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웨이가 한국 데이터센터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 데이터센터산업 발전의 견인 요소로 △친환경 △스마트 △안전성 △고효율 등을 꼽으며 데이터센터의 디지털전환과 글로벌 탄소중립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화웨이는 지난 4월6일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Huawei Korea IDC Summit 2023’을 개최하고 ‘Power the green future’를 주제로 부스 전시와 어젠다 세팅을 동시에 진행했다. 신제품 홍보에 그치지 않고 한국 시장과 정부 요구에 선제 대응하는 맞춤형 기업임을 입증해 경쟁 우위를 점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반공개 초청행사임에도 200여명이 넘는 관계자들이 성황을 이뤘을 뿐만 아니라 화웨이가 제시하는 비전에 집중했다.
지난해에 이어 2회째를 맞은 올해 행사는 화웨이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데이터센터 관련 기술 개발과 시장 확보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데이터센터산업 육성의 필요성은 2015년 전후로 제시돼왔고 팬데믹과 포스트코로나의 도래가 시계를 앞당겼다. 수요 급증 때문이다. 여기에 골든타임을 알리는 이상기후는 탄소중립(Net Zero by 2050)이 세계 공통의 과제임을 실감케 한다. 막대한 에너지원을 필요로 하는 ‘24시간 365일 풀가동’ 데이터센터가 양적 팽창만큼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서비스 안정성 강화 방안’에 따르면 데이터센터의 구축 및 운용, 유지관리 전반에 걸쳐 기준이 강화된다. 당위성을 이해하면서도 규제 강화는 업계의 부담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화웨이 서밋은 시의적절했다는 평가다.
‘Power the green future’ - Huawei Korea IDC Summit 2023
친원(Qinwen) 한국화웨이 디지털파워사업 부서장은 환영사를 통해 ”최근 발표된 화웨이의 재무보고에 따르면 2022년도 매출액은 123조원으로 이중디지털파워사업부의 매출액은 9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 60% 이상 증가했다“라며 ”화웨이의 R&D비출은 기업 전체매출액의 25.1%인 31조원에 달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화웨이의 디지털파워사업부는 현재 데이터센터, 태양광, 인버터, 전기차충전시스템 등에서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말 화웨이의 친환경 솔루션으로 생산된 에너지발전량은 6,951억kWh에 이르며 195억kWh의 전력을 절감했다. 이를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하면 3억4,00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효과로 전 세계적으로 4억7,000만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와 맞먹는다.
친원 부서장은 “글로벌 데이터센터업계는 복잡한 건축과정, 주기단축 어려움, 확장 유연성 부족, 운영 및 유지관리측면에서 저효율, 높은 에너지소비량, 리튬배터리의 안전성 등의 문제가 있어 왔다”라며 “화웨이는 친환경 스마트함, 안전성, 고효율이 미래 데이터센터산업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디지털경제를 선도하는 한국에는 현재 180여개가 넘는 데이터센터가 건설되고 있으며 이는 평균 연간 성장률이 24%에 달한다.
친원 부서장은 “한국화웨이는 지속적으로 강점을 살려 대형 데이터센터는 물론 중소형 데이터센터업계 심 전력공급등 3대 시나리오에 대한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구비해 나갈 것”이라며 “건축 에너지사용, 영 및 유지보수 전 과정에서저탄소화, 스마트한 솔루션, 고효율 고안정성을 기반으로 한 전력공급을 보장할 것이며 파트너사가 더욱 쉽고 효율적으로 세일즈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친원 부서장은 “오늘 행사에는 데이터센터산업의 발전 동향과 기술응용방향에 대한 심도있는 토론세션이 예정돼 있다”라며 “한국 데이터센터산업의 미래장향적이며 지속가능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첫 발표는 송준화 한국데이터센터에너지효율협회(KDCEA) 사무국장이 ‘한국 데이터센터 동향 및 국내 정책’을 주제로 발표했다.
데이터센터는 ICT 장비를 건물·공간에 집적시키고 IT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장비를 통합·관리해 24시간 365일 무중단·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현재 국내에 약 36개 정도의 센터가 구축·운영되고 있다. 구축 중이거나 확장 중인 센터들을 모두 합쳤을 때 올해말 기준 40개, 540MW 정도 예상된다. 해외에 비하면 시장 규모가 크지 않지만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34개 이상 신규 프로젝트가 추진 중으로 2027년이 되면 약 74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3배에 가까운 어마어마한 공급량이 시장에 들어오게 된다.
송 국장은 “왜 이렇게 증가하는 것일까? 전기요금이 싸서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은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한 나라 중 하나로 기업도 개인도 IT서비스에 대한 친화적 이용률이 높으며 무엇보다 클라우드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기업들의 클라우드 이용률은 해외 기업에 비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그래서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잠재력이 높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전력 개통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5MW 이상급 신규 데이터센터에 대한 전력 공급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이 마련됐다.
송 국장은 “물론 데이터센터의 지방분산은 장기적으로 필요하지만 지방으로 가기 위해서 전기뿐만아니라 네트워크 인프라 확충이 필요한데 정책에선 이 부분이 빠져 있다”라며 “지속적으로 건의해 데이터센터 구축 활성화를 추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송 국장은 특히 “최근 ‘데이터센터에서 전자파가 발생한다, 냉각탑 분출 연기가 인체에 해롭다’ 등 일반의 오해가 많이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라며 “ESG측면의 인식개선 활동이 필요하며 데이터센터의 급증으로 전력사용량도 증가할 수밖에 없어 사용되는 일일 탄소배출량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데이터센터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계속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 사무국장은 “디지털 서비스 안정성 강화 방안 발표로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여러가지 변수들이 생기는 상황에서 협회는 관련 의견을 모아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니 많은 의견 전달 바란다”고 요청했다.
두 번째 발표는 ‘Digital Transformation of DC Business, beyond BMS & DCIM’을 주제로 조창희 어니언소프트웨어 대표가 나섰다. 조 대표는 “데이터센터는 디지털전환 사회로 이행하는 데 핵심적인 기반시설이지만 정작 데이터센터 운영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간과돼 왔다”라며 싱가포르 등 해외 프로젝트 경험을 토대로 IT 솔루션을 통한 △커미셔닝 △모바일 접근성 △데이터 품질 향상 등 7가지 측면의 디지털전환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가 ‘LFP(리튬인산철) 및 삼원계 리튬이온 이차전지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이차전지 발전사 △LFP를 선언한 테슬라의 마스터플랜 △전고체·삼원계·LFP의 장단점 등을 종합 고찰하고 전고체가 리튬보다 안전하다는 정부 판단에 우려를 표명했다.
끝으로 박성희 이피코리아 전무가 ‘친환경 데이터센터 수배전 솔루션-Power POD’를 소개했다. 발표 후엔 유병오 한국화웨이 부장이 ‘화웨이 데이터센터 솔루션(Fusion DC)’을 직접 소개했다.
이피코리아는 데이터센터 무정전 전원장치 및 공조 인프라설비 전문기업으로 이 자리에서 데이터센터 실내 전원공급 및 배전 시스템인 ‘Power POD’를 선보였다. 저압배전에서 피더까지 전력공급 라인을 통합해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MW 레벨의 통합된 전원공급 및 분배, 백업 솔루션을 제공하는 Power POD는 고밀도의 부품들이 통합된 디자인으로 △부스바 사전 제작 △엔지니어링 리소스 절감 △운송의 편의성 증대 △설치기간 단축 등의 이점이 있다.
대미에 패널 토의가 진행됐다. ‘그린 데이터센터의 지속가능한 발전 교류 방안’이라는 주제로 이응용 한국화웨이 상무가 좌장을 맡았다. 발표자들과 함께 조병규 한일엠이씨(HIMEC) 본부장과 김상곤 KT CLoud 상무가 단상에 올랐다. 대표적인 설계사와 기간시설 사업자가 말하는 데이터센터 발전 동향, 최근 과기정통부 대책에 관한 입장 등을 들을 수 있었다.
김상호 KT 클라우드 사업담당 상무는 “KT는 IDC사업을 시작한 지 20여년이 좀 넘었으며 지난해 4월1일 KT에서 IDC와 클라우드사업을 분사해 KT 클라우드가 출범했다”라며 “지난해 매출액 5,500억원을 올렸으며 2025년까지 1조원 정도의 회사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최고 수준의 DX 인프라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이어 “매년 외주조사기관을 통한 시장분석 결과를 보면 국내 IDC시장은 연평균 15% 정도 성장을 이어 가고있으며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KT는 여러 개의 IDC를 하나로 묶어서 관리할 수 있는 one IDC 네트워크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으로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병규 한일엠이씨 본부장은 “한일엠이씨는 기계, 전기, 소방 등 토털 솔루션으로 설계하고 있는 기업으로 설립한지 60여년이 됐다”라며 “최근 한국 데이터센터 활발하게 설계가 이뤄지고 있는데 현재 약 30여개를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본부장은 “지금 설계되고 있는 대부분의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서 준비되고 있다”라며 “가장 어려운 부분이 공간을줄이는 부분이 가장 어렵다”고 밝혔다.
송준화 KDCEA 국장은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에너지 규제 또는 데이터센터 인센티브는 현재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이나 유럽의 경우 데이터센터의 전력요금을 삭감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목표치를 달성하는 경우 탄소세를 면제해 주고 있고 있다”고 밝혔다.
송 국장은 이어 “국내의 경우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을 개선해도 어떠한 혜택이나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가 운영되고있지 않다”라며 “싱가포르도 PUE나 여러 팩터를 고려해 데이터센터을 평가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비슷한 제도 도입을 지속해서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창희 이온시스템 대표는 “싱가포르는 진보된 데이터센터 국가 규정을 갖고 있으며 데이터센터의 특성을 살려 PUE라든지 칠러의 효율성, UPS의 효율성을 25%, 50%, 75%, 100% 부하에 따라 별도로 측정하고 있어 신규 데이터센터에는 불리한 측면이 있다”라며 “사실 우리가 측정하는 PUE 1.3, 1.4 데이터센터의 경우 실제로는 처음 가동하면 2.0이 넘어 데이터센터 단계별로 평가하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는 PUE를 가지고 혜택을 데이터센터 사업자에게 준다면 그런 부분을 고려해야 하면 단순히 1.3이돼야 한다는 것은 안된다”라며 “PUE가 1.5가 나오더라도 데이터센터의 부하율이 얼마인지를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한다”고 밝혔다.
김상호 상무는 “단기적으로 필요한 데이터센터 수요를 감안해 수도권에 부지를 확보한 상태이며 IDC사업자 입장에서는땅값이 원가에서 중요한 부분”이라며 “IDC구축을 위해 공사비가 일반 건물에 비해 비싸지만 지역으로 가는 것은 부담스러운 리스트가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