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히트펌프시장 성장세가 돋보이는 가운데 국내기업들은 높은 에너지효율을 자랑하는 히트펌프를 앞세워 미국 히트펌프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미국 히트펌프 시장동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히트펌프는 전력을 이용해 열을 이동시키는 장치로 화석연료를 연소하지 않아 기존 가스보일러나 석유난방시스템보다 탄소배출이 적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히트펌프는 청정에너지와 함께 사용 시 최대 80%까지 탄소배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으며 미국 에너지부는 히트펌프를 사용해 연간 최대 6,200kW 전력을 절약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美 에너지부, ‘HP수요, 2027년까지 연간 4.5% 증가할 것’
미국 히트펌프시장은 △탈탄소화 △에너지효율수요 △친환경정책 등으로 지속성장 중이다. 주로 활용되는 히트펌프는 공기열원히트펌프와 지열히트펌프로 공기열원 히트펌프는 미국 거의 모든 지역에서 수년간 사용됐으며 지열히트펌프는 일정한 지면온도로 운영비용이 낮아 높은 소비자만족도를 얻고 있다.
지난해 2월 공조·난방·냉동연구소(Air Condition, Heating, and Refrigeration Institute)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미국 내에서 히트펌프가 가스난로보다 21% 많이 구매됐다.
이는 지난 바이든정부의 친환경정책 아래 히트펌프에 각종 세금혜택과 보조금이 주어지고 있어 미국 소비자들이 히트펌프를 도입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연방정부에서 실시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히트펌프시장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히트펌프에 대해 △세금공제 △저금리대출 △공공·민간자금지원 등 다양한 형태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 에너지부는 △뉴욕 △테네시 △텍사스 △로드아일랜드 등 5개 공장에서 히트펌프 관련제품 제조를 확대하기 위해 8,470만달러 규모 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각 주에서도 자체적으로 인센티브 등 정책을 펼치며 히트펌프 보급을 장려하고 있다. 2030년까지 주 전체에 히트펌프 600만대 설치를 목표로 하는 캘리포니아주는 테크 클린 캘리포니아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으며 뉴욕주는 클린히트 프로그램을 통해 히트펌프 보급을 장려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프리도니아에 따르면 지난해 1월을 기준으로 미국 내 히트펌프 수요는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연간 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HVAC시스템 부문 중 가장 빠른 증가세다.
국산 히트펌프 수입액 증가…수입국 4위 부상
미국의 히트펌프 수입액은 2022년 약 6,600만달러에서 2023년 약 6,130만달러로 감소했다. 주요 수입국인 멕시코의 수입규모는 2022년 약 2,850만달러에서 2023년 약 1,620만달러로 감소했으며 중국은 2022년 약 2,190만달러에서 2023년 약 1,330만달러로 감소했다.
반면 △이탈리아 △독일 △요르단 등과 한국의 히트펌프 수입규모는 증가했다. 2023년 미국 내 한국내 히트펌프 수입규모는 약 946만달러로 2022년 123만달러대비 667%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내 한국산 히트펌프 수입액이 증가한 배경으로 LG전자 등 한국기업들이 에너지효율을 강화한 제품을 통해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LG전자는 앵커리지 알래스카 대학교와 협력하며 히트펌프 연구를 위한 글로벌 컨소시엄을 결성해 B2B 냉난방공조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LG전자의 히트펌프 ‘Therma V Split’은 공기-물 히트펌프로 R1압축기를 사용해 에너지효율성을 높인 스플릿시스템을 활용했다. 또한 LG ThinQ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원격 온도제어와 실시간 에너지 소비 모니터링 등이 가능하다.
이지현 KOTRA 실리콘밸리무역관은 “미국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국내기업들은 미국특성을 고려해 시장진출을 해야한다”라며 “지역마다 다른 에너지가격이나 건축규제 등을 파악해 히트펌프제품을 출시해야 하며 에너지효율이 우수한 히트펌프에 부여하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인증을 취득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히트펌프는 초기설치비가 높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비용절감효과와 환경적 이점을 소비자에게 충분히 알려야 한다”라며 “시장진입 후에도 소비자·파트너로부터 피드백을 적극 수집해 제품개선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내 히트펌프 수출을 위해 필요한 인증은 에너지스타(Energy Star)로 취득을 위해서는 △난방계절성능계수(HSPF) 8.5 이상 △계절에너지효율비율(SEER) 1.5 이상 △에너지효율비율(EER) 12.5 등을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