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부동산시장은 2012~2017년까지 연평균 약 82만㎡(25만평)에 불과했으나 2018~2022년 연평균 약 241만㎡(73만평)가 공급됐다. 2023년에는 약 595만㎡(180만평)가 공급되며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투자자산으로 부상했다.
도심 외곽 공사장은 거의 물류센터인 것 같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물류센터는 개발시장 핫아이템이었다. 이와 함께 저온물류센터도 전체 물류센터 기준 기존 10% 규모에서 약 25% 수준으로 확대되며 각광받았다.
하지만 쿠팡, 컬리로 대표되는 이커머스물류 수요와 함께 폭발적 성장을 이루던 물류센터는 2023년을 지나면서 공급과잉으로 인한 공실률이 높아지며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저온물류센터는 2024년 상반기 약 40% 이상의 공실률을 보이며 냉동·냉장설비업계도 함께 타격을 받았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1917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됐으며 현재 약 60개국 400개 지사에서 약 5만2,00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글로벌 종합 부동산서비스기업이다.
한국지사는 2000년 설립 이후 현재 250여명의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다. 특히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물류팀은 계획, 실행, 매각까지 물류시설 라이프사이클 전과정에 있어 물류부동산에 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원상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물류팀 이사를 만나 저온물류센터 2025년 전망과 업계 대응방향 등을 들었다.
■ 지난해 저온물류센터 주요 이슈는
저온물류센터는 상온물류센터보다 좀 더 빠른 시점인 2022년부터 공급과잉으로 인한 공실률 상승조짐이 보였으나 2022년 42만㎡(13만평), 2023년 62만㎡(19만평) 규모의 대량 신규물량이 시장에 공급됐다.
이로 인해 저온물류센터 공실률은 더욱 가파르게 상승했으며 공실기간이 장기화됨에 따라 일부 자산은 EOD (기간이익상실)가 발생해 공매처리되는 등 개발시장은 어려움이 가중됐다.
물류센터 개발, 투자사들은 저온물류센터 공실대응을 위해 렌트프리, 이전지원금 등의 인센티브를 동원한 마케팅활동을 진행했으나 공실이 장기화되고 실질임대료가 지속 하락하며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상온물류센터로 구조를 변경하는 등 공실축소를 위한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 2025년 물류센터시장 전망은
유통물류기업들은 시장상황이 당분간 V자반등이 아닌 U자 또는 L자형으로 경기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신규사업 추진을 위한 물류센터 확장보다는 운영효율화를 위한 거점네트워크 재편 및 운영개선 노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예를 들면 임대료 절감 및 운영효율 개선을 위한 통합허브 물류거점 구축, 작업인력 최소화 및 인당 생산성 개선 목적의 자동화설비 도입을 위한 신규 물류거점 구축, 운송비절감을 위한 수요지 인근 또는 교통요충지로의 물류거점 이전 시도 등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물류센터는 글로벌투자사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부동산 투자자산 중 하나다. 2024년도에는 우량화주가 운영 중인 코어자산 또는 공실장기화로 부실화된 NPL(Non Performing Loan: 부실채권) 자산의 저가 매수 위주로 거래가 이뤄졌다.
올해는 신규공급 감소로 공실률 상승이 멈추고 실질임대료 하락이 완화되며 신규개발을 위한 물류부지 투자도 다시 재개될 전망이다. 특히 신선식품 온라인배송에 적합한 도심 인근 대형물류센터 구축 개발사업에 많은 관심이 모일 것이다.
■ 저온물류센터의 높은 공실률에 대한 업계 대응과 전망은
현시점 저온물류센터 공실률 증가는 신선식품 유통물류 수요감소보다는 과도한 물류센터 신규공급이 주원인이다. 이에 따라 아직 개발 중인 저온물류센터는 상온 또는 복합센터로 설계를 변경하고 저온이 포함된 복합물류센터는 저온비중을 대폭 축소하거나 상온물류센터로 전환해 공급하고 있다.
이미 공급된 물류센터 중 공실이 장기화되고 있는 면적에 대해서는 상온물류센터로 설비 및 구조를 변경해 신규화주 모집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과거사례를 볼 때 장기 공실물류센터는 매각, 경매 등을 통해 소유주가 바뀌고 신규 임대사는 추가 임대료 저하, 설계구조 변경 등을 진행할 경우 대부분 3년내 공실이 안정화됐다.
비록 성장이 일부 지체되고 있지만 온라인 신선식품 유통 수요가 지속성장하고 있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지는 이견이 많다.
하지만 결국 공실이 축소되고 임대료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저온물류센터 공실률은 올해부터 점차 하락될 것으로 예상되며 임대시장도 안정화될 것이다. 다만 물류센터 입지와 인프라구조가 우수한 자산부터 공실이 해소될 것이며 입지경쟁력이 낮고 노후화된 창고는 일부 멸실될 가능성도 있다.
고효율 냉각설비가 구축되고 냉기가 차단되는 단열처리가 우수한 신규 물류센터는 앞으로 높아질 에너지비용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부각되며 더욱 각광받을 전망이다.
■ 2025년 저온물류센터 트렌드는
이커머스시장은 티메프 사태 및 신세계·롯데의 유통위기 등으로 쿠팡의 독주가 지속될 것으로 보였으나 2023년부터 중국 이커머스기업이 도전장을 내밀며 다시금 치열한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우리나라는 1인가구가 전체 가구 중 40% 이상이며 수도권 인구과밀현상이 심각한 환경임을 고려할 때 새벽·당일·빠른배송서비스를 통한 경쟁력 강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따라 최근 각광받고 있는 물류센터는 실시간으로 온라인주문에 대응해 물류의 보관, 피킹, 포장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온라인 유통 풀필먼트센터다. 최근 물류기업은 다양한 자동화기술을 접목한 무인물류센터 구축을 위해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요일별 물량변동성이 크며 실시간 주문대응에 한계가 있어 인력의존형 물류운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최근 의료·바이오 관련 대형 초저온물류센터 증가 원인과 전망은
그동안 대부분 한국 제약물류센터는 실온보관이 가능한 의약품을 보관·유통하고 있어 일반 물류센터와 인프라 차이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바이오의약품의 온도유지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며 전체 공급망단계에서 실온노출을 최소화하고 초저온상태를 유지하는 온·습도 관리 물류시스템이 필수가 됐다.
이를 계기로 많은 의약품 유통물류기업은 미래 바이오시밀러제약산업의 성장을 대비하기 위해 대형 초저온물류센터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바이오기업이 집중돼 있으며 항만, 공항 등과 접근성이 우수한 인천, 화성, 평택지역을 중심으로 물류거점이 추가개발될 예정이다.
또한 글로벌 제약기업은 ESG기준 충족이 가능한 친환경 물류거점을 요구하고 있어 이를 충족할 수 있는 물류거점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