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30일부터 12월12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내 엑스포시티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전 세계국가들이 참여하는 총회인 만큼 결과가 미치는 영향이 대단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총회가 2015년 COP21에서 체결된 파리기후협약(협정)이었으며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대비 2°C 이내로 유지하고 가능하면 1.5°C 이내로 상승을 제한하는 목표의 의정서가 의결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활동이 전 세계에서 시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COP28은 시작부터 논란이 일었습니다. 세계 5위 산유국 UAE에서 열리는 것을 차치하더라도 의장으로 국영석유기업 애드녹(ADNOC)의 최고경영자인 술탄 알 자베르가 선출됐기 때문입니다. 온실가스 다배출업종인 석유기업 CEO가 세계 기후위기 대응을 주도하는 것 같은 장면이 연출되며 이와 관련해 이번 COP28에서 의미있는 협정을 이끌어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컸습니다.
이번 COP28의 핵심단어는 ‘전 지구적 이행점검(GST·Global Stocktake)’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각국이 밝히 NDC 목표달성 노력에 대한 일종의 숙제검사였던 것입니다.
COP28에서는 '화석연료로부터 멀어지는 전환'이라는 합의를 이뤄졌지만 결국 화석연료의 단계적 축소는 합의문에 담지 못했습니다. 다만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3배, 에너지효율개선율 2배 향상 등을 골자로 한 ‘글로벌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효율 서약’과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 서약이 이뤄졌습니다. 우리나라는 두 서약에 참여했지만 탄소배출 주범으로 꼽히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신속한 퇴출을 목표로 한 탈석탄동맹(PPCA)에는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OECD국가 중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본, 호주, 튀르키예 등 4개국만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탈석탄동매에 참여하지 못한 배경은 어느 정도 이해합니다만 걱정이 많습니다. 현 정부들어 재생에너지산업을 ‘카르텔’로 묶어 전 세계적인 트렌드인 RE100이 아닌 CF100를 들고 나왔기 때문입니다. 현 정부들어 재생에너지보급 목표도 후퇴하고 있는데 과연 우리나라가 목표달성을 위해 전향적으로 정책을 전환할까라는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COP28에서 김상협 2050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은 “한국도 재생에너지 3배 확대 서약에 고심 끝에 가입했다”고 밝혔습니다. ‘고심 끝’에….
청룡의 의미를 믿어보기로
시공능력 16위의 태영건설이 최근 ‘워크아웃’을 선언했습니다. 공격적으로 늘려온 자체개발 사업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을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해 이름을 들어도 모를 지방 중소건설사들의 많은 부도는 묻혔지만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은 상황이 다릅니다. 현재 건설업계의 자금난은 심각한 상황입니다.
신규개발사업이 급감하면서 건설경기 및 분양시장 침체가 보다 깊어지고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물론 줄도산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 우려스럽습니다. 건설업 부진은 기계설비업계에 바로 전가됩니다. 정부의 세밀하고 정책부양을 위한 과감한 결단을 내릴 시기가 왔습니다. 그렇게 해줄거라고 ‘고심 끝’에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올해는 청룡의 해인 갑진년입니다. 청룡은 권위와 힘, 풍요로움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권위와 힘은 필요없고 풍요로운 한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