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노동자의 폐암발병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이후 지난 3월 정부가 환기시설 교체작업 등을 시행하겠다며 개선방안을 발표했지만 7개월여 지난 현재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시급한 현안으로 재부상하고 있다.
지난 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초‧중‧고 등 급식시설을 갖추고 있는 학교 1만1,389곳 가운데 환기설비 개선이 필요한 현장은 9,043곳으로 나타났다.
이중 올해 전국 시‧도교육청이 환기설비를 교체하기로 한 학교 수는 기존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치는 1,473곳(16.3%)으로 집계됐다. 1,473개 학교도 사업이 완료됐거나 예산이 집행된 곳이 아닌 올해 목표치로 실제 사업실적은 이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교육부는 조리시설의 사용연수, 조리실 건축물의 노후화 등 환기시설 개선사업 시행을 위해 필요한 정확한 통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정부가 파악하는 전국 학교 급식동‧식당 노후화 현황은 4,264동으로 이는 전체 집계된 학교 급식실이 1만1,389곳인 것을 감안하면 38%에 미치지 못한 수치다. 이 가운데 672동(15.7%), 389동(9.1%)이 각각 준공 30년과 40년 이상 된 노후건물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동용 의원은 “조리실의 건물 노후화로 개선사업이 어렵다는 지적이 타당하다고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라며 “시‧도교육청에서 조리시설 노후도와 환기시설 개선사업 적합성 여부를 따로 파악해 이를 토대로 조리실을 포함한 급식동, 식당 등 건물의 증‧개축과 현대화사업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학교환기시설 열악
실제로 서울시가 정책연구용역 차원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진흥원, 테스트베드 서울 프로젝트 2021’을 통해 어썸레이(대표 김세훈)가 시행한 학교급식실 환기설비 관련 연구결과에 따르면 급식실 환기관련 문제점으로 크게 3가지가 지적됐다.
연구를 실행한 어썸레이에 따르면 우선 급‧배기 균형이 맞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배기에 집중해 후드만 설치돼 있으며 외부에서 들어오는 급기시설 미비로 공급되는 공기가 부족해 배기가 원활하지 않았다.
또한 밖에서 들어오는 공기를 정화하는 시설에 대한 제약이 있다. 실제 학교 조리실은 반지하 또는 지하에 있을 경우가 많은데 습한 환경에서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 기술에 제약이 많아 외부에서 유입되는 공기정화가 어려웠다.
이와 함께 내부발생 오염물질 제거도 쉽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고온의 습한 환경에서 조리과정 중 발생하는 오염물질 저감에 필요한 적절한 솔루션이 드문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실제 황사 등 문을 열어 환기하는 방식으로 제거하기 어려운 조건에서는 조리실에서 발생하는 오염원 제거가 미흡했다.
이러한 문제점에 따라 어썸레이는 조리매연 저감 실증을 실시했다. 우선 급‧배기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급기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때 특수한 환경에서도 공기살균 및 정화가 가능한 탄소나노튜브·Soft X-Ray기술을 적용했다.
또한 내부에서 오염원을 제거할 수 있도록 내부 순환할 수 있는 장치를 도입해 실증사업을 마쳐 지난 4월 서울시로부터 실증확인서를 획득했다.
실증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에 위치한 1개 학교는 자체적으로 지자체 예산을 배정받아 실증에 사용된 어썸레이의 탄소나노튜브·Soft X-Ray 활용 조리매연 저감기술을 도입했다. 조리실 근무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답변을 얻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