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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FCs냉매 관리체계 부실, 강력한 감축제도 시급

기후솔루션, HFCs 정책분석보고서 발간
냉매 폐기·회수 전주기 관리체계 부재 지적

냉장고, 에어컨, 데이터센터 등의 냉각시스템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수소불화탄소’(HFCs)가 이산화탄소보다 최대 1만2,400배 강력한 온실효과를 유발함에도 불구하고 효과적인 감축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후솔루션은 3월13일 ‘사람은 식히고 지구는 달군다? 인공냉매 HFCs가 불러온 기후위기의 역설’ 보고서를 발간하며 그동안 간과돼 온 HFCs 배출문제를 조명하고 현행 측정 및 관리체계의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기후솔루션은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 및 올바른 에너지 전환을 위해 활동하는 비영리법인으로 리서치, 대외협력, 커뮤니케이션 등의 폭 넓은 방법으로 기후위기를 해결할 실질적 솔루션을 발굴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HFCs는 이산화탄소대비 최대 수만배 높은 지구온난화지수(GWP)를 가진 온실가스로 주로 냉매에 사용된다. 에어컨 등 일상 속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산업 핵심인 데이터센터 가동에 활용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15%씩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4%는 HFCs 등의 냉매가 주입된 냉동공조기기 사용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항공산업 전체 배출량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그러나 HFCs는 오랜 기간 전 세계 기후위기 대응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 못했다. 오존층 파괴지수가 낮다는 이유로 오히려 오존층 파괴의 주범이었던 기존 냉매를 대체할 친환경 물질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소보다 최대 1만2,400배 지구온난화에 악영향을 끼치는 사실이 알려지며 국제사회는 HFCs 배출문제를 적극논의하기 시작했으며 2016년 HFCs 감축을 목표로 하는 ‘키갈리 개정서’를 채택했다.

이에 따라 한국도 2045년까지 HFCs 생산 및 소비량을 2020~2022년 평균 대비 80% 감축해야 하는 국제적 의무를 가지게 됐다. 한국은 세계 5위의 냉동공조기기 생산국이며 국내 유통제품 중 95% 이상이 HFCs 또는 이전 냉매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감축책임이 매우 크다.

 


하지만 한국정부 대응은 주요국대비 크게 뒤처진 상황이다. 우선 한국은 키갈리개정서를 의무 시행 1년 전인 2023년에야 비준했으며 이는 개정서상 같은 개발도상국 그룹에 속하는 중국보다도 2년 늦다.

 

다른 OECD 국가들은 한발 일찍 개정서를 비준한 후 관련 법령을 제정하고 규제를 실시해왔다. 특히 유럽연합은 개정서가 비준되기 10년 전부터 HFCs감축을 선제적으로 추진했으며 2009년부터 HFCs 소비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한국은 2022년기준 HFCs 배출량이 2018년대비 40%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시기 국내 총 온실가스 배출량이 7.6%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지는 상승세다.

 

국내 냉매 회수·폐기 비율 1% 이하⋯ 사실상 방치
지난해 9월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산정기준이 갱신되면서 기존 2종만 포함되던 HFCs가 새롭게 29종으로 확대됐다. HFCs 대부분이 공식통계에 뒤늦게 추가되면서 그동안 모르고 지나쳐온 2,000만톤(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의 배출량이 추가로 발견됐다.

 

재산정 결과 2021년 HFCs 배출량은 기존의 4배로 늘어나 농축수산업 전체 배출량과 맞먹는 수치가 됐으며 국내 온실가스 총배출량 증가분 4,470만톤 중에서도 HFCs가 절반가량(2230만톤)을 차지하게 됐다.

 

또한 HFCs는 냉매제품을 생산할 때는 물론 설치·사용·폐기과정 등에서도 조금씩 장기간 배출되기 때문에 당장 배출량이 나오지 않더라도 제품의 전체 생애주기에서 발생할 잠재배출량을 고려하는 일이 필요하다.

 

잠재배출량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향후 HFCs 배출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실제로 HFCs의 잠재배출량은 매년 일정량의 배출계수를 적용한 실제배출량보다 약 2배 많은 수치를 보인다.

 

 

박범철 기후솔루션 메탄·HFCs팀 연구원은 “현재 국내는 냉매 전주기를 통틀어 HFCs 배출을 측정하고 관리하는 체계는 부재한 실정이다”라며 “우선 현행 오존층보호법에는 HFCs의 폐기 등을 규제할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으며 냉매사용량을 신고하거나 회수해 처리 및 보고하는 등의 사항도 제품별로 각각 다른 법이 적용돼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회수 및 폐기가 이뤄지는 냉매의 비율은 전체 유통량의 1%에 불과하며 법 적용대상 역시 ‘냉동능력 20톤(20RT) 이상의 냉매 사용 기기’, ‘전자제품 및 자동차’로만 한정돼 있어 이외 제품은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자연냉매 전환·전주기 관리 시급
HFCs의 대안도 불확실한 상황으로 지난해 12월 정부가 발표한 ‘수소불화탄소 관리제도 개선방안’에는 HFCs를 GWP가 낮은 물질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물질을 사용해야 할지에 대해선 명확한 언급은 없었다.

 

현재 냉동공조업계에서는 ‘수소불화올레핀’(HFOs)이 유력한 대체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HFOs는 대기로 배출될 경우 유독성물질로 바뀌거나 비를 통해 식수를 오염시킬 위험이 있어 지속가능한 해결책으로 보기 어렵다.

 


기후솔루션은 HFCs의 실질적인 감축을 위해 △자연냉매 전환 △전주기 냉매관리체계(LRM, Lifecycle Refrigerant Management) 도입 △HFCs가 속한 불소계열 온실가스(F-gas) 통합관리법 제정 △HFCs 국가 온실가스 통계를 고도화 등을 제안했다.

 

특히 전주기 냉매관리 체계를 도입할 경우 키갈리개정서 이행과는 별도로 390억톤의 온실가스를 추가로 감축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어 시급성이 높다.

 

박범철 연구원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냉장고·에어컨 등 냉동공조기기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고 이는 다시 HFCs 배출로 이어져 기후위기를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며 “냉매 원료인 HFCs가 정작 지구온도는 높이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HFCs가 7대 온실가스 중 가장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대응을 통해 냉동공조업계의 신속하고 효율적인 HFCs 감축 및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