.
연구팀은 DC 냉각시스템에 MPC 기법을 적용하며 단순화된 그레이박스모델과 언더플로어공기분배(UFAD) 시스템을 포함한 모델을 비교 분석했다. UFAD 시스템은 바닥아래 공기순환을 통해 열축적을 높이는 기술로 냉각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험은 주로 여름철 냉각성능을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냉각성능은 전력소비감소와 냉각비용절감 효과를 중심으로 평가됐다. 연구결과 단순화된 모델을 적용한 MPC는 기존피드백제어방식보다 평균 11.5% 냉각비용절감 효과를 보였다. 특히 UFAD시스템을 결합한 모델은 비용절감률이 20%까지 상승했으며 이는 저비용시간대 선제냉각(pre-cooling)과 더 큰 열축적효과 덕분이었다.
아부 탈립 연구원은 “UFAD시스템은 열적질량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냉각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라며 “MPC와 같은 모델기반제어는 DC 냉각효율성을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소비전력감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향후 냉각비용절감뿐만 아니라 DC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에너지소비데이터를 활용한 창면적비 추정기술
외피부문에서는 건물간 상호작용과 에너지소비를 모델링하는 도시건물에너지모델링(UBEM)이 지속가능한 도시설계를 위한 핵심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효과적인 UBEM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창면적비데이터가 필수적이다. 기존 창면적비를 구하는 방법은 사진정보나 컴퓨터알고리즘을 통해 추정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이미지기반방법은 왜곡과 불확실성이라는 한계를 가진다. 이에 따라 건국대학교건축학과연구팀(임현우 교수, 황정윤 연구원)은 확률론적추론방식으로 창면적비를 구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에너지소비데이터를 기반으로 창면적비를 추정했다. 50개 가상건물데이터세트를 생성하며 건물월별 에너지사용량을 관측값으로 사용해 창면적비를 도출했다. 추론과정에는 베이지안 보정기법이 적용됐으며 이는 관측값과 확률분포를 활용해 변수불확실성을 처리하며 모델적합성을 개선한다.
실험결과는 Kolmogorov-Smirnov(KS) 검정을 통해 검증됐다. 모든방위에서 p-value가 0.05 이상으로 나타나 추정된 창면적비값이 참조건물데이터와 유사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기존 이미지기반방식 시간적‧비용적한계를 극복하며 에너지소비데이터만으로 창면적비를 추정할 가능성을 입증했다”라며 “향후 도시규모에서도 이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기존접근법과 정확도비교를 통해 효율적인 창면적비 추정방식을 개발하고자 수행됐다”라며 “이는 도시계획 및 에너지관리 정책수립에 중요한 기반데이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DC외피 단열성능 최적화
남현진 LG전자 연구원과 한밭대학교 연구팀은 ‘DC건물 외피단열재 최적조건평가’를 통해 에너지절감방안으로 건물외피 단열성능 최적화를 제안했다. DC는 정보통신기술발전 핵심시설이지만 높은 에너지소비로 지속가능한 운영이 중요하다. DC 전체 에너지사용량 중 약 30~40%가 냉방시스템에서 발생하는 만큼 에너지효율화는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미국 공조냉동공학회(ASHRAE) 기준과 6시그마 분석 기법을 적용해 내단열과 외단열 성능을 비교했다. 외피의 열관류율(U-value)을 기후대별로 최적화했으며 내단열과 외단열 방식이 에너지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했다. 외단열 방식은 에너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차단해 ASHRAE 표준 대비 최소 3%에서 최대 7.3%까지 HVAC 에너지절감 효과를 보였다. 반면 내단열 방식은 초기 설치비용은 저렴하지만 열손실이 크며 냉난방 부하감소 효과가 외단열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엑서지(Exergy) 개념을 도입해 DC의 에너지 흐름을 정밀하게 평가했다. 엑서지는 에너지의 질적 측면을 평가하는 척도로 특정 시스템 내에서 실제로 유용하게 변환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을 뜻한다. 단순한 열에너지 손실분석을 넘어 엑서지 분석은 에너지가 어떻게 낭비되고 활용되는지에 대한 정밀하게 분석한다. 엑서지 분석결과 외단열은 열손실뿐만 아니라 DC 내부의 고효율 열관리시스템과의 연계에도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현진 연구원은 “엑서지 분석은 DC의 단열 설계에서 에너지 소비를 최적화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라며 “이 연구는 DC 내·외단열 방식을 설계하고 에너지 절감을 실현하는 실질적인 기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향후 다양한 기후 조건과 DC 설계 특성을 반영해 보다 구체적인 단열 지침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DC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며 지속 가능한 운영을 지원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BIPV설치와 외피설계로 에너지자립률 향상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공학연구팀은 ‘건물외피 리모델링 및 BIPV설치를 통한 에너지자립률향상 연구’를 통해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설치와 외피설계 최적화방안을 실험했다. 연구는 노원구 내 1개 초등학교 건물을 대상으로 수행됐으며 창면적비와 차양설계를 최적화해 에너지생산량을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뒀다.
연구팀은 BIPV 패널을 초등학교 건물 남북방향 외피차양에 설치했다. 차양길이는 0.1~1.5m, 각도는 -40~40° 범위에서 조정됐으며 창면적비는 남향과 북향에서 각각 10%에서 90%까지 다양하게 설정됐다. 이러한 변수들을 파레토최적해방식으로 분석해 에너지자립률을 극대화는 최적조합을 도출했다.
대조군은 차양이 없으며 창면적비 50%를 유지한 상태로 냉난방부하를 평가했다. 대조군 연간 에너지사용량은 21만2,795kWh이다. BIPV를 설치한 결과 20가지 파레토 최적해 중 16가지 경우에서 연간 에너지사용량이 감소했으며 그 중 최대로 감소한 경우는 대조군에 비해 71% 감소한 6만2,686kWh수준이었다.
연구팀은 “BIPV와 차양설계를 최적화하면 건물의 냉난방에너지소비를 줄이는 동시에 태양광생산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라며 “이번 연구는 실질적인 에너지 자립률 향상을 위한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향후 연구에서는 BIPV설계가 실내그림자 및 에너지소비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로 분석해 건물설계 가이드라인을 더욱 구체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