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중소·중견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와 국내 제조업 발전을 위해 공통적으로 필요한 지능화뿌리기술, 인간중심 생산기술, 지속가능기술 등을 3대 중점 연구분야로 선정했다. 수요 지향적 R&D 및 실용화, 미래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우리 산업의 체력을 강화하고 있는 정부 출연연구기관이다.
천안에 위치한 지속가능기술연구소는 지속가능한 에너지생산, 활용 및 친환경 자원순환 등을 기반으로 기후변화 대응, 탄소배출 제로, 산업환경 관리, 친환경 자원순환, 환경유해 대체기술 등의 개발 및 실용화를 책임지고 있다.
산업에너지연구부문은 지속가능기술연구소 내 조직으로 산업용 에너지기기 고효율화, 폐열활용, 에너지저장, 히트펌프, 냉각시스템 및 친환경 냉매적용기술에 대한 연구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김진혁 수석연구원은 최근 국내 최초 가변형 운전기술이 적용된 중대형 핵심 원천설계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김진혁 수석연구원을 만나 핵심 원천기술 개발배경, 설계기술 특징 등에 대해 들었다.
■ 펌프가 고효율 에너지정책 달성 핵심인데
산업부문에서 펌프, 압축기 및 송풍기 등과 같은 유체기기는 전체 전력사용량의 28%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며 특성상 목적 및 용도 등에 따라 다양한 제품군이 존재한다. 기기단위의 고효율 설계와 신뢰성 확보 및 고효율 운영기술 확보를 통해 산업현장에 보급, 확대돼야 에너지사용량 절감 실현이 가능하다.
그러나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기존 사용기기 대체에 대한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현존하는 기술로 고효율기기 대체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영세·중소기업 대부분은 제품효율 개선이 없으며 보유하고 있는 지역별 영업망을 통해 기존 제품 납품 위주의 영업전략을 취함으로써 현실적으로는 극심한 에너지낭비를 유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의 탄소중립과 관련된 에너지정책 달성을 위해서는 무탄소 재생에너지원의 개발도 중요하지만 에너지수요 다소비 기기인 유체기기의 사용효율 향상도 중요하다. 국가에서 관심을 가지고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을 수행해 신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갈 예정이며 이를 통해 국가단위의 현실적인 에너지사용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설계기술 개발배경은
기존 축류펌프는 최적 효율점, 즉 유체의 토출량과 토출압력이 각각 100%가 되는 정격운전점에서 가장 높은 효율로 가동되도록 설계된다. 펌프는 유체의 양에 따라 부하변동이 상이한데 최적효율점을 벗어나면 저효율로 가동되기에 대형펌프의 경우 에너지효율이 20~30% 떨어진다.
이마저 국내 생산기업 대다수가 중소기업이며 다른 유체기계에 비해 투자가 적어 기술선진국으로부터 설계도면을 들여와 제품을 생산해왔다.
연구팀은 축류펌프에 가변형 입구 가이드베인 운전기술을 적용해 유체량에 따라 운전패턴이 달라져도 높은 에너지효율을 유지할 수 있는 설계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위해 머신러닝 기반의 형상 최적화 설계기술을 개발하며 가변형 입구 가이드베인을 설계해 축류펌프 구동 동력을 최대 20% 절감했다.
■ 기술 특징은
축류펌프는 임펠러를 회전시켜 유체를 축 방향으로 보내는 펌프로 물속에서 프로펠러가 돌면 배가 앞으로 나아가는 것과 같이 회전체가 회전하는 방향과 힘이 작용하는 방향이 같다.
펌프가 퍼 올릴 수 있는 높이인 양정은 낮은 반면 대용량 이송에 적합해 취·배수용으로 널리 쓰이며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국지성 호우가 잦아지면서 빗물배수용 펌프로 수요가 늘고 있다.
그런데 유체의 흡입방향과 토출방향이 같기 때문에 토출축이 막히면 심각한 와류가 형성돼 임펠러를 돌리는 동력이 올라가게 된다. 이때 임펠러 앞단에서 와류 형성을 억제하며 운전점에서의 성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가변 입구 가이드베인이다.
연구팀은 먼저 속도삼각형 이론을 적용해 펌프의 운전패턴을 분석하며 이를 바탕으로 IGV(Inlet Guide Vane) 각도를 변경할 수 있는 가변형 운전기술을 개발했다. 속도삼각형은 임펠러의 절대속도, 유동의 절대속도, 임펠러에 대한 유동의 상대속도 벡터가 이루는 삼각형을 뜻하는 용어로 물의 유입각과 펌프 임펠러 블레이드의 각도를 일치시킬 때 성능이 최대가 된다.
이를 통해 최적 효율점이 아닌 경우에도 유체량에 따라 IGV 각도가 자동 변경돼 펌프동력을 절감할 수 있다.
■ 향후 계획은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수요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 ‘가변형 운전등대형 펌프기술 개발(2021년 5월1일~2025년 12월31일) 정부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수행하고 있는 과제 내 컨소시엄에 주관기관 대진정공과 참여기관 프럭시스가 제작에 참여해 연구하고 있다. 향후 기술개발을 통해 기술이전 후 사업화를 하게 될 예정이며 이 개발기술을 토대로 NET 방재신기술을 신청할 것이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소형 펌프모델에도 적용해 가변형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펌프의 운전효율을 향상시켜 국가 사용 에너지절감에 기여할 예정이다.
현재 가변형 운전기술을 적용한 축류펌프에 대해 펌프장에서 반대로 물을 방류할 경우 이러한 유체의 힘을 이용, 터빈모드로 운전해 발전할 수 있는 기술을 추가로 연구개발하고 있다. 즉 유체를 이송할 때 가변형 기술을 적용해 부하변동에 따라 에너지를 절감하며 반대로 물을 방류할 경우 평소 정지해있던 펌프를 터빈모드로 전환해 방류되는 물을 이용해 날개를 돌려 발전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