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는 기후변화로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로까지 명명하고 있습니다. 심각해지는 기후변화가 몰고온 폭염·한파 등으로 인해 에너지사용량이 증가세로 접어들면서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총 에너지사용량은 2012년 3,820만TOE에서 2014년 3,550만TOE로 줄어드는 듯 싶었지만 2016년 3,870만TOE, 2017년 4,000만TOE에 육박할 정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건물 총 연면적 증가, 냉난방도일 증가 등의 영향으로 2015년 이후 총 에너지사용량이 급증해 온실가스 감축경로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사실상 온실가스 감축이 안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 총괄목표는 2017년대비 24.4% 감축(2030년 BAU 대비 37% 감축)입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전환 △산업 △건물(가정·상업) △수송 △폐기물 △공공 △농축산 △CCUS·산림 등 8대 부문별 감축 전략을 세웠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2차 기후변화 대응 기본계획’입니다.
냉매, 온실가스 저감 핵심
최근 서울교통공사가 발주한 1~8호선 냉매재생 용역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냉매회수업자와 폐기업자간 헤게모니로 인해 시끄럽기도 하지만 폐기하겠다고 내놓은 R11냉매 때문입니다. ODP가 무려 1이며 GWP도 무려 5,000이 넘습니다. 대표적인 온실가스 CO₂의 GWP는 1입니다. R11은 CO₂대비 무려 5,000배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입니다.
ODP는 오존층파괴지수를 나타내는 것으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이미 ODP가 ‘0’(제로)인 냉매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 지위를 받으며 R11냉매도 여전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공공부문은 물론 여의도, 강남 등 고층빌딩에 상당수가 R11냉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를 잡겠다고 하지만 정작 건물부문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단열강화·BEMS 확대·설비 개선 등에만 집중합니다.
냉매관리는 산업부문에서 아주 간단하게 다룹니다. 국제적 기준(몬트리올 의정서)에 맞는 친환경냉매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자동차·냉장고·에어컨 등에 주로 사용되는 HFC냉매를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은 냉매(R600a, HFO1234yf)로 대체 유도하라고 합니다. 냉장고용 냉매는 이미 R600a로 전환됐고 자동차용도 R134a에서 수출 때문에 최근 신차는 GWP 1인 HFO냉매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건물의 냉난방을 책임지는 대형 냉동기를 관리하겠다는 문구는 ‘제2차 기후변화 기본계획’에서 찾을 수 없습니다. 노후화된 냉동기의 냉매만 제대로 교체해도 온실가스 저감 효과는 그 어떤 것보다 크다는 사실을 정부 관계자만 모르는 것 같습니다.
특히 그린리모델링을 활성화한다고 하면서 모두 패시브적인 요소인 단열만 강화합니다. 물론 단열강화로 에너지사용량을 줄여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크게 줄일 수 있는 노후 냉동기를 ODP는 ‘0’이고 GWP는 최소화한 냉동기로 교체만 하더라도 에너지효율이 올라가고 에너지사용량도 줄어듭니다. 냉매로 인한 온실가스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린리모델링 예산에 노후 냉동기 교체사업을 적극 검토하는 것이 건물부문 온실가스를 확실히 줄일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습니다.
정부는 국민이 기후변화의 심각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기후변화 대응에 참여하는 노력 및 사회적 움직임은 부족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결국 정부가 주도할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노후 냉동기 교체에 집중한다면 온실가스 저감, 냉동기산업 및 수출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