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설비공학회(회장 최준영)는 6월19일부터 21일까지 용평리조트에서 열린 2024년 하계학술대회에서 ‘에너지수요관리기술개발사업 기술공유회’ 특별세션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세션에선 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새롭게 추진된 ‘제도연계형R&D’에 대한 소개와 앞으로 사업추진방향을 논의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세션은 △에너지수요관리기술 제도연계형R&D 소개(임승빈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수요관리실 실장) △공조기 효율관리제도 신규품목 도입(박귀중 한국냉동공조협회 책임연구원) △수송용 콜드체인 효율관리제도 신규품목 도입(김원욱 한국냉동공조인증센터 책임연구원) △공기압축기 효율관리제조 기술규격 개선(이봉수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등 순으로 진행됐다.
제도연계형R&D, 기술개발 이후 조기 성과창출 임승빈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수요관리실 실장은 ‘에너지수요관리기술 제도연계형R&D 소개’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에너지수요관리기술 개발지원은 궁극적으로 에너지 고효율·저소비 구조로 가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올해부터 추진된 에너지수요관리기술 제도연계형R&D는 기술‧제도개발을 동시에 진행하는 방식의 사업이다.
에너지수요관리의 ‘정책-R&D-보급연계’를 통한 수요관리분야 성과를 제고하고자 추진됐다. 과제기획 단계부터 개발품목에 대한 인증·규제 등의 현황을 파악하며 제도연계 필요성 및 시장 활용방안을 검토할 필요성이 증대됐다.
임 실장은 “기존에는 기술이 개발된 이후 에너지공단에서 제도를 만드는 방식이었으며 그렇다보니 기술하고 제도의 간극이 생기곤 했다”라며 “결국에 그 간극은 기술이 보급되는 데에 어려움으로 작용하며 확산에 시간지연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고 말했다.
제도연계형R&D는 이러한 비효율적인 과정을 최소화하고자 기획된 과정이다. 에기평과 에너지공단이 협력관계를 가지고 R&D와 제도개발을 동시에 진행시키면서 조기사업화를 목표로 한다. 일반적으로 R&D가 종료된 이후 성과가 발생하는데 애초에 제도연계형 R&D는 성과창출형 과제로 기획돼 더 빠른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임 실장은 “제도연계형 R&D분야에서 추진되고 있는 사업들은 제도를 만들어야한다는 의견이 많은 분야를 다룬다”라며 “제도를 만들어야한다는 것은 이미 시장에서 어느정도 활용되고 있다는 것의 증거”라고 말했다.
제도연계형R&D는 ‘제도 개선‧연계(신 기준마련)→ 제도 개선 활용(조기사업화)→ 세계최고 수준 기술확보 달성(최종목표)’ 단계로 구성된다. 특징은 제도연계가 시급한 분야의 인증(안)을 3차년도 이내 조기도출하는 것을 의무과제로 삼는 것이다. 또한 효율관리제도 연계 인증기준(안)도출을 위한 에너지공단 소관부서와의 협력을 필수 조건으로 한다.
임 실장은 “3년 이내 제도가 나와야 하며 제도가 적용된 기술개발 성과물을 사업화에 활용해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도록 과제를 기획했다”라며 “이를 위해서 기존에는 기술전문가들로만 기획위원을 구성했다면 제도연계형에선 제도연구 협력전문가들을 의무적으로 포함하도록 과제를 기획했다”라고 말했다.
제도연계R&D로 기획된 상반기 과제는 총 3가지다. 첫 번째는 ‘냉매규제 대응 친환경 저온 콜드체인 냉동시스템 기술개발’과제를 진행하며 ‘저온 냉동‧냉장 시스템 효율관리 인증 제도’를 만드는 과제다. 두 번째는 ‘에너지효율규제 대응 고효율 산업용 송풍시스템 기술개발’을 진행하며 ‘가변속 송풍기 시스템의 고효율 인증기준’을 개발한다. 세 번째는 ‘분산전원 연계 초절전형 공장조명시스템 기술개발 및 실증’을 개발하면서 ‘스마트조명 보급활성화를 위한 인증 표준안’을 만드는 과제다.
임 실장은 “과제기획 당시 제도개발이나 사업화 매출발생 등을 의무적으로 포함시키는 것이 많은 부담요인으로 작용했지만 거시적으로 봤을 때 기술개발 및 에너지절감을 위해선 필요한 부담이었다”라며 “예산을 배정받을 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있었으며 그래서 우선순위를 좀 높게 예산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기평은 현재 2025년도 과제기획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수요관리사업에선 꾸준히 제도연계R&D 아이템을 발견하는 데 힘을 쏟을 예정이다.
임 실장은 “수요관리사업에서 제도연계R&D가 기술개발성과 및 조기사업화의 시너지를 불러일으키길 바라며 오늘 발표 역시 제도연계R&D로 다뤄졌으면 좋을 주제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장으로 마련했다”라며 “오늘 발표되는 내용들은 제안을 받는 과정일 뿐 절대 정해져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짚고싶다”고 강조했다.
공조기, 단열‧강도‧누설 등의 기준 수립 필요 박귀중 한국냉동공조협회 책임연구원은 ‘공조기 효율관리제도 신규품목 도입’을 주제로 국내공조기 인증기준 수립에 대한 제안 발표를 했다.
공조기는 송풍기‧열교환기‧프리히터‧가습기‧필터 등으로 구성돼 적정한 온‧습도를 맞추는 시스템이다. 여기서 개별 공조방식은 환기장치를 달기도 하는데 중앙집중 방식의 공조기는 환기도 함께하며 공기청정도도 유지한다.
최근 자료를 확인하면 OECD 주요국들 중 한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다른 OECD국가의 거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앞으로 공기청정도에 대한 관심도는 점점 높아질 전망이며 이런 가운데 주택법령도 개정돼 30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환기설비 설치가 의무화됐다.
공조기 시장은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건설업의 부진으로 주춤하기도 했지만 미국쪽은 계속 활성화되고 있는 수순이다. 미국의 공조기 수출입 현황을 보면 멕시코와 중국이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그다음이 일본과 한국이다.
국내 기업들의 수출입강화를 위해서 공조기 인증기준이 점차 필요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친환경건축인증제도 LEED에선 인증 신청시 공조기 인증이 필요한 추세다. 특히 미국냉동공조협회(AHRI)의 인증을 요구하고 있다.
박 책임연구원은 “협회에서 130여개 제조업체 대상으로 미국 AHRI인증을 알고있는지, 시도한 적이 있는지 수요조사를 실시했을 때 5개 기업 중 4개 기업이 AHRI인증을 알고있으며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라며 “아시아쪽에서는 중국의 사설인증기관에서 인증을 받는 추세며 국내에서 인증받는 것에 비해 비용은 3배 이상 들며 시간도 6개월에서 1년정도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공조기산업은 점점 활성화될 예정인데 국내기업의 공조시스템 글로벌 경쟁력은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특히 시험인증 전문인력 및 인프라부족은 기업경쟁력 저하를 불러일으킨다”라며 “실제로 롯데건설이 시공한 롯데타워나 삼성물산이 시공한 두바이 부르즈칼리파에 한국 공조기제품이 전혀 설치되지 않는 등 국내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져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중대형‧고층건물 건축 시 공조기 관련 누설‧단열 기준은 없다. 에너지절감을 위해서 열원기기의 효율만큼 기밀‧단열 성능은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실질적인 탄소중립과 에너지절감을 위해선 공조기 케이싱(CASING) 단열‧강도‧누설 기준수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 책임연구원은 “앞으로 해외건축물 인증에 필요한 요구조건 및 제품경쟁력을 확보해 효율고도화를 촉진하며 인증기준을 통해 국내 수출기업 경쟁력확보‧산업활성화를 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송용 콜드체인설비 효율관리 필요 김원욱 한국냉동공조인증센터 책임연구원은 ‘수송용 콜드체인 효율관리제도 신규품목 도입’을 주제로 발표했다.
코로나19 이후 냉동‧냉장식품 수요가 늘어났으며 이후 꾸준하게 콜드체인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냉동창고나 운송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으며 동시에 모니터링시장도 성장하는 추세다. 국토부의 영업용 냉동‧냉장 차량 등록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내 콜드체인업계는 현재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서 법과 제도로 관리‧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부처에서 관리하기에 제도가 통일돼있지 않다는 의견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콜드체인시장이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콜드체인 품목의 가치는 수송용 콜드체인에서 30%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라며 “여러 부처에서 콜드체인을 관리하고 있지만 운반되는 식품 품질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는 미흡하며 소비자 역시 신뢰도가 떨어져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말했다.
이어 “콜드체인 물류운송과정을 살펴보면 정온으로 유지되고 있던 물류의 온도가 갑자기 튀어오르는 경우를 확인할 수 있는데 정온물류에 있어서 굉장히 치명적인 에러로 판단할 수 있다”라며 “식품은 폐기되기도 하며 안 좋은 상황에선 소비자에게까지 손상된 상품이 이르러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어서 잘 관리돼야 하며 특히 의약품 콜드체인에서 더욱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콜드체인분야의 개선을 이끌 수 있는 분야로는 추적관리 모니터링 등으로 현재 HACCAP이 관리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 HACCAP는 온도를 추적해서 모니터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더해 콜드체인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인 냉동창고에서 개선 지점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탄소배출량 감축을 위한 냉매전환의 필요성이 증대되는 상황인데 이를 대응하기 위해 냉동 효율관리제도가 필요하다.
김 책임연구원은 “국내 콜드체인관리는 여러 정부기관에서 맡고 있지만 수송용 콜드체인설비에 대한 성능‧효율관리 시스템은 부재하며 이 때문에 에너지사용량 등을 정량화할 수 없다”라며 “효율관리제에서 품목관리를 통한 시스템 성능‧효율관리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에너지 소비량을 정량화시켜 국가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공기압축기 최저효율제, 등급제 전환 필요 이봉수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기계융합사업본부장은 ‘공기압축기 효율관리제조 기술규격 개선’을 주제로 발표했다.
공기압축기는 효율관리기자재에 포함돼 최저효율제로 운영되고 있다. 2018년 공기압축기 규제는 강제 인증의 형태로 진행됐는데 국내 업계의 반발이 비교적 적었다. 이유는 당시 공기압축기 시장에 중국산 제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으며 국내 업체들은 차라리 규제를 통해 중국산 제품을 막아달라는 상황이었다. 이처럼 2018년 진행된 공기압축기 규제는 정확한 표준안 없이 성급하게 진행된 부분이 있었다.
이 본부장은 “규제도입 후 5년이라는 시간동안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에선 다수의 시험을 진행했으며 국내 공기압축기 유통구조에 대한 데이터를 쌓을 수 있었다”라며 “국내 공기압축기 현황이나 판매 개수 및 효율을 다 파악했으며 규제가 진행될 시 어떤 지점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도 파악이 된 상태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현재는 5년 전 시행한 최저효율제를 등급제로 전환할 수 있을만큼 데이터가 준비된 상황이다. 또한 공기압축기 시장이 점점 확장되고 있는 가운데 등급제가 없다보니 국내산 공기압축기가 외국산에 밀리는 추세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경우 최고효율의 등급을 요구하는데 국내 기업들은 현재 최저효율제도로 인증을 받는 상황인 것이다.
이 본부장은 “다만 최저효율제에서 등급제로 변환됐을 때 국내기업 제품이 없으면 외국기업 제품들이 다수 1등급을 받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며 “국내기업 제품을 개발하면서 등급제로 자연스러운 전환을 추구하는 것이 지금 가장 긍정적인 방향으로 판단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의 문제는 국산 PM모터가 없다는 것으로 PM모터의 경우 중국산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라며 “등급제 전환에 앞서 최대한 빨리 공기압축형 국내산 PM모터를 개발해야하며 이후 공기압축기의 효율을 측정할 수 있는 로직 개발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