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 글로벌 HVAC시장에서 놀라운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4월3일 LG전자는 미국에 히트펌프공장 건립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다만 생산규모, 투자액 등은 공식적인 언급이 없었으며 국내 LG전자 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계획이었습니다.
LG전자는 국내 최대 히트펌프기업이자 글로벌기업입니다. 시스템에어컨을 바탕으로 상업용 히트펌프분야에서는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최근 유럽에서 가정용 히트펌프시장이 확대되면서 유럽 히트펌프시장에 대응한 R290냉매를 적용한 신제품까지 출시하며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히트펌프를 적용한 퍼내스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LG전자가 히트펌프시장 확대를 위해 미국공장 건립은 당연한 수순처럼 보입니다.
여기에 글로벌 캐리어가 120억유로의 현금과 주식거래를 통해 Viessmann Group의 가장 큰 부문인 Viessmann Climate Solutions를 인수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그동안 글로벌 캐리어는 HVAC분야 중 빌딩용 대형 냉동기 등 중앙공조시장에서 강자였으며 소방, 제어분야 사업을 확대한 BIS사업에서 경쟁력이 있는 기업인데 사실상 가정용 보일러, 히트펌프 등 중·상업용시장에서 강점을 지닌 비스만을 인수한 것입니다.
비스만은 유럽의 에너지전환을 선도하는 기업이자 바일란트, 보쉬 등과 함께 유럽을 대표하는 에너지기기기업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수열에너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롯데월드타워의 수열 활용 기기인 히트펌프가 바로 비스만의 제품입니다. 반면 Viessmann Group은 매각대금을 활용해 냉동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번 인수가 유럽은 물론 글로벌 히트펌프시장 동향에 어떻게 작용할지 짐작이 안 갈 정도입니다. 파급력은 확실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히트펌프는 유럽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전환의 핵심기기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히트펌프에 사용되는 전력이 신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력이어야만 에너지전환의 핵심기기가 될 수 있습니다.
히트펌프는 공기열원, 지열, 태양열, 수열 등 다양한 열원과 융복합할 수 있는 에너지기기이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제약조건이 많습니다. 이러한 제약조건은 히트펌프시장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 제로에너지빌딩 실현을 앞당길 수 있는 히트펌프와 융복합할 수 있는 열원을 확대할 수 있는 정책 수립이 시급합니다. 이 정책이 바로 RHO 의무화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