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설비 성능점검 및 유지관리분야 권익증진 및 기술·제도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성능점검업분야와 유지관리분야를 통합한 (가칭)한국기계설비관리협회가 9월7일 창립총회를 갖고 정식으로 출범했다. 초대회장으로 문덕인 전 한국기계설비유지관리협회 회장과 박재철 전 한국기계설비산업인협회 회장이 공동회장으로 추대됐다. 문덕인 초대회장을 만나 기계설비관리협회 출범배경과 향후 사업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1986년 열관리기능사(현 에너지관리기능사)자격을 취득하면서 기계설비분야와 인연은 맺은 문덕인 회장은 30년 이상 공무팀에 근무하며 다양한 산업용보일러 설치 및 시운전을 통해 플랜트관련 실무를 익혀왔다. 현재는 푸른기술 충청법인 대표를 역임하고 있으며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전문가, 한국폴리텍대학 산업설비분야 외부강사, 대한민국우수숙련기술자 충청북도 명장으로 선정됐다.
■ 초대회장 선임 소감은
우여곡절 끝에 설립된 한국기계설비관리협회 초대회장에 선임된 것에 개인적으로 더할 수 없는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계설비관련 불확실성이 확장되고 있는 환경에서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성능점검업 종사자들의 기대에 어떻게 부응할 것인가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회장의 책임을 맡긴 것은 협회의 사단법인화, 협회 안정화 등 협회 발전의 초석을 다지라는 것으로 알고 있기에 여러모로 부족하지만 모든 열정과 경험을 다해 소명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 그리고 기계설비유지관리분야에 종사하는 기술인의 자존심과 한국기계설비관리협회의 위상을 세우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 기계설비관리협회 출범 배경은
그동안 생산유틸리티설비 및 건축물 시설관리는 주로 검사대상기기관리자들에 의해 사후보전 형태로 관리돼 왔는데 2018년 기계설비법이 공포되고 2020년 기계설비유지관리자들에 의해 선임, 관리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기계설비 관리주체, 유지관리자 등 업무와 절차 등이 충분히 홍보되지않아 기계설비법이 시행되면서 현장에는 혼란만 가중돼 왔다.
특히 기계설비 유지관리자는 건축물에서는 일정규모 이상되면 초급에서 특급까지 차등 선임하도록 의무화했지만 법을 시행하면서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자격자인 관리업무 종사자 선임을 2026년까지 허용해 법의 제정목적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작 자격을 갖고 실제 기계설비유지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기계설비유지관리자들은 되려 업무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또한 성능점검업무는 유지관리기준에 따라 기계설비 유지관리에 필요한 성능을 점검하며 점검기록을 작성하는 업무라고 간단하게 규정돼 있다. 하지만 기계설비 성능점검은 일반점검이 아닌 전문영역이며 성능점검을 통해 관리방법과 개선사항을 도출해 사업주에게 제시된 현장 설비를 개선·개체해야 한다. 기계설비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유지관리, 에너지절감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국가경제 발전과 국민안전에 기여하는 전문영역이다.
그러나 관리감독기관인 국토교통부나 지자체에서의 관리부실로 인해 저가수주, 부실한 성능점검과 보고서로 인해 시장이 교란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성능점검과 유지관리분야 종사자의 현장 목소리를 대변하고 기계설비법을 하루빨리 정착시키고자 성능점검과 유지관리분야 전반을 통합하는 협회를 설립했다
■ 기계설비관리협회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그동안 에너지기술인협회 회원으로 활동을 하다 2017년 에너지기술인협회 충북지부장으로 임명되면서 다양한 분야의 시설관리자들과 교류를 쌓는 계기가 됐다. 그러던 중 2018년 기계설비법 제정과 시행을 알게됐으며 에너지관리자 업무와 시설관리자 업무가 동일하다는 것을 알게됐다. 하지만 특별히 나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생각돼 기계설비법에 관심은 가지고 있었지만 무심히 넘어갔다.
2020년 법이 시행되고 현장의 기계설비유지관리자의 기대감은 커졌지만 법의 미비, 인력부족 등의 이유를 내세워 기계설비유지관리자의 선임의무화는 유명무실해졌으며 성능점검은 관리주체의 인식부족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형식적으로 진행돼 저가수주로 인한 부실한 보고서만 양산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뜻을 같이하는 에너지기능장들과 함께 2022년 한국기계설비유지관리자협회를 준비하던 중 2024년 4월 한국기계설비산업인협회가 통합을 제의해 그동안 서울, 세종, 부산 등에서 수차례 협의를 통해 한국기계설비관리협회가 만들어지게 됐다.
■ 기계설비법 제정 성과가 있다면
현장업무는 있지만 세부 업무영역이 없었는데 기계설비법 시행으로 직무에 따른 업역이 넓어지고 업무 전문화가 이뤄져 해당 종사자들의 직무역량 향상의 기회가 되고 있다
기계설비법에 의한 기계설비유지관리분야는 체계적인 절차에 따라 유지관리계획서, 기계설비현황표, 유지관리점검표 등을 관리하게 돼있으며 건축물 기계설비는 매년 성능점검을 통해 설비의 관리방법과 문제점에 대해서는 개선사항을 도출한 보고서를 사업주에게 제출해 설비 개선과 개체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시설유지관리자는 더 이상 잡무를 보는 근로자가 아니라 전문분야 전문가, 기계설비와 관련된 기술 및 설계기준에 따라 업무를 진행해 기술자라는 인식을 갖게 했다.
또한 기계설비법은 그동안 기계설비에 대한 제도적 기반이 없었던 기계설비분야, 특히 유지관리업무가 독립된 산업분야임에 대한 인정서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설계, 제작, 시공만 기계설비라고 인식했으나 기계설비분야를 유지관리까지 포함해 기계설비범위를 확대시켜 건축물의 생애주기를 설계, 제작, 시공을 바탕으로 기계설비의 유지관리, 보수를 통해 같이 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동안 기계설비 설계, 제작, 시공은 유지보수 및 개체 등을 고려하지 않았는데 기계설비법은 보수유지까지 감안해 설계, 제작, 시공이 이뤄질 수 있는 기틀이 됐다. 기계설비는 유지비용이 발생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다보니 중요성에 비해 관
심이 덜한 부분이 있었다. 이제는 기계설비법을 근간으로 현장에 맞춰 효율적이며 체계적으로 발전해 나간다면 에너지절감, 온실가스 배출저감 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 기계설비법 개선방향을 제안한다면
기계설비법은 기계설비 산업의 발전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며 기계설비의 안전하고 효율적인유지관리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정해 국가경제 발전과 국민의 안전 및 공공복리 증진을 목적으로 제정되었지만 실제 시행을 하면서 외부 변수에 따라 수시로 완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 특히 유지관리자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에는 규모에 따라 초급~특급의 자격의 기계설비유지관리자를 선임하도록 의무화 됐다.
그러나 법 제정 당시 관련 인력의 부족을 내세워 국가기술자격이 없는 기존 근무자에게 임시기계설비유지관리자 수첩을 발급해 등급과 관계없이 선임시키고 2026년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유예해 줬다. 이후에도 일종의 양성교육을 통해 계속해서 무자격자를 그대로 유임시키려 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현실에 맞지 않게 법과 기준을 만들었으면 그것을 바꾸는 것이 올바른 것이며 현실에 맞지 않게 잘못 만들어진 법을 지키기 위해 기술역량이 없는 무자격자를 양성화해 더욱 기술분야를 혼탁하게 만드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다.
우선적으로 임시자격 선임자에 대한 정규유지관리자로의 전환에 반대하며 전기안전관리자 등 유지관리자 겸직도 금지해야 한다. 이와 함께 성능점검분야에서 일어나는 저가발주 및 수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능점검에 대한 지자체 공무원의 관리감독을 의무화하고 적극적인 행정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인 권한 부여가 시급하다.
또한 성능점검 보고서의 제출 의무화, 특정시기로 편중돼 있는 성능점검 기준일을 사용승인일로 변경해 연중 실시되도록 함으로써 성능점검이 안정화되도록 제도적으로 개선이 필요하다
■ 기계설비법상 유지관리자와 성능점검업이 새로운 업종으로 신설됐다. 두 업종을 통합한 배경은
기본적으로 기계설비 유지관리와 성능점검은 같은 영역에서 이뤄지는 업무다. 평상시는 유지관리자가 근무하고 있는 시설의 기계설비를 운영하며 유지관리하다가 1년에 한 번 정도는 외부 성능점검업체가 계측업무를 통해 설비성능을 진단하게 된다. 업무적으로도 상호 보완 관계에 있기 때문에 서로 협력하고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많으므로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나도록 노력하겠다.
■ 기계설비관리협회 운영진 구성 현황은
유지관리자와 성능점검업 대표 각 1인을 내세워 공동대표로 구성됐다. 대표는 협회를 총괄하며 대외업무와 이사회를 진행한다. 부회장에는 유지관리자, 성능점검업, 관리주체에서 각 1인을 뒀으며 감사 2인을 두고 있다. 사무국은 지난 8월부터 이미 운영 중이며 이사회와 대의원들은 일부 선임됐거나 구성이 진행 중이다.
■ 유관기관과 협력방안은
기계설비건설협회는 근본적으로 기계설비 공사업체들의 단체다. 기계설비법 제정에 주도적인 역할과 많은 기여를 했기 때문에 기계설비법 관련 업무전반을 진행하고 있지만 나름대로 한계는 있다고 본다. 기계설비 유지관리분야는 그동안 건설분야보다는 매우 열악한 상황에 놓여져 있으며 현재도 해결해나가야 할 많은 문제들이 있다.
그동안 유지관리자나 성능점검업체가 주축이 되는 단체가 없다보니 유지관리나 성능점검분야 입장에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우리 협회가 설립되면서 이러한 역할을 해 나가고자 한다. 기존의 다른 협회와 대립하거나 경쟁하기보다는 기존 협회가 하지 않았던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나가고자 한다.
■ 협회 운영 방향은
먼저 성능점검분야에서는 현재 최대 현안이 되고 있는 저가 수주·발주 문제에 성능점검업체들과 함께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고자 한다. 성능점검을 허위나 부실하게 진행하는 불량업체들을 퇴출시키기 위한 행정조치를 적극 요청할 계획이며 업계 자체적으로도 자정 노력을 벌여나가도록 하겠다. 성능점검 기술자들에 대한 기술교육은 10월부터 전국적으로 실시할 계획으로 이미 진행 중이다.
성능점검보고서 제출 의무화와 성능점검 기준일 변경 등 제도개선도 국회나 관련 기관에 요청해 나갈 계획이다.유지관리분야와 관련 유지관리자 상주의무화를 추진하며 전기안전관리자 등 기계설비유지관리자 겸직도 금지되도록 요구하겠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임시유지관리자의 정규유지관리자로의 전환은 기능사 등 관련분야의 최소한의 자격증과 경력을 소지한 기술자에 한해 적용되며 비자격자나 무경력자들의 전환은 이뤄지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또한 건설기술인경력수첩을 소지했다고 해서 유지관리자로 등록할 수 있는 현재 제도적 허점도 보완해 건설기술인협회를 통한 우회 등록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도록 요청하겠다.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그동안 유지관리분야에서 종사해온 수많은 기술자들의 권익이 최우선적으로 보호되도록 하겠다.
■ 결국 사단법인 등록이 중요해 보이는데
준비는 하고 있지만 사단법인 설립이 우리 협회의 최종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사단법인 설립 여부와는 관계없이 지금의 각종 현안을 해결하고 유지관리와 성능점검분야 발전을 위한 각종 사업들을 꾸준히 진행해 나갈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유지관리자와 성능점검업계를 대변하는 단체가 된다면 사단법인 설립은 자연스럽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제 갓 태동한 협회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격려가 필요한 때이다.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 해주겠지 하는 무관심보다는 내가 아니면 누가 하겠냐’라는 적극적인 자세로 많은 참여가 필요한 때다. 물방울이 바위를 뚫을 수 있는 것은 힘이 커서가 아니라 꾸준함 때문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항상 인내심을 갖고 대나무처럼 꿋꿋하게 포기하지 않고 투명한 협회, 화합하는 협회, 소통하는 협회를 만들기 위해 열정과 노력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