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연구분야와 에너지매너지먼트기술의 결합인 옥상온실은 도심 한복판에 온실을 건축해 건물에너지사용량을 절감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기술로 지구온난화를 개선할 수 있는 탄소중립의 중요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옥상온실은 탄소중립 실현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도시농업을 구현해 미래 식량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으로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옥상온실형 스마트 그린빌딩 에너지통합시스템 건물실증 R&D가 주목받는 이유다.
지난 2024년 11월 1차 실증지인 스테이셔니오 성수에서 재배한 멜론을 수확했다. 2차 실증지는 강서구에 위치한 메이필드호텔 마곡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다중 분산발전기반 옥상온실형 스마트 그린빌딩 융복합 시스템 개발 및 실증’ R&D를 총괄하고 있는 이상민 기계연구원 박사를 만나봤다.
■ 현재 진행하고 있는 R&D과제는 무엇인가
이번 과제는 2021년부터 5년간 산업부 에너지수요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으로 진행 중인 과제로 도시 내 분산자원의 에너지활용 극대화를 통해 건물에너지사용량을 절감하고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한 옥상온실 통합형 스마트 그린빌딩 융복합시스템을 개발하고 건물에 실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물과 온실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다중분산발전 △도시농업 맞춤형 옥상온실 스마트팜 △건물과 온실에너지를 최적 관리할 수 있는 통합 EMS △스마트 그린빌딩 확산을 위한 건축모델 등 크게 4개 분야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계, 농업, 에너지,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산·학·연 17개 기관이 참여하는 대형 국책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 현재 진행 상황은
현재 4차년도 진행 중인 상황으로 각 기술분야 핵심기술은 개발됐으며 5차년도 최종 통합실증을 앞두고 있다. 하이브리드 흡수식 냉동기, 도시농업 맞춤형 LED, BEMS와 스마트팜이 결합된 통합 EMS 등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기술들을 개발해 2023년 KETEP Energy Tech 컨퍼런스 연구발표회에서 우수성과 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과제에서는 특별히 단계별 2개 건물을 대상으로 실증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1차실증은 기축건물에, 2차실증은 신축건물에 옥상온실을 건축할 계획이었다. 현재 1차 건물 실증을 완료한 상황이다. 1차 실증건물은 성수동의 공유오피스빌딩으로 기존의 8층 건물 위에 200m² 규모의 옥상온실을 설치해 1년간 운영 중이다. 이 건물은 합벽건물 형태로 가운데가 분리돼 있기 때문에 한쪽에 옥상온실을 설치함으로써 에너지절감효과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공유오피스에 입주인원들을 대상으로 장기 리빙랩을 운영하고 있으며 매년 만족도조사도 실시 중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옥상온실에 관심이 있는 산·학·연·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옥상온실 체험행사를 개최했으며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 열원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도심지에서 열원 확보 방안은
건물과 온실에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가스엔진을 이용한 다중분산발전시스템을 개발했다. 가스엔진의 용량은 100kWe급으로 전기를 생산하면서 열을 공급하고 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온실에 공급함으로써 분산발전의 효용성을 극대화했다.
가스엔진에서 발생하는 냉각수 배열과 배가스배열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170kWth급 하이브리드 흡수식 냉난방기를 개발해 연중 에너지이용효율을 최대한 높이고자 했다. 온실에서 광합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CO₂ 가스를 추가로 주입하고 있는데 대기농도인 400ppm에서 1,000ppm으로 높이면 작물의 생산성을 15~20% 증가시킬 수 있다. 온실은 연중 열부하가 크며 CO₂요구량도 상당하기 때문에 분산발전의 경제성 확보가 용이할 것으로 생각한다.
■ 해외 옥상온실 또는 도시농업 설치 사례 및 효과를 평가한다면
북미와 유럽의 선진국에서 지난 10년간 다양한 옥상온실이 설치돼 왔다. 미국과 캐나다의 추운 지방에서는 작물생산이 어렵기 때문에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옥상 위에 온실을 설치함으로써 난방에너지를 크게 줄일 수 있어 겨울철 재배에 성공했으며 갓 수확한 신선한 작물들을 지역마켓을 통해 바로 공급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유럽에서는 호텔, 식당, 아파트 등 다양한 건물에 옥상온실이 설치되고 있으며 작물 생산뿐만 아니라 교육, 체험, 복지 등 다양한 사회적인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EU에서는 CO₂저감을 위한 옥상온실 실증과제가 수행했으며 벨기에에서는 소각로, 발전소의 폐열을 이용하는 대규모 옥상온실이 실증됐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에서 버려지는 열을 옥상온실에 공급하는 모델이 프랑스에서 개발되고 있다. 경제성뿐만 아니라 환경적, 사회적 가치까지 고려되면서 도시농업시장 확대와 함께 옥상온실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 BIV(건물 통합형 재배: Building intergrated Vegetation)는 무엇인가
도시농업계에서는 최근 BIV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BIV는 건물 통합형 작물생산을 의미한다. 도시화로 인해 도시공간은 부족해지고 땅값이 계속 상승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방향을 피할 수 없을 거라는 전망이 강하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대도시 공간 및 땅값 문제가 가장 극심하므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필요한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BIV를 통해 도시 환경 측면에서는 작물이 CO₂를 흡수하면서 O₂를 공급하기 때문에 장점이 크다. 건물 측면에서는 단열 및 차광을 통해 건물에너지를 감소할 수 있어 시너지효과가 발생한다. 최근 사회전반적으로 ESG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순환경제를 실현하는 수단으로도 충분히 활용될 수 있다.
■ 2차 실증지인 메이필드호텔에서 진행될 사업모델은
메이필드호텔은 김포공항 인근에 위치한 5성급 호텔로, 과제 실증을 위해 새로운 건물을 건축하기로 했다. 건물의 구조는 지하 1층, 지상 1층, 옥상온실로 구성되며 지하에는 과제에서 개발된 분산발전시스템이 설치되고 지상 1층 카페와 옥상온실간 에너지교환 및 통합제어를 실증할 계획이다.
신축건물에 옥상온실을 건축할 수 있어 과제에서 개발된 기술들을 모두 100% 활용이 가능하며 건축비용 및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메이필드호텔은 식당, 행사, 스포츠시설로 유명한 호텔로 온실에서 재배한 신선한 작물을 직접 공급하고 분산발전에서 버려지는 에너지를 수영장에 공급할 수 있어 옥상온실의 사업화모델을 단기간 내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시농업 기술개발 및 연구목적뿐만 아니라 식당, 카페를 이용한 상업모델, 교육, 체험을 통한 사회모델 등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모델을 한 장소에서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매우 크다.
■ 향후 R&D 방향은
건축과 연관성이 높은 분야이므로 제도적인 규제 해소와 지원책이 같이 마련돼야 한다. 이를 위해 과제 참여기관인 건축공간연구원, 건설기술연구원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 발표된 녹색건축계획과 올해 개정되는 G-SEED에 옥상온실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과제 종료 이후에도 옥상온실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그린빌딩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 1차 실증 이후 다수의 지자체와 기업에서 옥상온실에 대한 문의가 있었으며 최근에는 공장폐열을 이용한 옥상온실설치에 대해 업체와 협의가 진행 중이다. 도시농업 확산과 건물에너지절감 측면에서 다양한 모델이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R&D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 도시농업 또는 옥상온실 확대에 따른 기대효과는
뉴욕, 파리, 런던과 같은 선진국의 대도시에서는 도시농업에 관심이 매우 크고 많은 활동이 이뤄져 왔다. 이제껏 우리나라의 도시농업은 소규모 텃밭과 같은 체험목적에 국한돼 왔으며 작물생산 수단으로 여겨지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시대를 지나면서 마켓컬리, 쿠팡프레시와 같은 신선작물시장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농업에 대한 수요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에너지 측면에서도 도시에서 작물을 생산하면 유통, 저장과정을 생략할 수 있기 때문에 푸드마일과 콜드체인 손실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지난 2023년 9월 국제도시농업학회인 Green Cities에서 과제 발표를 진행한 바 있다. 학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대규모 도시농업 실증과제가 진행되고 있는 것에 놀라워했으며 큰 기대를 표시했다.
우리 연구진은 향후 메이필드호텔에서 도시농업국제학회를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국제적으로도 선도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 해외시장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