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건축인증제도가 기존 7개 전문분야 분류체계에서 4개 분류체계로 간소화되는 한편 건축물 내‧외부, 계획단계부터 유지관리단계까지를 아우르는 내용으로 평가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김병석) 녹색건축센터는 지난 6일 개최된 녹색건축한마당에서 ‘녹색건축인증(G-SEED) 개정(안)’ 초안을 발표하고 의견을 청취하는 공청회를 개최했다.
장대희 녹색건축센터장은 개정안 발표에 앞서 “전 세계적, 국가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탄소중립 정책을 기반으로 온실가스 배출저감 항목을 강화하는 한편 ESG, 웰빙 등 사회적이슈를 반영할 수 있는 항목으로 구성토록 개정작업을 진행했다”라며 “특히 평가항목은 인증제도의 특성 상 투명성, 공정성 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량적 평가가 가능한 항목으로 구성하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기준 트렌드에 부합하는 기준을 마련하되 제품이나 한계가 특정화된 기술이나 상업적 사항들은 최대한 배제하고자 했다”라며 “친환경적 요소로 증명된 항목으로 구성했으며 정량화된 평가방법이 없거나 친환경성에 대해 논란이 있는 항목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해 인증제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녹색건축인증 건축물의 탄소저감 효과 등 인증현황 분석을 통한 녹색건축인증 고도화를 목표로 추진됐다. 기존체계 및 현황분석을 바탕으로 인증건축물의 탄소저감 효과를 분석하는 한편 이를 정량화할 수 있도록 신규 인증항목을 도입하는 등 평가지표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이 마련됐다.
먼저 기존 녹색건축인증 분류체계가 △토지이용 및 교통 △에너지 및 환경오염 △재료 및 자원 △물순환관리 △유지관리 △생태환경 △실내환경 등 7개로 이뤄졌던 것에 비해 개정안에는 △통합계획과 관리 △지속가능한 외부공간 △건강한 실내환경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와 자원활용 등 4개 체계로 개편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각 전문분야는 공간적 관점에서 건물 내부공간은 물론 외부공간 및 커뮤니티의 지속가능성 등 건축물 내‧외부 범위를 포괄하며 시간적 관점에서 계획, 시공, 운영, 유지관리 등 전체 프로세스를 아우를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된다. 또한 기존 인증제도가 지나치게 에너지에 치중한 면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들여 에너지를 비롯한 전반적인 환경, 쾌적, 건강을 두루 다룰 수 있는 내용을 포함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통합계획과 관리 영역에서는 △통합설계방향 수립(5점) △혁신적인 설계(6점) △기후변화 대응계획(2점) △환경‧문화‧역사자원의 유지‧보존(1점) △지속가능한 대지의 보전 및 복원(2점) △기존 지형의 유지 및 변형 최소화(2점) △환경분석 및 배치계획(2점) △모니터링계획(8점) △건설현장 환경관리계획(3점) △운영 유지관리 계획(3점) △사용자 편의서비스 제공(2점) △친환경 생활폐기물 관리 및 처리(2점) 등 12가지 항목을 평가해 총점 38점을 부여한다.
통합설계방향 수립항목에서는 녹색건축인증 전문가(G-SEED ID) 참여유무, 통합설계를 고려한 분야별 분석리포트에 근거해 평가하며 기후변화 대응계획항목에서는 빈번해지는 자연재해 등 위기상황 극복을 위한 대응방안을 평가한다. 특히 모니터링에는 가장 배점이 큰 8점이 책정됐는데 설계부터 유지관리까지 모든 공정을 아우르는 체계적인 계획과 건물 성능관리에 초점을 둔 모니터링이 가능해야 높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외부공간 영역은 △생태면적률(8점) △생태녹지축 조성(3점) △생태숲과 생태습지의 조성(3점) △생활 커뮤니티 가든 조성(3점) △대중교통 및 생활편의시설과의 접근성(2점) △자전거 주차장의 설치(1점) △외부 보행자도로‧자전거도로 네트워크 연결(1점) △보행자 전용도로의 조성(3점) △빗물 순환체계의 확보(5점) △친환경 자동차 충전시설 및 전용 주차공간 설치(1점) △표토재활용(1점) △도시 농업공간 조성(1점) 등 12개 항목에 총점 32점이 책정됐다.
가장 높은 배점이 책정된 생태면적률의 경우 기존에는 신축주거 또는 비주거 등 용도에 따라 각기 다른 면적기준을 적용했지만 개정안에서는 이를 통합해 보편적 적용이 가능토록 확대했다. 기존 체계에서 생태면적률이 주거와 비주거가 각각 10~30%, 15~25%인 경우 5등급을, 55% 이상, 40% 이상인 경우 1등급을 획득할 수 있었다. 개정안에서는 생태면적률 대신 생태면적 한계치 달성률을 기준으로 삼았다. 전체부지에서 법정 건폐율을 제외한 면적 중 몇 %가 생태면적에 해당하는가를 기준으로 하며 용도에 관계없이 5등급인 경우 30~45%, 1등급인 경우 90% 이상을 만족해야 한다.
건강한 실내환경 영역의 경우 △실내공기 오염원 및 감염원 차단(2점) △실내 오염물질 저방출 제품의 적용(6점) △실내 오염물질 저방출 가구의 적용(2점) △창호 면적확보를 통한 자연통풍(2점) △실내 환기성능 확보(3점) △쾌적한 주광환경 조성(2점) △쾌적한 조명환경 조성(2점) △교통소음에 대한 실내‧외 소음도(2점) △경계벽의 차음성능(2점) △실내 음환경 성능(2점) △건강을 고려한 공간 조성(2점) △실내공간 쾌적성 확보(5점) 등 12개 항목 총점 32점이 배점됐다.
실내공기 오염원‧감염원 차단항목은 실외 미세먼지 발생을 저감시키고 실내로 유입을 방지하는 한편 공용공간의 감염병원균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평가하며 실내공간 쾌적성 항목은 실내환경 쾌적성 확복를 위한 조절성능을 갖췄는지 여부와 개별 및 자동적으로 조정함으로써 쾌적한 실내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실내 오염물질 저방출 제품적용 항목의 경우 적용제품 부위별로 점수를 차등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인증자재를 사용했는지 여부에 따라 평가한다. 실내 환기성능 확보는 환기성능, 필터성능, 제어수준 등 환기장치 관련사항으로 평가한다.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와 자원활용 영역에서는 △건축물 내재 환경영향 평가(10점) △에너지 성능 평가(8점) △에너지절약 및 탄소저감시스템 적용(2점) △신재생에너지 이용(2점) △커미셔닝 실시(5점) △저탄소 자재의 활용(2점) △녹색건축자재의 활용(5점) △물사용 절약 계획(3점) △현장 탄소배출 저감계획 실시(1점) 등 9개 항목에 총 38점이 배정됐다.
건축물 내재환경영향 평가의 경우 건축물 전과정평가(LCA) 일반화 및 의무화를 통해 전과정 단계별 환경부하를 저감하기 위해 마련된 항목으로 표준 LCA 시나리오 결과에 비해 EPD와 저탄소 자재적용 결과 얼마나 환경영향을 절감했는지를 비교해 평가한다. 에너지절약 및 탄소저감시스템 적용항목에서는 건축‧설비‧전기‧조명 등 에너지시뮬레이션에서 평가하기 어려운 시스템 반영을 활성화해 신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외단열, 수소, 신에너지, CCUS, DAC 등 신기술 및 시스템 적용여부에 따라 평가해 배점을 부여한다.
커미셔닝 항목은 설비 적정설치 및 운영활성화를 목표로 설계‧시공‧운영단계 커미셔닝을 통합검토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건축주‧설계자‧시공자 검토사항을 반영했는지, 시스템별 점검표 및 성능테스트‧검증‧보고서 작성이 가능한지 등에 따라 평가한다. 녹색건축자재 활용항목은 건축자재 친환경인증 활성화와 친환경자재 적용 확대를 위해 범위를 확대하고 내용을 강화했다. 모든 환경표지 자재를 인정하며 적용 개수 및 공사비대비 적용비율에 따라 평가가 이뤄진다.
2022년 9월 G-SEED 개정방향 설정 이후 지난 6월 위원회 활동을 통해 개정안이 마련된 이후 이번 녹색건축한마당을 계기로 초안이 공개됨에 따라 향후 다양한 의견과 주장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연은 연말까지 해설서 작성을 완료하고 의견수렴을 완료한 뒤 내년 5월 운영위원회 상정을 거쳐 6월 시행을 목표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