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폴리우레탄폼 단열재 원료가 폭등하고 있지만 건설사 등 수요처에서 인상분 반영을 거부하고 있어 업계의 타격이 예상된다.
폴리우레탄의 주원료인 MDI(Methylene diphenyl diisocyanate) 가격은 수급동향에 따라 가격이 민감하게 변동되는 원료다. 이러한 MDI 가격이 지난해 말 상승조짐을 보이다 최근 폭등하고 있다.
이번 가격폭등의 원인은 지난해 말 MDI 주요 생산국인 미국에 위치한 독일의 글로벌기업 코베스트로 공장의 설비문제로 시작됐다. 이후 코로나19에 따른 물류대란, 바스프 공장보수 계획 영향 등을 받으며 가격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결정적으로 올해 2월 초 텍사스의 유례없는 한파와 폭설이 발생해 이곳에 있는 바스프, 헌츠만, 코베스트로, 다우 등의 공장가동이 중단되며 모든 공장이 공급불가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 유럽에 공급이 부족하게 되면서 MDI 가격이 폭등했다. MDI의 평균가격은 2,050달러/t에서 올해 1분기 4,100달러/Ton로 100% 인상됐다.
키움증권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텍사스 현지 일부공장이 최근 재가동을 시작했지만 전면적인 재가동은 지연되고 있어 이러한 여파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공급과잉·최저가 입찰, '손실 증폭'
현재 경질폴리우레탄폼 단열재는 생산능력(Capa)대비 수요가 26%에 불과한 대표적인 공급과잉시장이다. 이에 따라 생산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겨격으로 과잉경쟁이 일어나고 있으며 건설경기 부양책 부재로 인한 프로젝트 현장 감소가 이러한 경향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건설사의 최저가 입찰에 따른 저가수주 현장이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자재업계가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건설사는 기 계약분에 대한 계약이행 만을 요구할 뿐 원료가 폭등에 따른 인상분 반영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폴리우레탄산업협회(회장 최재호)의 관계자는 “회원사의 존립이 문제가 돼 건설사에 호소의 협조공문을 발송해 협력업체와의 상생의 필요성을 읍소하고 있다”라며 “산업계는 최근 개정된 건축법에 따라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해보지 않은 ‘심재 준불연 폴리우레탄’을 연내에 개발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 누적적자에 대한 손익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어 그야말로 기업 존폐의 위기에 놓여있다”고 토로했다.
우레탄협회는 5일 각 건설사 구매업무담당자에게 ‘경질폴리우레탄폼 단열재 계약단가 조정요청’ 공문을 발송할 계획이다.
공문에는 경질폴리우레탄폼 단열재의 원료가격이 100% 인상됐다는 내용을 포함한 업계의 어려움을 양해해 달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레탄협회는 공문을 통해 “건설사와의 계약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약속”이라며 “그러나 감내할 수 있는 정도를 초과한 상황이어서 기업경영의 존폐위기에 까지 몰려있는 상황이므로 상생이 미덕인 협력업체의 상황에 귀기울여 기업이 고사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