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에너지건축 활성화가 목전에 와있다. 10여년간 ‘유망산업’으로만 자리하던 녹색건축이 내년 공공부문 제로에너지 의무화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성화가 기대된다.
최근 기후변화를 넘어선 전 지구적 기후위기와 모든 산업분야를 강타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물결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현시점이 작게는 국가경제·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크게는 인류의 지속가능성 확보의 기로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이와 같은 거시적 흐름에 대응한 방법론으로 스마트시티, 도시재생, 녹색건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전담하는 주무부처로서 최근 스마트시티 종합계획, 녹색건축 기본계획 등을 발표하는 한편 신규·기존·노후도시 스마트시티화,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부에서 관련분야를 총괄하고 있는 안충환 국토도시실장을 만나 정책방향과 비전, 구체적인 사업내용을 들었다.
■ 국토도시분야 주요정책 방향은
‘전 국민이 골고루 잘사는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토 균형발전과 국민안전 확보에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도시재생, 혁신성장 등의 성과 가시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먼저 지역의 자립과 혁신을 지원하는 균형 잡힌 포용국토를 조성할 방침이다. 새만금, 행복도시, 혁신도시 등 주요 성장거점을 지속 조성하고 도시첨단 산업단지 등 기존 정책 확산과 캠퍼스 혁신파크 등 새로운 정책을 통해 지역의 혁신성장 선도사업을 육성한다.
또한 안전한 국토조성을 위해 정책역량을 집중한다. 화재·지진에 대비한 건축물 안전기준 강화 및 기존 건축물 성능보강을 추진하고 노후건축물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체감도 제고도 핵심목표로 추진한다. 올해는 사업선정 시 활성화계획을 함께 승인하는 방식을 통해 22곳을 조기에 선정했다. 2017년 68곳, 2018년 99곳을 선정한데 이어 올해 22곳이 선정되는 등 총 189곳의 현장밀착형 사업관리체계 도입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제고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국토도시분야 혁신성장도 적극 지원한다. 스마트시티 선도모델(세종·부산)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민간기업·지자체·대학 등의 창의적 아이디어 적용이 가능한 챌린지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제로에너지건축 확산을 위해 건축물 유형별로 별도 전략을 마련해 추진한다.
끝으로 미래 여건변화에 대응한 국토전략을 마련하고 국내 국토도시분야 품격을 제고한다. 제5차 국토종합계획을 통해 2020~2040년까지 미래 국토비전을 제시하고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해소, 공공건축물 디자인 개선 등을 통해 품격있는 생활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러한 정책들로 변화를 만들어내고 국민들이 이를 체감할 수 있도록 부처간 협업을 강화해 정책시너지를 제고할 방침이다. 토크콘서트 등 국민과 소통을 통해 다방면으로 적극적인 혁신을 해나갈 것이다.
■ 주요 예산사업은
국토부는 균형발전, 혁신성장 지원, 안전 확보에 중점을 두고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우선 국토부는 2020년 예산을 △안전(노후 SOC 유지보수, 재난대응) △교통서비스(대도시권 교통혼잡 및 사각지대 해소) △균형발전(간선 교통망 확충 및 도시재생 확대) △혁신성장(혁신성장 투자와 일자리 창출기반 조성) △주거안전망(주거 취약계층의 여건개선 지원)에 중점을 두고 편성했다.
이중 국토도시실은 안전, 균형발전, 혁신성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분야의 투자를 확대하고 신규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균형발전 성장거점을 지원하고 도시재생 투자를 확대한다. 새만금개발공사 설립지원, 혁신도시 시즌2을 위한 정주여건 개선 등 주요 성장거점 조성사업을 확대하고 지역발전투자협약*과 같은 신규사업을 통해 지역발전을 지원한다.
도시재생부문은 사업의 체감도를 높이고 추진을 본격화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한다. 지속적인 생활SOC 공급을 통해 노후도심지를 개선하고 주민 삶의 질을 향상할 방침이다.
또한 혁신성장을 위해 도시첨단 산업단지를 확대하고 캠퍼스 혁신파크와 같은 새로운 산업입지 방식의 추진을 통해 새로운 산업환경에 맞는 공간을 조성한다. 특히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와 수소 시범도시사업 등을 통해 도시혁신을 주도하고 제로에너지건축과 같은 건축분야 혁신도 추진한다.
안전부문 역시 지속적으로 강화된다. 내년 4월 ‘주요건축물 화재성능보강 의무화’에 따른 건축물 화재안전성능보강 지원사업 확대, 노후건축물 유지관리 등 건축안전 확보, 하천시설의 관리계획 수립 및 유지관리 등 홍수안전 확보 등을 추진한다.
*지역발전투자협약: 지자체와 중앙정부 간 협약을 통해 다부처 협업사업을 지자체에 지원하는 방식. 이전에는 부처별 칸막이식으로 공급되던 것에 비해 부처간 장벽을 허문 사례.
■ 녹색건축부문 특화사업은
녹색건축 관련 주요사업으로는 △제로에너지건축 신산업육성 사업 △그린리모델링 활성화 사업 △건축물 온실가스 및 에너지절감사업 활성화 사업 등이 중점 추진된다.
제로에너지건축 신산업육성 사업에서는 2020년 도입되는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의 차질없는 이행 등을 위한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 고도화 및 관련 기술지원 등을 추진한다.
그린리모델링 지원사업은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성능 향상사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공사비 이자 지원사업 등으로 구성된다.
건축물 온실가스 및 에너지 절감사업에서는 국민 거주환경 개선 및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건축에너지성능기준 등을 고도화하는 한편 녹색건축 저변확대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 녹색건축 기본계획의 성과와 개선방향은
제1차 녹색건축 기본계획(2014~2019년)으로 건축물 에너지절약 설계기준의 단계적 강화 등을 추진한 바 있다. 현재는 패시브건축 수준으로 강화된 상태이며 녹색건축물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신축건물의 단열기준은 △2008년 0.47W/㎡K △2010년 0.36W/㎡K(23%↑) △2012년 0.27W/㎡K(25%↑) △2015년 0.21W/㎡K(22%↑) △2017년 0.15W/㎡K(29%↑) 등으로 강화됐다.
시범사업은 △단독주택(9개 단지 약 1,400호 완료‧추진 중) △공동주택(3개 단지 약 2,400호 추진 중) △지구단위(2개 지구 약 1만호 추진 중) 등으로 구분해 진행됐다.
또한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효율화 유도를 위해 그린리모델링 이자지원사업을 2014년 새롭게 실시했으며 녹색건축물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교육도 시행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녹색건축에 대한 국민인지도가 2013년 45%에서 2018년 72%로 27%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될 제2차 녹색건축 기본계획은 제로에너지 의무화를 위한 지원체계 구축 등 녹색건축 본격화를 위한 과제로 구성된다.
지난해부터 실시한 제1차 녹색건축 기본계획의 성과평가를 바탕으로 전문가 워킹그룹 및 대국민 정책제안 공모전을 통해 상향식(Bottom-up)으로 계획수립 체계를 구축하고 운영 중이다.
특히 2020년 공공, 2025년 민간부문으로 확대되는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기존 건축물의 성능개선, 효율적 에너지운영·관리 활성화 등의 과제로 구성할 계획이다.
■ 제로에너지 의무화 실현가능성에 우려가 많은데
다양한 유형의 시범사업을 추진해 제로에너지 의무화가 원활히 시행될 수 있게 하고 11월 개최 예정인 녹색건축한마당과 같은 행사를 통해 홍보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지난 6월 ‘제로에너지건축 보급 확산방안’을 발표하고 2020년 연면적 1,000㎡ 이상 공공건축물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500㎡ 이상 모든 건축물에 대한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는 2020년 중소규모 건축물(500~3,000㎡)부터 적용할 계획이었으나 상대적으로 추가 공사비 부담이 적고 제도 도입의 파급력이 큰 중대형 공공건축물(1,000㎡ 이상)부터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상을 수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성능향상‧비용절감 등을 위한 R&D를 실시하고 단독주택‧공동주택‧지구단위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유형의 시범사업을 추진해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에 대한 시장의 적응력을 높일 계획이다.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켜 국가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절감은 물론 기술개발 및 시장확대, 일자리 창출 등 관련산업 활성화를 유도해 나갈 것이다.
한편 국토부는 녹색건축관련 다양한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LH‧한국감정원‧한국에너지공단 등 유관기관과 함께 올해로 9번째 개최하는 녹색건축한마당이 있다. 11월27일부터 4일간 COEX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 등 녹색건축 관련 다양한 정책을 국민들에게 알릴 계획이니 많은 관심을 바란다.
■ 기존 건축물 에너지성능개선이 난제인데
기존 건축물 에너지성능 향상을 위해 그린리모델링사업이 확대된다. 국토부는 기존 노후 건축물의 단열강화, 창호교체 등을 위한 그린리모델링사업 유도를 위해 공공 사업계획 지원, 민간 이자지원 등의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 신용카드사와 제휴한 이자지원사업 등 지원방식이 다각화된다. 또한 도시재생사업 등 다른 국책사업 등과의 연계와 같이 다양한 기존건축물 에너지성능 개선사업을 확산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그간 지원사업 등을 통해 축적된 요소기술 확산, 다양한 연구개발 및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건축물 에너지절감사업과 관련한 경제성 향상도 선도할 방침이다.
■ 녹색건축제도가 운영단계까지 관리하지 않아 건축물의 성능유지가 어려운데
에너지성능 관련인증을 취득한 건축물의 성능유지 여부에 대한 실태점검을 시행하고 정기점검의무화 등 제도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관련법령에서는 녹색건축물인증,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인증 등을 획득한 건축물에 대해서는 인증 운영기관이 성능점검 및 유지관리 실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기존 건축물은 소유자, 거주자 등 에너지성능관리에 대한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대수선, 용도변경 등을 통해 에너지성능이 변경돼 체계적인 관리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관련인증 등을 획득한 건축물의 성능유지 여부에 대한 실태점검을 확대하고 이를 토대로 정기점검을 강화하는 제도개선을 검토해 추진할 예정이다.
■ 스마트시티는 녹색건축에도 기회다. 접목계획은
스마트시티를 에너지관련 다양한 정책들을 적용하는 테스트베드로 조성하고 새로운 산업육성 플랫폼이 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스마트시티는 기후변화 등 각종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수단이다. 즉 도시를 구성‧운영하는 핵심자원인 에너지부문은 스마트시티의 필수요소다.
이에 따라 국토부‧산업부 등 유관부처를 중심으로 스마트그리드 도입,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 제로에너지건축물 확산 등 에너지와 관련된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2곳(세종‧부산)은 에너지분야의 스마트기술‧서비스를 총 집약해 각 정책들을 적용해보는 테스트베드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스마트시티가 ‘4차 산업혁명의 각종 혁신기술들을 활용해 시민들의 삶의 질과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신도시‧기존도시 등 도시별 성장단계와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스마트시티를 조성해 시민 모두에게 더 나은 삶을 보장하는 ‘삶의 터전’이자 혁신기술‧서비스를 적용하는 ‘4차 산업혁명의 터전’이 되도록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한 녹색건축 활성화방안은
도시재생뉴딜 선정 시 주거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주택 에너지성능을 강화하는 사업에 가점을 부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연계해 지원 중이다.
정부는 현재 200여개의 도시재생뉴딜 사업지구를 지정하고 도시재생 지원센터 190곳을 설립했다. 지원센터는 주민과 함께 지역의 유무형 자산을 활용해 관광‧문화‧상권‧주거‧복지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도시재생 뉴딜사업 지역에 공원·도서관·체육·문화시설 등 주민편의시설이 본격 공급되기 시작한다. 그간 50개 시설이 착공되고 5개 시설이 이미 이용되기 시작했다.
또한 사업이 본격적으로 착수되는 사업지는 연내 120개 지구를 넘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총 200개 시설이 착공되고 50개 이상의 시설이 준공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도시재생 뉴딜사업 추진과정에서 녹색건축물 확산이 도시재생에 중요한 기법 중 하나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한 가점제도 부여 등 다양한 뉴딜사업 모델발굴 등을 추진 중이다.
■ 건축자재 중심의 화재안전기준 강화가 녹색건축에 장애라는 지적이 있는데
건축자재는 건축물 화재성능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기준강화는 불가피하다. 다만 실대형 시험방법 도입 등 업계부담을 경감하는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현장에서의 작업이 건축물의 품질을 좌우하는 콘크리트 타설과 같은 여타 공종과 달리 외부 마감재료는 공장에서 제작한 자재를 현장에서 조합해 시공하는 방식이어서 자재 자체의 성능이 중요하다.
다만 현재 시험방법이 소형샘플로 평가하는 방식이어서 생산된 제품이 아닌 소재성능에 따라 화재안전성능이 달라진다. 이에 따라 일부업계에서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국토부는 ‘소재와 제품의 성능’부터 ‘시공방법’까지 종합적인 평가가 이뤄질 수 있는 실대형 시험방법을 도입할 계획이다. 건축물 외부 마감재료에 대한 실대형 시험방법은 전문가, 관계기관 및 업계와 논의를 통해 개발하고 있다.
■ 시공품질도 안전에 중요요소인데
부실시공 방지를 위해 시공자 및 감리자의 역할강화를 추진한다. 시공자에게는 실대형시험의 성적서에 첨부된 시방서와 동일하게 시공토록 의무를 부여할 계획이며 감리자는 시방서대로 시공되는지 확인·검토하도록 관련제도를 정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건축자재 품질인정제도’를 도입해 건축자재 전문 점검기관이 실제 시공현장에서 시방서와 동일하게 시공되고 있는지 등을 연중 내내 불시 점검할 계획이다. 이를 위반한 자에 대해서는 행정 및 형사제재 조치를 취하는 방안도 전문가, 관계기관 및 업계와 논의하고 있다.
■ 곧 기계설비기본법이 마련되는데
기계설비법은 설계, 시공, 유지관리까지 기계설비의 체계적인 관리를 가능케 하는 법으로 정부가 중점사업으로 추진하는 제로에너지건축물의 생애주기 관리와 부합성이 높다. 이에 따라 제로에너지건축 성능확보 및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패시브(건축)·액티브(설비) 기술을 비롯해 신재생에너지기술, 에너지관리시스템(BEMS)기술을 통해 제로에너지건축 확산에 기여할 전망이다.
기계설비산업은 거주공간 등에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통해 연매출 36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계설비산업의 육성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국토부는 앞으로 기계설비 관련 R&D 등을 추진할 예정인 만큼 업계의 지속적인 관심을 바란다.
지난해 3월 기계설비기본법이 제정되고 국내에서도 기계설비에 대한 인식이 전환되는 시점이다. 국토부에서는 제로에너지건축 구현 등을 위한 제도적 지원 및 R&D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업계에서도 제로에너지건축이 국내시장에 경제성을 갖고 실효적으로 조기정착할 수 있도록 국토부가 추진하는 기술개발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 협력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