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자재는 독일 Komfovent사의 환기제품을 수입해 현장시공까지 담당하는 환기설비 전문시공기업이다. 또한 하자없는 집을 만들기 위한 자재 수입 및 유통과 연구개발 등을 수없이 시행하고 있다. 주로 취급하는 열회수형 환기장치를 통해 한국패시브건축협회와 공동으로 패시브하우스 관련 세미나를 비롯해 연구 개발 등에 적극 협업하고 있다. 수많은 패시브하우스 설비시공경험을 갖고 있는 정광호 잡자재 대표를 만나 패시브하우스 구현 시 기계환기 중요성, 열회수형 환기장치 필요성, 패시브 구현에 효과적인 기계환기모델 등에 대해 들어봤다.
■ 기계환기가 필요한 이유는
건축 자재의 성능 향상과 시공기술 발전으로 건축물의 기밀성능이 높아짐에 따라 집은 닫힌 공간이 돼가고 있다. 호흡시 날숨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4만ppm으로 성인 2명이 닫혀 있는 방에서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할 경우 실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5,000ppm에 육박한다.(방의 체적: 4m(가로)*4m(세로)*2.5m(높이)=40m³) 이는 위생학적 한계치로 호흡이 빨라지고 두통과 메스꺼움을 느낄 수 있는 수준이다. 물론 실제의 방은 완벽한 밀실이 아니라 상기와 같은 수치에 도달하지는 않는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체적으로 실측한 결과 약 2,000~4,000ppm 정도가 일반적이었다.
이 역시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치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이산화탄소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환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바로 기계환기다.
■ 패시브 요소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열회수형 환기장치는
패시브하우스는 일반적인 주택대비 잠열부하 비율이 높아 쾌적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습도회수율이 높은 환기장치가 적합하다. 이에 따라 냉방전열교환효율이 80%대에 이르는 Komfovent사의 Domekt R450 모델이 가장 많이 쓰이고 있다.
■ 전열교환기 활성화 방안은
미세먼지로 인해 공기청정기의 알람등에 빨간불이 들어오면 경각심을 가지고 원인을 찾으려한다. 호흡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미세먼지보다 인체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전열교환기가 설치된 곳에 이산화탄소 측정기를 설치해 환기의 중요성을 인식하는게 활성화를 위한 첫걸음이 아닐까 싶다.
■ 환기설비 시공 시 생길 수 있는 문제는
겨울철 CD관을 통한 습기의 이동으로 발생하는 결로하자를 들 수 있다. 겨울철 낮은 외기에 노출되는 인터폰과 외부등, 계량기함 등은 실내 양압으로 인한 누기와 수증기 분압차로 인한 습기 이동으로 인해 손쉽게 결로하자가 발생한다.
이러한 하자를 막기 위해 현장에서는 우레탄폼으로 CD관을 막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레탄폼은 후발포로 인해 추후 배관을 교체하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잡자재는 이러한 하자를 사전에 방지하고 추후 배선 교체시 탈착이 쉽도록 국내 CD관 규격에 맞춰 실리콘 타입의 캡을 자체적으로 제작, 유통하고 있다.
자체 제작한 ‘기밀이 캡형’은 단순히 결로하자만 방지하는 것이 아니라 CD관을 통한 세대간 소음과 냄새의 이동도 막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배관 관통 부위 하자방지 기밀이 패드형인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 건축물에는 하‧오수관, 통기관, 후드 배출관 등 불가피하게 배관이 관통되는 부위가 많다. 작은 틈이라고 신경쓰지 않고 넘어갈 경우 누수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정성껏 테이핑작업을 한다고 해도 의미없는 작업의 연속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실리콘 패드를 활용해 배관 주변을 손쉽게 막을 수 있는 기밀자재를 자체적으로 제작했다.
패시브하우스 전용 복사냉난방시스템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건축자재뿐만 아니라 유럽 Komfovent사의 환기장치와 히트펌프 그리고 온돌이라는 우리나라 고유 건축환경을 활용한 복사냉난방장치를 연구, 개발해 패시브하우스 전용 통합설비 시스템을 상용화했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시스템을 297m²(90평) 면적의 패시브하우스에 적용해 지난 2022년 8월15일부터 8월22일까지 실내외 온습도를 측정했다. 실내온도는 24.5℃를 일정하게 유지했으며 습도 또한 55% 안팎을 유지했다. 실내습도에 변동폭이 없지는 않지만 거의 항온항습이라고 볼 수 있다. 297m²(90평) 면적 패시브하우스에 냉방 및 제습에 소비된 전력은 8월 한달간 386kWh였다.
■ 결로‧곰팡이, 압손실 등에 대한 문제 해결방안은
결로로 인한 문제를 가장 흔하게 지적할 수 있다. 이 경우 사실 근본적으로 기계환기설비 자체를 바꾸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여름과 겨울철 각각 효율을 고려했을 때 북쪽 코너가 안전하다.
압손실은 그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또 다른 문제다. 압손실로 인한 풍량부족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대해 건축사사무소의 인식이 필요하며 건축주(소유주)의 인식 전환 역시 수반돼야 한다. 또한 환기량 기준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패시브하우스는 33m²(10평)짜리 냉난방기로 330m²(100평) 규모를 냉난방할 수 있을 정도로 일반적인 집에 비해 냉난방부하가 현저하게 낮다. 이렇게 건물의 성능이 다르지만 적용되는 설비시스템은 동일한 실정으로 패시브하우스를 위한 고효율 설비시스템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오는 2025년 전면 제로에너지건축이라는 방향성에 걸맞는 고효율 설비시스템 연구개발을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