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설비기술협회는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기조화, 냉동, 위생설비, 에너지 및 환경과 관련된 설비분야의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과 지도육성 및 부대산업 발전을 도모하고 설계, 제조, 시공, 유지관리, 학교, 연구소 등 설비기술인의 사회적 지위 향상을 목적으로 1967년에 설립된 공익단체다.
자격검정업무 및 교육업무를 주사업으로 시작한 단체였지만 설비기술인들의 지속적인 성원과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현재와 같이 성장했다. 현재 협회는 연구개발(R&D) 및 기술도서 보급(회지‘설비 냉동·공조·위생’ 및 전문서적·냉동공조기술, 냉장창고, 흡수식냉동기실무, 건축설비 에너지절약핸드북, 자동제어설비관리 등)은 물론 자동제어설비관리사(국토부 승인) 배출 등 각종 교육업무에 힘쓰고 있다. 무엇보다도 1992년부터 시작한 설비기자재 단체표준제정 및 품질인증업무를 통한 다방면으로 설비산업 및 국가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 탄소중립 실현을 앞두고 있는 만큼 설비기술협회는 설비기술인들을 대변하기 위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설비기술업계는 설비기술인의 대통합과 정체성 확립,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설비설계협회와 단체통합을 추진하고 있으며 적임자로 박종찬 신우공조 대표가 선정돼 설비기술협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박종찬 설비기술협회 회장을 만나 설비단체 통합 개병 및 협회 발전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 늦었지만 다시 한번 회장 취임 소감을 밝힌다면
지난해 11월 설비기술협회 대의원회에서 제29대 회장으로 선출돼 영광이지만 그에 앞서 어깨가 무겁고 부담스럽긴 하다.
올해 건설경기가 물가상승 및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인한 어려움 속에 우리 설비업계가 감당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역대 회장들이 잘 닦아 놓은 협회를 그간의 경험을 되살려 향후 2년간의 임기 동안 성과를 내고자 한다.
■ 설비시장 동향에 대해 평가한다면
국토교통부 ‘기계설비산업 육성정책 기본방향 제1차 기계설비발전 기본계획(2021∼2025)’에 따르면 국내 설비산업 시장규모는 2020년 기준 21조원으로 해외시장의 냉난방, 공조설비 수요증가에 따른 아시아-태평양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세가 예측된다. 특히 loT, BIM, 빅데이터 등 융복합산업과 유지관리, 리모델링 등 신규 산업 활성화가 필연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중 신성장산업인 데이터센터산업은 데이터센터의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그린데이터센터로 전환되고 있으며 미래 데이터시대의 필수 기반 시설인 만큼 향후 초고도집적화, 고용량화는 물론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 설비기술이 왜 중요한가
설비는 건축물, 시설물 등에 설치된 기계, 기구, 배관 및 그밖에 건축물 등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설비로서 설비기술은 설계기술, 시공기술, 제조기술, 유지관리기술 등을 포함한 기술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거주공간의 난방, 냉방, 환기, 급수, 급탕, 오배수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거주공간을 가장 쾌적하고 편안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설비기술이다. 그만큼 일상생활을 살아가면서 떼어낼 수 없는 것이 바로 기계설비다.
■ 기계설비법 도입에 적극 찬성했다. 그동안 성과는
기계설비법은 기계설비산업의 발전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기계설비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취지로 제정된 법이다. 기계설비산업의 육성과 발전을 골자로 한 만큼 이는 설비기술인들의 숙원이었으며 희망이었다.
협회에서는 건축물의 설비시스템 운영관리분야 발전을 위해 일정규모 이상 건축물에 기계설비기술자의 국가기술자격증을 소지한 엔지니어들의 의무고용 법제화를 위한 제도개선에 꾸준히 노력했다. 그 결과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선임배치와 기계설비기술기준 및 유지관리기준이 신설됐다. 아직은 여러 논란이 있지만 국민안전 증진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라고 판단된다.
■ 통합사무실에 이어 설비설계협회와 통합을 준비 중인데
2022년과 2023년 당시 협회장이었던 김철영 회장과 설비설계협회 변운섭 회장 등은 단체통합을 위한 준비단계로 통합사무실추진위원회(위원장 연창근)를 결성, 추진해 올해 1월 통합사무실을 마련했다.
이제 올해는 2단체간 통합을 위한 단체통합추진위원회를 재결성해 단체통합을 이루고자 한다. 단체통합의 길은 어렵게 생각하면 굉장히 어려운 길일 수 있으나 대의명분으로 볼 때 맞다고 생각한다.
통합으로 대외적으로 건설경기 둔화, 설비종사자가 감소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는 한편 대내적으로는 단체간 업무중복으로 인한 정체성 부재와 불필요한 비용 및 인력낭비를 줄일 수 있다.
통합을 통해 중복투자 방지 및 비용절감, 인적·물적자원 교류를 통한 엔지니어링 기반 구축, R&D 활성화, 기술인으로서 역할 및 사회적 위상확립, 설비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원활한 통합을 위해 해결해야 할 부분은
개인보다는 단체를, 보다 더 큰 그림으로 통합단체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각 단체 소속 회원들에게 의견을 묻고 반대하는 회원들에게는 지속적으로 설득하면서 뜻을 모아 가는 것이 원활한 통합을 위해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일환으로 올해 컨퍼런스 및 강연·강습회 공동 개최, 간담회, 운동회 등 통합 개최, 통합회지 발행 등 실현 가능한 부분부터 순차적으로 통합해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 설비신기술대회 등 업계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했는데
설비신기술대회는 설비분야의 신기술 개발을 촉진(R&D, 수입 대체, 수출장려)시켜 에너지절약과 쾌적한 실내환경 조성 등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한 자를 발굴해 표창하는 대회다. 신청자격은 설비분야에 종사하는 경력 5년 이상인 자이면서 신기술·신제품 개발로 설비산업 발전에 기여한 개인 및 기업이다.
설비기술협회는 2002년부터 기술상 제도를 도입해 2012년는 국토교통부로부터 장관상 3점을 확보해 현재까지 우수한 설비신기술들을 발굴해 보급을 이끌어 왔다.
매해 50건 이상이 응모되고 있으며 협회에서는 심사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산·학·연·관의 전문가로 위원을 구성해 기술의 독창성, 경제성, 기술 파급성 등 엄격한 심사를 거쳐 최우수상, 우수상 등을 선정, 발표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기술들이 개발돼 장관상에서 국무총리상, 대통령상 등으로 격상돼 설비분야 신기술․신제품이 보급되도록 노력하겠다.
■ 취임 당시 협회 재정자립도 강화를 강조했는데
협회의 재정자립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회원사를 유치하는 것이며 단체표준인증 등 신규 발굴, 자동제어설비관리사 자격을 위한 보수교육 및 자격자 배출, 전시사업 등을 통한 재정자립도 강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신규 회원사 유치는 협회가 설비기술인들을 대변하기 위해 존재하는 만큼 가장 중요한 과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협회는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회원 친화적인 단체가 되기 위해 홈페이지를 통한 다양한 정보 제공과 회원 만족도 향상을 위한 서비스향상 방안을 연구해왔다.
협회의 주요 역점사업인 단체표준인증사업은 기존의 인증을 보다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조달청, 서울특별시, LH공사, SH공사, 철도시설공단) 및 민간기관(종합건설사, 설계사 등)이 믿고 사용할 수 있는 인증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올해 신규 인증품목으로 후드 캡, 방화댐퍼 등 신규 인증품목 개발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재 업계 및 정부의 목표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실천과 저탄소 친환경 에너지 사용이라고 볼 수 있다. 전 세계적인 온난화 현상으로 미래세대뿐만 아니라 현 세대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도 탄소중립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녹색사회 실현을 위한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설비기술협회는 정부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기 위해 탄소중립기술위원회를 구성해 산업부문 고효율기기 보급 확대 및 공장 에너지관리시스템 보급 추진, 그린리모델링 및 신규 건물 제로에너지빌딩 기술개발 촉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제로에너지빌딩 확대를 위해 재생에너지 기술 보급 및 확대를 협회 회원사 및 기술자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그동안 설비인들의 많은 노력 덕분에 설비산업 발전을 위한 기반이 조성됐으며 국가 경제 발전과 국민의 안전 및 공공복리 증진을 목적으로 기계설비법이 시행돼 기계설비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유지관리가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한 에너지, 미세먼지, 환경오염, 주거환경 등 기계설비의 중요성이 날로 증가함에 따라 한편으로는 설비산업의 발전 기회를 목전에 둔 상황인 만큼 이번 위기를 기회로 바꿀 때 업계의 발전뿐만 아니라 설비분야의 위상 또한 한층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