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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윤빈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효율향상PD

“산업용 초저온 냉열설비 글로벌 수출 전략품목 설정”
반도체 식각장비용 칠러 개발… 도전혁신형 과제

초격차 프로젝트는 한국산업의 초격차 성장을 이끌고 목표지향적이면서 성과 창출 중심의 연구개발시스템 개편을 위해 추진됐다. 이번 ‘자연냉매 적용 –100℃급 고효율 초저온 냉열설비 기술개발' 과제는 초격차 프로젝트와 정합성이 높은 R&D로 건물-산업효율기술 세계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 과제다.


특히 규제로 인해 속도감있는 변화가 진행 중인 저온 냉열공급시스템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과제이기에 중요성이 매우 크며 대표적인 과제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과제 선정에 큰 역할을 한 이윤빈 에너지기술평가원 효율향상PD를 만나 과제선정 배경 및 기대효과에 대해 들었다.  

 

■ 이번 기술개발 배경은
이번 과제는 대량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부문의 효율을 비약적으로 높이면서 친환경 트랜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과제다. 식품, 제약, 반도체, 초전도와 같은 미래 전략산업군이 고도화되는 과정에 있어서 초저온설비 적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번 초저온설비의 에너지사용량 절감과 유지관리비용 절감, 기술자립과 글로벌시장 대응을 위한 기술개발 추진이 시급하다. 


기존 냉동산업에서 주력 냉매로 이용되고 있는 HCFC냉매는 2030년 전폐가 예정돼 있으며 HCFC의 대체냉매로 도입된 HFC냉매도 GWP가 높아 중단기 관점에서 해법이 될 수 없어 선제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냉매 선택의 폭이 좁은 초저온 영역설비의 경우 기술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번 과제의 지향점은 산업용 초저온설비 수요대응을 위한 자연냉매 적용 초저온 냉동기를 개발해 초저온 냉동설비의 효율을 높이고 유지관리비용은 절감하며 고효율 냉동기 기술자립을 통한 글로벌 수출 전략품목화로 설정했다.


실스케일의 반도체 식각장비에 이번 과제를 통해 개발된 칠러를 연결해 최소 100시간 이상 운전해 신뢰성 확인까지 진행하는 도전혁신형 과제다. 성능과 효율 목표 달성뿐만 아니라 반도체 FAB에 실제 반입이 가능하도록 공간제약을 만족하면서 2차 냉각 및 가열장치, 현장에서 필요한 센서 및 온도제어시스템을 통합한 패키지화 개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 –100℃급까지 필요한 이유는
-100℃의 낮은 온도는 다양한 적용분야가 있다. 우선 반도체공정의 초저온 식각구현에 필요하다. 반도체공정이 정밀해지고 까다로워짐에 따라 보다 안정적인 초저온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반도체 식각은 특정 영역을 노출시키는 노광공정에 이어지는 공정으로 이온이나 액체를 이용해 웨이퍼에 쌓인 물질을 제거하는 공정이다. 건식 식각과정의 경우 플라즈마로 인해 이온과 라디칼이 생성되므로 안정화 처리가 필요하다. 메모리 반도체인 3D-NAND 구조에서는 종횡비가 40:1 수준인 고종횡비이므로 매우 좁고 긴 통로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좁고 깊은 형상으로 인해 휘어지거나 뒤틀리는 등의 공정 불량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벽면 보호를 위한 안정화 처리가 반영돼야 하며 이는 공정시간의 손실이다.


기존보다 낮은 초저온 영역으로 온도를 낮춰주면 식각공정 시 발생하는 부산물을 벽면에 응결시켜 자체 안정화가 가능하므로 공정손실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초저온 식각공정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번 과제에서 확보하려는 기술이 필수적이다.


초저온 구현 자체의 어려움도 있지만 공정에서 요구하는 공간적 제약과 엄격한 요구조건들을 만족해야 하기 때문에 과제의 난이도가 매우 높다. 웨이퍼를 잡아주는 정전척 하부에 비전도성 냉각제를 흘려줘 요구온도를 맞춰줘야 하며 공간 제약으로 인해 매우 좁게 형성된 유로의 높은 압력손실 조건에서 정밀하게 제어된 냉열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줘야 한다. 공정적용을 위한 이차냉각시스템에서 낮은 온도의 특성상 밀도와 점도가 증가하게 되며 이로 인한 손실 증가를 극복하며 냉각용량을 확보하면서 적절한 단열을 구현하는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번 기술개발에서 적용될 자연냉매는 
초저온 조건의 증발온도에 대응할 수 있는 작동유체는 기본적으로 증발온도에 도달했을 때 대기압 이상으로 작동해야 수분유입 방지가 용이하고 시스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적합한 냉매조건인 독성이나 가연성도 만족하며 단위중량당 가격이 높아도 적용하기 어렵다. 이산화탄소나 암모니아는 삼중점이 각각 -57℃, -77℃여서 사용할 수 없다. 


이번 기술개발에 적용되는 냉매는 공기다. 공기는 GWP를 비롯한 독성, 가연성 등의 여러 가지 조건들을 양호하게 만족해야하며 역브레이튼 사이클 선도를 비교하면 순수질소를 적용하는 경우와 유사하다. 압력도 높지 않아 초저온분야의 관점에서 보면 매력적인 대안으로 볼 수 있다. 

 

 

공기를 작동유체로 적용한 사이클의 팽창과정에서 터보식 팽창기를 통해 회수되는 에너지를 직접적으로 압축기 구동에 사용하기 위해 컴팬더 개발이 핵심이며 고속모터와 임펠러를 지지해 줄 수 있는 무급유 방식의 에어포일 베어링기술의 완성도가 과제 성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상시 운전되는 공정설비에 적용되기 때문에 높은 효율을 만족하는 것도 중요하며 제한된 공간에 압축기와 팽창기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열차폐기술도 매우 중요하다. 

 

■ 초저온 냉열설비시장 동향은 
낮은 온도영역에서의 시장은 다양한데 공정장비 관점의 초저온 냉열설비의 경우 극저온을 구현하는 수W에서 수십W 수준의 소형시스템이나 에어프로덕트, 린데, 에어리퀴드 등과 같은 대형 가스업체의 가스액화플랜트시장과는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초저온 냉열설비의 다양한 타켓 중 우선 반도체공정 관련 시장이 중요하다. 


산업 전반에 사용돼 산업적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반도체수요를 만족하기 위한 생산라인 건설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면서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전망이 매우 밝다. 공정의 높은 정밀도를 만족하기 위해 요구되는 초저온 온도영역의 냉열공급기술 확보가 중요한 이유다. 


광대역의 온도변화 폭과 온도제어의 안정성을 만족하는 고성능장비기술은 반도체 제조경쟁력 제고에도 이바지할 것이다. 반도체 식각장비와 함께 최근 주목받는 의약품 수송·보관, 수소충전소, 전력설비 등과 같이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 초저온 냉동기의 글로벌시장 규모는 2021년 6억8,000만달러에서 2027년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되는 등 향후 시장확대가 기대된다. 


국내 반도체장비용 칠러 제조기업은 FST, 유니셈, GST, 테키스트 등이 있으며 반도체소자 제조사 또는 식각장비 제조사의 요구에 따라 초저온부터 상온 이상 칠러까지 다양한 반도체장비용 칠러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반도체 FAB의 경우 다른 산업분야보다 상대적으로 가연성 냉매에 대한 거부감이 커 R23과 같이 GWP가 매우 높은 냉매를 사용하고 있으며 냉매규제로부터 자유로운 작동유체를 적용한 초저온 구현기술 확보를 통해 향후 시장 변화와 확대에 대응할 필요가 크다.

 

■ 이번 과제를 통한 기대효과는
냉열을 사용하는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일반적인 콜드체인 이외에도 천연가스 액화, 수소액화, 극저온 수술, 극저온 수분 흡착, 자기공명영상, 입자가속기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있으며 분야별 급속하게 진행 중인 발전 과정에 적용 범위는 더욱 넓어지고 시장 규모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선진기업 중심의 초저온설비시장 확대에 대응해 공기냉매가 적용된 초저온 냉동설비의 국내 자립기술 확보는 제약·반도체·소재가공시장에서의 자연냉매 기반 냉열설비시장에서의 한국의 경쟁력 확보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