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펌프연구센터(센터장 송찬호)는 지난 11월27일 한국기계연구원 대회의실에서 ‘히트펌프데이’를 열어 산·학·연 전문가들과 히트펌프연구센터를 소개하며 히트펌프 관련 기술동향 등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앞서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류석현)은 미래 열에너지 전환의 중심이 되고자 지난 2월 히트펌프연구센터를 설립한 바 있다.
류석현 기계연구원 원장은 이번 히트펌프데이 행사 개회사를 통해 “향후 20~30년 내 탄소중립 달성에 히트펌프만큼 중요한 기술이 없을 것”이라며 “기계연구원이 중심에서 데이터센터(DC) 히트펌프 등 다양한 연구성과를 만들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히트펌프연구센터 소개
탄소중립기계연구소 산하에 있는 히트펌프연구센터는 열에너지솔루션연구실 등 이전조직을 거쳐 올해 2월 창립됐다. 현재 4개 워킹그룹 2개 그룹이 있으며 디지털혁신과 히트펌프관련 연구확장을 위해 노력 중이다.
송찬호 기계연구원 히트펌프연구센터장은 히트펌프연구센터에 대한 소개를 이어갔다.
센터 주요연구분야는 △고효율 친환경 히트펌프시스템기술 △히트펌프 핵심기자재기술 △히트펌프 응용 및 열네트워크 △에너지시스템 열공정 △고성능에너지변환기술 등이다
송찬호 센터장은 “센터는 현재 연령별 고른 분포로 연구시너지 창출하고 있다”라며 “히트펌프 기술혁신으로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열에너지 토탈솔루션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히트펌프관련 과제로는 △화석연료 대체 위한 300도급 고온히트펌프 개발 △차세대 대체냉매 및 고효율냉난방기기 핵심기술 통합운영시스템 개발 △대용량 대온도차 산업용 히트펌프 운영기술 등이 있다.
이외에도 △자연냉매 이용한 냉각시스템 개발 △스마트 설계 플랫폼기술개발 △액침냉각 미활용열 활용 및 열관리기술개발 △이산화탄소 변환을 위한 P2X 공정개발 등 다양한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히트펌프연구센터는 △히트펌프관련 기술개요 △히트펌프 글로벌트렌드 △산업용히트펌프 기술동향·시장동향 등과 관련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은 로드맵을 제작했다.
로드맵에서는 히트펌프 정의와 글로벌 에너지 트렌드를 분석한 내용을 기반으로 센터가 선정한 산업용 히트펌프관련 전략품목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히트펌프연구센터는 기존 정부지원 연구과제와 중복을 줄이며 실제 산업공정에서 요구되는 온도영역·용량을 고려해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과제들을 중점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공정에서 가장 활용도가 높은 스팀을 생산하기 위해 100~200℃ 열을 생산하는 히트펌프로 한정해 열기술개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개발 방향을 수립했다.
산업용 히트펌프의 전략품목은 △스크류압축기적용 중소규모형 산업용 스팀히트펌프 △대용량 터보 및 MVR적용 스팀히트펌프 등이다.
센터는 관련 기술개발을 통해 100~300RT급 히트펌프를 개발해 중소기업 규모에서 요구되는 히트펌프와 1,000RT급 중견·대기업 규모에서 요구되고 있는 히트펌프를 개발할 계획이다.
최근 카르노배터리 기술개발 중 열생산 방식으로 고온히트펌프를 활용해 효율향상을 진행하는 연구들이 다수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열에너지 저장과 관련한 고온열저장기술과 카르노배터리기술에 대한 연구를 일부 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다.
히트펌프연구센터는 카르노배터리와 고온히트펌프의 국내·외 기술개발 동향을 파악하며 고온히트펌프시스템 개발에 필요한 주요 요소기술과 시스템 통합기술을 분석했다.
이에 따라 △자연냉매 활용 고온히트펌프시스템 △고체 고온 열저장기술 △카르노배터리 장주기 ESS기술개발 등을 전략품목으로 선정했다. 또한 300℃ 300kW급 고온히트펌프 핵심요소기술과 300kWh급 콘크리트 구조체 기반 고체 열저장기술 등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국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미활용에너지에 대한 기술개발도 이어갈 계획이다. 지열·수열 등 재생열원과 결합한 Low GWP냉매 히트펌프를 개발해 지역 냉난방을 타깃으로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며 자연냉매 냉각장치를 활용한 지·수열하이브리드 DC냉각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며 열에너지 생산과 수요처간 불균형을 극복해 에너지 이용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인 열에너지 네트워킹을 통해 산업폐열을 이용한 열에너지 거래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송찬호 센터장은 “로드맵을 통해 히트펌프와 관련한 센터의 비전과 목표를 제시했다”라며 “해마다 업데이트할 예정으로 로드맵 발간을 통해 향후 히트펌프에 대한 관심과 저변확대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장기에너지저장기술 공유
유호선 숭실대학교 명예교수는 장기 조력자로 떠오르는 장기에너지저장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UN은 2024년 연평균기온 1.5℃ 상회를 예상하고 있으며 UNEP는 현재 정책이대로 가면 세기말 1.5℃ 억제 불가, 현재대로면 3.1℃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지구 평균기온 3℃ 상승은 GDP 30% 손실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2050 탄소중립 이정표에 따라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로 늘려 에너지효율개선을 진행해야 한다.
유호선 교수는 “기후변화 대응 어려운 이유는 기후변화가 건물, 수송, 전력 등 사회전반에 걸쳐있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시간이 짧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1만1,000GW까지 늘려야 한다고 발표하며 그 중 에너지저장 부문이 1,500GW 설치돼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새로운 에너지분류체계 발표를 통해 에너지를 △비재생에너지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 등으로 나눌정도로 에너지저장에 대한 중요성이 크다.
장기에너지저장의 정의는 분류에 따라 다르게 정의하고 있지만 대략적으로 10시간 이상 되면 장기에너지 저장으로 분류 중이다.
유호선 교수는 “재생에너지가 과잉생산됐을 때 저장장비가 없다면 버리게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라며 “이는 출력제한이라고 부르는 데 전력망(그리드) 자체가 낡아 타지역으로 송배전 할 능력 없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때 에너지저장설비가 있다면 과잉생산된에너지를 저장한 뒤 나눠쓸 수 있을 것이다. 향후 변동성에너지가 70%수준이 된다면 장기에너지저장이 수십시간 범위에 있어야 원활하게 전력망 운영될 수 있다.
한편 전력망에서 변동성 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아지면 가격변동성 커지는데 이는 지역에 따른 차이 있다. 에너지저장을 비롯한 유연성 수단이 현격하게 적으면 가격이 올라가는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독일은 은퇴 석탄발전소 활용해 카르노배터리를 구현했는데 은퇴 석탄발전소를 활용함에 따라 전력망을 그대로 쓸 수 있다.
또한 저항가열 고온 열에너지저장(TES)시스템의 경우 2,400℃ 가량 열뿐아니라 전기도 활용하고 있는데 2,700켈빈가량의 전기를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해 다중접합 열가소성 가황물(TPV) 변환효율도 40%에 도달하고 있다.
유호선 교수는 “최근 히트펌프가 산업부문 탈탄소화 잠재력이 인정되고 있다”라며 “미국 재생에너지연구원에서는 회복탄력성 중요한 군사시설에도 적용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압축공기 에너지저장이 많은데 이는 나중에 화석연료 연소시켜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이때 천연가스를 투입하지 않고 재생해서 에너지를 꺼내 쓰는 방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유호선 교수는 “미국 등 선진국들은 장기에너지 저장시설을 유치하는 정책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라며 “장기에너지저장 프로젝트는 초기투자비용이 크기 때문에 보조금 등 지원책들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중립 달성 위한 HP 역할
김민수 서울대학교 교수는 ‘미래를 바꿀 히트펌프’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열에너지는 발전, 수송, 건물,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열에너지가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다.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르면 2045년까지 난방수요 50%가 히트펌프로 대체돼야할 것으로 권고중이며 우리나라도 산업용 히트펌프 개발을 위한 연구과제를 진행중이다.
히트펌프는 냉매를 이용해 저온부 열에너지 고온부로 전달하는 것으로 압축하는 것으로 기체,냉매 등 내부에너지 올라가 온도 상승하게 되는 시스템이다.
김민수 교수는 “외부열에너지를 활용하기 때문에 보일러에 비해 더 많은 에너지 공급 가능하며 히트펌프는 보일러에 비해서 탄소배출량 저감 가능하다”라며 “이에 따라 히트펌프 보급은 전세계적으로 점차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산업용 고온히트펌프는 산업에서 보일러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산업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활용해 스팀생산, 증기재압축기 시스템으로 현재 강화되는 냉매규제에 따라 GWP가 낮은 냉매로 전환 중이다.
국내에서는 제지공정에서 발생하는 저온폐열을 활용해 저온부와 고온부 온도차가 70℃를 넘는 히트펌프를 개발하는 ‘산업용 고온히트펌프 상용화’ R&D가 진행 중이다.
한편 히트펌프는 통합열관리 시스템에서 열에너지 이동시키는 핵심장치로 사용되는데 차량 내에서 발생하는 열을 회수해 실내 냉난방과 배터리 최적온도 유지가 가능하다. 최근 이산화탄소 히트펌프는 GWP가 1로 매우 작으며 난방성능이 좋아 자동차공조시스템 온수생산시스템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김민수 교수는 “페이스북도 DC 냉각과정 폐열을 회수해 HP를 통해 연간 10만MW가량 열에너지를 생산해 지역난방에 사용되는 에너지, 탄소배출량을 크게 감축했다”라며 “향후 더욱 많은 히트펌프 이용사례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HVAC·가전제품 내 HP적용기술
오세기 LG전자 부사장은 가전제품 내 히트펌프 적용기술에 대한 발표를 이어갔다.
지난 2021~2022년에는 에너지위기로 히트펌프 판매가 두자리수 성장한 해였다. 기술개발과 함께 시장에서 히트펌프가 적극적으로 채택도록 국가별 다양한 고효율 제품 장려정책을 추진 중이다.
오세기 부사장은 “가스대비 전기요금 수준이 히트펌프 확대의 핵심”이라며 “가스대비 전기요금수준이 2배정도 돼야 히트펌프 투자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히트펌프 기술테마는 한랭지 난방성능으로 북유럽 등 –30℃이하 한랭지에서도 추가열원없이 단독으로 난방성능 확보해야 한다.
성능 확보를 위해서는 저외기온에서 히트펌프 고압을 상승시킬 수 있는 기술과 펌프압력비 극복기술이 핵심이다. 또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글로벌 냉매규제로 친환경 냉매최적화시스템을 개발해야한다.
오세기 부사장은 "차세대 냉매조건은 높은 안정성을 가진 Low GWP냉매"라며 "가연성리스크를 제거하며 기기성능 효율, 기존냉매 동등수준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글로벌 컨소시엄을 구축해 히트펌프 기술주도권을 확보하며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하고 있다. 또한 HVAC 사업의 현지완결형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한국, 북미, 유럽, 인도에 에어솔루션 연구소를 통해 43개국가 62개 지역에 아카데미를 갖춰 매년 3만명 이상 엔지니어를 양성하고 있다.
LG전자는 주거용 한랭지에 적용할 수 있는 히트펌프 ‘R-290 ATW’를 개발했다. 고효율 저소음 ATW 히트펌프로 전기 20% 공기열원 80%로 냉온수를 생산해 공간 냉난방 및 급탕을 제공하고 있다.
R-290 ATW는 어댑티브 인젝션 시스템으로 중압냉매를 컴프레셔 중간에 주입해 난방능력과 효율을 상승시켜 최저 운전온도 –28℃ 난방성능 20%이상, 효율 5~10% 이상을 보인다.
오세기 부사장은 “고온용 히트펌프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라며 “1,400RT급 최대온도 140℃ 히트펌프는 LG전자의 총 10개 사업부문의 49개 공정 가운데 33개 전체공정, 16개 일부공정에 적용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히트펌프 건조기 시장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히트펌프건조기는 가스히터식보일러 대비 설치성이 좋으며 효율이 높아 저온건조 의류관점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LG전자는 드럼과 모터를 직체결결한 DD모터를 적용한 건조기를 개발해 낙차로 인한 옷감자극을 최소화해 옷감수축을 완화시켰다.
오세기 부사장은 “현재 히트펌프관련 기술개발이 활발하다”라며 “MBD(Model Based Design) 개발모델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으로 향후 다양한 성능예측가능제어기술가 기구통합모델 필요함에 따라 활발한 산학연 협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