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서는 어쩌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옛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불과 몇 개월 전이지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회적 거리두기도, 매일 발표되던 확진자도, 실내‧외 마스크 의무착용도 사라진 지금 감염병의 공포가 잊혀져 가는 듯합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합니다. 감염병 확산으로 기업들은 오히려 수혜를 본 곳이 많았지만 반대로 약자일수록 피해는 더 컸습니다. 특히 가장 큰 피해를 본 계층은 영세 소상공인들이었습니다. 매스컴에 등장하는 전문가들은 사실상 영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희생으로 코로나19 팬데믹 경제위기를 극복한게 아니냐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코로나19 핵심 전파경로는 다중이용시설이었습니다. 음식점, 카페, 콜센터, 사무실 등 밀접접촉이 장시간 일어날 수 있으며 대화나 섭취 과정에서 비말이 다량 비산될 수 있는 밀접, 밀집, 밀폐 등 3밀(密) 조건을 갖춘 공간입니다.
보건‧의료‧사회학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지의 감염병이 확산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합니다. 기후변화와 인간 활동영역 확대로 자연에 묻혀 인간에게 도달하지 않았던 셀 수 없는 종류의 바이러스가 서서히 접촉면을 넓혀가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실제로 코로나19도 마찬가지 사례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또다시 모종의 바이러스 팬데믹이 발생한다면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와 같은 확산을 반복해서는 안됩니다. 삶이 팍팍한데 또다시 소상공인에게 똑같은 희생을 강요해서도 안됩니다.
만약 과거 팬데믹 당시 다중이용시설의 실내공기관리 체계가 갖춰졌더라면 굳이 영업제한을 명령하지 않았더라도 감염병의 관리가 가능했을지도 모릅니다. 2021년말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시간당 공기교환율 2.5회를 유지하면 동일한 실내공간에 5시간 체류해도 감염률을 2% 이하로 유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다중이용시설의 실내공기질은 국민의 건강은 물론 먹고사는 문제인 생계에 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런저런 의미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다고도 해설할 수 있겠습니다.
소규모 다중이용시설 IAQ관리 지원해야
환경부가 최근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기질 유지관리를 위한 매뉴얼을 제작하는 용역을 마쳐 조만간 민간에 배포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매뉴얼에는 실내공기질 관리법 및 하부기준에서 정하는 오염원별 기준치와 점검 및 측정의무 등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다중이용시설별 실내공기질 유지관리 요령, 절차 등 내용도 포함돼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매뉴얼 배포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걱정이 앞섭니다. 대규모 다중이용시설이야 관련법에서 의무사항으로 규제하고 있으며 애초에 인허가 과정에서 설비‧시스템 구축이 의무화돼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관련 정보가 모자라고 위기에서 타격을 받을 주체는 소규모 다중이용시설입니다. 생활에 밀접한 시설이어서 파급‧확산효과도 큰 대상들이지만 실내공기질 관리에 대한 어떠한 규정도 없는 공간입니다.
소규모 다중이용시설에도 실내공기질 기준을 마련하고 이와 관련된 정책홍보 또한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사태발생 시 발생할 사회적 비용을 감안해 시스템 구축지원 또는 구축 시 혜택 등 보조금이나 인센티브와 같은 지원책 마련도 필요합니다. 정부와 사회 각층에서 늦지 않게 사태를 대비함으로써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