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6 (월)

  • 구름조금동두천 20.7℃
  • 흐림강릉 20.4℃
  • 구름조금서울 23.5℃
  • 맑음대전 25.7℃
  • 구름많음대구 25.0℃
  • 울산 23.7℃
  • 맑음광주 26.4℃
  • 부산 25.8℃
  • 구름조금고창 24.9℃
  • 제주 28.5℃
  • 구름조금강화 21.7℃
  • 맑음보은 24.5℃
  • 맑음금산 25.5℃
  • 구름많음강진군 28.2℃
  • 흐림경주시 23.4℃
  • 구름많음거제 26.0℃
기상청 제공

[인터뷰] 김은진 화학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단열재시장, 5년 내 완전경쟁… 업계 구조조정 돌입 전망”
단열재업계, 기능성 고려 다양한 공법 도입 필요

화학경제연구원은 국내·외 에너지, 석유화학 및 스페셜티 원료부터 건축, 자동차, 반도체, 전기·전자, 소비재 등 산업 전반에 걸친 소재에 대한 시장 및 기술동향을 분석·전망하며 사업화를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화학 및 산업소재 전문 컨설팅 기관이다. 

 

건축용 단열재 세미나를 연 1회 개최해 국토부 등 정부부처, 연구소, 관련기업들이 이슈를 점검하며 의견을 교류하는 장도 마련하고 있다. 최근 단열재산업 관련 미래전망보고서를 발간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단열재 산업분야 관련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김은진 화학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을 만나 단열재업계에 대한 평가, 건축안전 모니터링의 실효성 등에 대해 들었다. 

 

단열재업계를 평가한다면 
단열재업계는 정부 규제정책, 건설업 경기 및 트렌드 변화, 유·무기 소재간 경쟁의 3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시장으로 정의할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단열재업계는 화재안전을 위한 규제 강화, 저성장 주기에 들어선 건설업이라는 2가지 악재를 해결하기 위해 소재간 경쟁이 심화돼왔다. 특히 건축기간 단축, 손쉬운 시공 등이 필요했던 유기단열재의 수요 성장기를 지나 에너지효율 및 기능성, 화재대비 안전성 등과 같은 업그레이드된 소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존 시장의 플레이어와 신규 플레이어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부동산 PF 부실, 고금리 등에 정부의 2년간 101만 가구 공급정책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우리나라 건설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열재업계는 플레이어간 협업보다 과열경쟁이 우선하던 최근 몇 년을 지나 이제는 자본과 영업력을 갖춘 기업들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구조조정기에 들어섰다. 

 

단열재가 단순 내장재를 넘어 외장재, 인테리어 자재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고가격의 기능성 소재로서도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에어로젤, 멜라민 폼, 진공단열재 등도 틈새시장을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리는 중대한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현재 업계 내 해결돼야 할 점은
현재 단열재시장에서 아쉬운 점은 먼저 소재간 경쟁을 멈춰야 한다. 경제발전 속도에 맞춰 성장한 산업특성상 건설업은 안전이나 다양성, 기능성 등보다 건축기간 단축, 원가절감 등에 방점을 두며 발전을 해온 것이 사실이며 이에 맞춰 단열재도 연구보다는 저단가 경쟁에 집중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유기소재는 국내 석유화학 수출 부진으로 가동률 하락, 중국 원료 공급 급증 등으로 완제품 수입이라는 위기에 놓여 있으며 무기소재는 재활용 원료 사용, 공정전환 등을 통해 친환경적이지만 유럽과 같은 용도개발에 뒤쳐져 있다. 

 

저단가 경쟁보다는 품질개선, 소재다양성 등에 맞춰 소재별로 전문 포지셔닝을 확보해야 하며 신규 용도발굴을 통해 시장 자체를 키우는 일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체계적이며 투명한 통계를 바탕으로 장기 성장계획을 세워야 한다. 단열재 시장조사를 하다보면 기업이 판매한 물량이나 가격 등이 원료와 매칭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물량은 1만톤이지만 면적으로 계산해보면 남부지역에만 허용될 두께로 판매했다는 결론이 나올 때가 있다. 원료-소재-적용시장 등 밸류체인에서 각각 정확한 단열재 수요를 점검해 통계화하는 것은 정부규제나 수입제품 등에 대응하거나 향후 과잉공급을 막고 신제품 개발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필요하다. 

 

이와 함께 탄소중립형 소재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건축용 단열재는 공장이나 현장 등의 스크랩, 건물의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등 요인에 의한 EOL(End of Life) 폐기물로 배출되지만 시멘트, 철 등과 섞여 분리해내기 쉽지 않다. 

 

물론 아직까지는 지속가능한 소재에 대한 요구는 많지 않지만 단기적으로는 발포제의 전환, 중장기적으로는 유기계 원료의 바이오매스 전환이나 선박용 단열재의 바인더 전환 등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 

 

향상되는 준불연성능대비 단열성능은 저하될 수 밖에 없는데
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에 따르면 내년부터 민간 공동주택 30세대 이상, 연면적 1,000m² 이상인 주택은 ZEB 5등급 수준의 설계가 적용돼야 한다. 빌라와 같은 연립주택, 상업용건물 등은 외단열을 채택하기에 준불연과 람다값 등을 동시에 구현해야 한다. 

 

유기소재에 난연제 투입을 늘려 준불연이 되면 람다값은 하락하며 무기계를 투입하면 람다값을 높이기 위해 후막화(동일 부피에 많은 활성물질을 포함시켜 단위 부피당 용량을 최대화하고자 하는 연구)가 돼야 하기에 외벽에 밀착시키기 어렵다. 

이 기술적 딜레마는 해결이 쉽지 않다. 시공측면에서는 외단열과 내단열을 동시 수행하며 유·무기 멀티레이어 솔루션 제공 등이 필요하다. 자재측면에서는 단열재 후막화가 진행될 것이다. 

 

단열재시장을 전망한다면        
먼저 정부 규제영향을 넘어 탄소중립 강화 요구를 받는 산업으로 전환이 예상된다. ZEB는 온실가스 절감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에너지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해졌으며 발포제는 HCFC 등 기존 발포제 사용 규제로 친환경 발포제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즉 규제가 아니더라도 시장환경 변화가 단열재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건설업의 저성장이 장기화돼 신축시장 자체가 감소 또는 정체될 것이다. 선분양 후시공하는 건설업의 특성상 향후 건축비용 증가, 판매 부진 등이 예상되는 신축시장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그린리모델링, 비주거 건축물의 외단열로 수요가 이동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단열재도 기능성을 부여하는 다양한 공법 도입이 필요하다.

 

특히 완전경쟁시장으로 전환이 예상된다. 지난해 국내 단열재시장은 KS 인증기업 수 감소와 함께 매출이 하락했다. 대신 준불연 외단열, 불연소재 등을 공급하는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향후 5년간은 완전경쟁이 진행돼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