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기존건물 에너지효율화를 위해 에너지수요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으로 ‘기존 공공건물 에너지효율 진단 및 리모델링 기술개발 실증연구’를 기획했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은 2020년 7월 과제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24개 전문기관과 함께 연구단을 구성해 기존건물 에너지효율 향상 시장확대 및 산업활성화를 위한 기술·정책개발을 지난 9월까지 추진했다.
연구단은 48개월간 연구성과물로 기존건물 에너지리모델링산업 활성화를 위한 지원시스템으로서 ‘건물에너지 리모델링 통합플랫폼’을 개발했다. 지난 기고에서는 통합플랫폼 주요기능인 에너지진단솔루션, 에너지해석 및 최적화솔루션, 종합기술정보서비스 등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이번 기고에서는 진단‧측정방법 표준화 성과를 비롯해 실증사업 내용과 향후 계획에 대해 다룬다.
건물에너지 현장진단 및 성능측정 방법 표준화
현재 우리나라는 건물에너지 진단방법이나 에너지성능을 측정하는 표준화된 방법론이 마련돼 있지 않다. 연구단이 작성한 ‘공공건물 에너지성능 측정과 진단 가이드라인’은 지난 3월 단체표준으로 제정됐으며 에너지진단 및 성능측정 방법을 표준화하고 정형화된 성능측정 항목을 제시했다.
제정된 단체표준에는 냉난방, HVAC, 조명, 플러그부하 등 용도별 에너지사용 성능 측정항목을 다루며 에너지성능 측정 및 분석을 위해 크게 4단계의 절차를 제시한다.
1단계에서는 프로젝트 정의를 통해 분석목표 설정, 측정항목, 경계조건, 분석기간 및 분석수준 등을 설정한다. 2단계에서는 측정시스템 설계를 통해 측정항목에 필요한 데이터, 측정장비 및 방법 등을 결정한다. 3단계에서는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며 마지막으로 4단계에서 측정된 항목에 대한 월간‧연간 보고서 작성절차를 제시한다.
노후 공공건물 효율개선 실증사업
연구단은 6개 공공건물을 대상으로 실증사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성과물을 실제 리모델링 공사에 적용해 효과를 검증했다.
대표적인 연구단 실증건물로 서대문구에 위치한 홍은119안전센터를 꼽을 수 있다. 1994년 준공돼 28년 이상 경과한 홍은119안전센터는 관리주체인 서대문소방서에서 당초 화재안전에 취약한 외벽마감 교체 등 환경개선 공사만 실시할 계획이었으나 연구단 지원을 통해 창호 및 냉난방기를 포함한 에너지효율 향상 리모델링공사로 범위가 확대됐다.
주요 적용기술로 패시브기술인 열교저감형 건식 외단열시스템과 고성능 로이삼복층 창호시스템, 액티브기술로 PVT(태양광‧열)패널과 연계된 냉난방 및 급탕 다기능 히트펌프시스템이 있다.
리모델링공사로 건물사용을 중단해야 하는 애로사항을 해결하고자 재실 리모델링이 가능한 외단열시스템을 적용해 외피 단열성능을 향상하며 건식공법을 통해 업무공백 없이 공사가 진행됐다.
고성능 로이삼복층 창호는 리모델링 시 고려해야 하는 두께, 하중, 설치용이성 등 제약조건을 해결하는 알루미늄 창호시스템이다. 기존 복층창에 얇은 유리판을 추가했으며 알루미늄 프레임 열교차단 성능을 개선해 단열성능은 향상하고 두께 및 하중 증가는 최소화했다. 해당 제품은 공인 열관류율 및 기밀성능 시험을 통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성능을 확보했다.
PVT연계 냉난방 및 급탕 히트펌프기술은 기존에 설치된 EHP 실외기를 활용해 PVT패널에서 생산한 온수와 발전전력으로 냉방 및 난방효율(COP)을 극대화한 기술이다. 기존 히트펌프 실외기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홍은119안전센터는 이번 리모델링공사를 통해 연간 에너지사용량을 38% 절감했으며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1++등급 인증을 취득하고 현재 제로에너지건축물(ZEB)인증을 진행 중이다.
전문가 얼라이언스 출범
연구단 총괄주관인 KCL은 리모델링산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건물에너지분야 전문가를 모집 및 선정하고 분과로 구성함으로써 ‘리모델링 전문가 얼라이언스’를 2021년 11월 발족했다. 총 4개 분과 2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얼라이언스는 주기적으로 기존건물 에너지효율화 및 리모델링 관련 이슈사항을 발제하고 토론하는 등 활발히 운영된 바 있다.
이후 2022년 국토교통부 그린리모델링사업을 담당하는 국토안전관리원이 얼라이언스 체계와 전문가 구성원을 바탕으로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얼라이언스’ 예산을 확보, 발족·운영하게 돼 연구단이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한 씨앗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지자체 노후 공공건물 에너지효율화 지원
KCL은 서울시 등 지자체 관할 노후 공공건물 대상으로 에너지효율등급평가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노후건물 에너지관리 현황을 분석하며 비용효율적인 성능개선 대안을 제시하는 등 공공건물 에너지효율화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지자체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특히 업무담당자가 주기적으로 변경되는 공공기관 특성을 고려해 담당자가 변경되더라도 리모델링 이력이나 설비변경 등을 관리할 수 있는 건물 리모델링 이력관리시스템을 개발해 플랫폼에 구축함으로써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건물을 관리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고 있다.
통합플랫폼 연계 및 활성화
한국에너지공단 등 건물에너지분야 공공기관과도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통합플랫폼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공단에서 구축한 건물에너지 진단플랫폼과 연동해 향후 공공기관 에너지 진단 시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 소개 및 교육지원 등을 통해 활용성을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기존건물 에너지진단 및 리모델링에 관심을 두고 있는 개도국 국가에 관련기술 및 정보를 제공하며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플랫폼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건물E효율화 노력 지속할 것”
KCL은 현재 수행 중인 다양한 건물에너지분야 국가 R&D과제와 정책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ZEB 및 데이터 기반 에너지효율화 등 건물에너지분야에서 다양한 신규과제가 만들어지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특히 아직까지 활성화되지 못한 기존건물 에너지효율 개선을 위한 리모델링산업 활성화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면서 건물 에너지원단위 및 운영효율 등 기존건축물의 운영단계 에너지효율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박덕준 KCL 제로에너지빌딩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