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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재필 디토건축사사무소 대표

“국내‧외 AI DC 경쟁적 확장… 수랭‧공랭 하이브리드 설계 확대”
국가적 R&D‧실증TB‧친환경 인센티브 등 정책지원 필요

디토건축사사무소는 데이터센터(DC) 건축설계, 사업컨설팅, 인프라솔루션 및 엔지니어링에 주력하는 전문 설계사무소다. 현재까지 20여개 DC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10여개 프로젝트를 완료했다. 용량기준으로는 누적 약 1,200MW 규모를 달성했다. 전재필 디토건축 대표는 국내 대표적 건축사사무소에서 DC TFT를 이끌며 다수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로 평가된다. 전재필 디토건축 대표를 만나 국내 DC산업에서 수랭식 냉각 적용동향과 관련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에 대해 들었다.

 

■ 국내‧외 AI DC 시장동향

 

챗GPT가 발표되고 기술성장을 보여주면서 생성형AI, 자율주행, 바이오·제약,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서 AI활용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AI연산을 위한 DC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AI연산은 기존 컴퓨팅연산보다 GPU 및 AI 가속기 기반 초고성능 컴퓨팅(HPC) 환경이 요구되기 때문에 NVIDIA, AMD, 인텔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이 AI 가속기(GPU, TPU)시장을 선도하며 이를 지원하는 DC인프라 확장이 진행되고 있다.

 

기존에도 DC시장을 이끌고 있는 MS, 구글, 아마존, 메타 등 글로벌 빅테크기업들이 현재 AI전용 DC를 대규모로 구축 중이다. MS는 OpenAI 지원을 위해 대규모 AI 슈퍼컴퓨터를 지속적으로 구축하고 있으며 AWS도 AI·ML 워크로드를 위한 전용 칩(Trainium, Inferentia)과 AI DC 확장을 진행 중이다.

 

이런 추세에 따라 세계 각 지역들 중 AI 트레이닝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과 인프라를 감당할 수 있고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지역을 거점으로 선정하고 DC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AI DC시장에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IT시장의 선두기업인 네이버, 카카오도 AI 및 클라우드 확장을 위해 AI 특화 DC를 별도로 구축했으며 KT, LG CNS, SK C&C 등도 AI·클라우드 전용 DC구축 및 서비스 준비를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GPU 수요 증가에 대응하는 HPC DC를 확충하는 중이다.


높은 수익률이 예상되는 상품에 자본이 집중돼 개발이 진행되는 양상을 보여주는 국내 부동산시장 특징에 따라 최근 DC에 자본이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AI 트레이닝 및 추론시장이 지속 확대됨에 따라 2025년 이후에도 AI DC건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하이퍼스케일 DC뿐만 아니라 중소형 AI 클러스터 및 엣지 AI DC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으며 개발도 증가할 전망이다.

 

다만 국가간 AI DC경쟁이 심화될 것으로도 보인다. 최근 미국 대통령이 교체되면서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국들은 자국 내 AI 인프라를 강화해 AI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도 이러한 견제 속에서도 국내 AI DC 및 AI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 AI DC 리퀴드쿨링 트렌드는


GPU 및 AI 가속기 기반 HPC기술이 발전하고 보급되면서 기존 공랭식 냉각방식이 한계에 도달함에 따라 한동안 하이브리드와 리퀴드쿨링 기술에 대해 급속히 연구와 실험들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NVIDIA에서 채택한 DLC(Direct Liquid Cooling)기술이 주목받고 있으며 이 방식이 하이퍼스케일 DC 및 AI 워크로드 환경을 위한 솔루션으로 적용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AI DC 설계에도 공랭식과 수랭식을 병행해 반영하는 방식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공랭식 전용에서도 리퀴드 하이브리드, 리퀴드 전용방식으로 점차 전환할 수 있는 방식들이 실제로 검토되고 반영되고 있다.


AI칩은 고성능화, 고발열 사양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를 대비하기 위한 액침냉각도 설계에 반영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등 꾸준히 시도되고 있다.

 

■ 원활한 수랭식 DC 적용을 위해 주의할 점은


리퀴드쿨링을 적용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공랭식을 병행해야 하며 기존 센터에 AI시스템을 교체 설치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공조시스템과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운영 시 기존설비, 시스템과의 조화가 필요하다.


리퀴드쿨링 적용 시 DC PUE를 개선할 수 있으며 더 많은 IT전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추가적인 냉각수 펌프 및 순환시스템이 필요하므로 전력사용량을 최적화해야 한다. 추가적인 장비가 설치돼 시스템이 복잡해지는 만큼 냉각수 누수, 장비 오작동 등에 대한 긴급 대응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건축적인 측면에서는 AI시스템이 이슈가 되면서 모든 DC를 최신 AI칩셋이 적용되는 고발열 서버에 대응하는 DC로 계획을 하려는 움직임들이 있다. 다만 공랭식 DC의 기준상향 또는 수랭식 하이브리드 방식 등에 대해서도 적용을 충분히 검토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방안이다.


전기차를 예로 들면 전기차가 미래 이동수단으로서 방향성은 타당하지만 전기차 시대가 곧바로 도래할 것처럼 시장이 움직이다가도 최근에는 하이브리트 차량이 적절한 대안으로 인식되는 것과 같다.


고발열 AI DC도 한순간에 최신 시스템이 적용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모든 DC가 최고사양의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


■ 수랭식 냉각시장 지속가능성은


리퀴드쿨링 시스템 적용은 필연적인 결과로 보인다. AI 컴퓨팅으로 발생하는 고발열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우수한 수단이면서 공랭식대비 에너지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AI 컴퓨팅뿐만 아니라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도 지속적으로 고사양화되면서 빠르게 확장될 것이다.


아직 리퀴드쿨링 적용 초기단계이며 현재 운영되고 있는 센터들의 운영결과들이 쌓여가면서 효율적인 운영방안이 정립된다면 리퀴드쿨링 기반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특히 AI 컴퓨팅시장은 기술력과 자본력을 선점한 특정 몇몇 선두기업에 의해 발전할 수도 있다고 예상이 됐으나 최근에 딥씨크 등 중간사양시스템으로의 AI기술개발 가능성이 나타나면서 AI시장 진입문턱을 낮췄다고 판단한다.


이에 따라 더 많은 시도들이 나타날 것이며 이에 따라 다양하고 많은 수의 DC가 필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현상은 리퀴드쿨링시장 성장 가능성과 지속성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 국내 리퀴드쿨링 산업‧기술성숙도를 평가하면


국내의 리퀴드쿨링 관련기술은 몇몇 소재와 장비들의 경우 부분적으로는 많은 발전을 이뤘다. 그러나 아직 적용사례가 많지 않으며 전체적인 시스템 구성 및 조율에 관한 기술부분은 보다 발전할 필요가 있다. 아직까지 적용, 운영데이터가 많이 축적되지 않았으며 명확한 적용기준이 시장에 공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많은 기업들이 전사적인 역량을 기울여 리퀴드쿨링관련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고 이러한 실증데이터들이 나온다면 빠르게 기술적인 완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 국내 DC 리퀴드쿨링산업 활성화 방안은


한국이 리퀴드쿨링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선 냉각액, 펌프, 배관 등 리퀴드쿨링 핵심부품 국산화가 추진돼야 한다. 현재도 많은 부분에서 기술력을 확보하고 제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전 공정에서의 라인업이 갖춰졌으면 한다.


또한 리퀴드쿨링 전문기업과 DC 운영기업간 협력 네트워크가 구축돼 운영상 필요기능과 전문 제조기업의 제품정보가 상호 교환돼야 한다. 이와 함께 국제적인 경쟁구도에서 기술적인 우위를 점하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탄소중립 정책과 연계한 친환경 DC인증 등을 통해 여러 방면에서 상품성을 높이는 부분도 필요하다.


특히 글로벌 리퀴드쿨링 트렌드에 맞춘 기술개발 및 해외진출 전략을 기업과 정부가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한다.


향후 DC 전력소모 및 열방출 문제해결을 위해 리퀴드쿨링기술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과 기술혁신이 병행돼야 하며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장기적인 로드맵 수립이 필요하다.

 

■ 시장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방안은


국가에서 AI 선도국가로서의 역할을 구호로만 외칠 것이 아니라 AI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다양한 정책 및 제도적 지원을 시행해야 한다.


현재 각국 정부가 실행하고 있는 것과 같이 정부차원의 연구개발(R&D) 지원이 필요하다. 리퀴드쿨링 관련기술 연구 및 실증 테스트베드 구축지원을 위한 친환경 DC 구축에 세금감면 및 보조금 지급 인센티브 제공 등이 유효할 것으로 판단한다.


또한 AI 선도국가가 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나서 리퀴드쿨링기술 도입을 위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및 인증 제도마련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항은 현재 전기공급과 관련해 정부가 펼치고 있는 정책들과 실행방향이 DC를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 AI기술 밑바탕이 되는 DC산업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DC에 전력공급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미국은 DC 건립을 위한 부지 및 전력공급을 전략적 차원에서 우선시하는 정책들이 진행됐으며 지금도 꾸준히 AI기술 선도국가가 되기 위해 국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DC 개발사업을 일부사례만으로 부동산 투기로만 인식해 정책을 운영한다면 AI시대에 경쟁력을 잃고 말 것이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 DC시장은 국제적인 동향에 발맞춰 성장해 나가는 부분 이외에 부동산 개발이익을 얻기위해 과장되게 성장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국가의 정책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 어려움에 더해 민원이라는 커다란 장벽으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DC산업에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미래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기반시설로서 바라보고 DC 유해성 및 기술적 조치에 대해 상호간 이성적인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한국 DC시장이 국제적인 흐름에 뒤처지거나 정보통신업이 해외에 종속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