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신재생에너지산업과 4차 산업혁명의 핵심산업인 제로에너지빌딩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산업입니다. 신정부에서는 2030년 신재생에너지보급률 20% 달성을 국정목표로 정했으며 제로에너지빌딩은 당장 2020년 공공부문 의무화, 2025년 민간부문 의무화가 예정돼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신재생에너지와 제로에너지빌딩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노원구에 완공된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 공동주택단지인 이지하우스(EZ House)를 주목해야 합니다. 이지하우스는 완공된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나라 주거공간 중 공동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이에 따라 이지하우스는 11월 중 일반분양 이후 상당기간 실증단지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총 121세대의 수천가지 데이터가 분단위로 쌓여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 최적화된 제로에너지빌딩 건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웃지 못하는 신재생열업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국정목표는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탈원전 정책과 맞물려 전력생산 신재생에너지업계에서는 환영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하지만 웃지 못하는 업계도 있습니다. 당장 탈원전으로 인한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으며 방향성을 상실해 버린 신재생열에너지업계도 있습니다. 또한 여전히 신재생에너지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수열원, 공기열원도 있습니다.
건물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에너지가 바로 ‘열’입니다. 열에너지는 주택에서 냉난방, 급탕, 공조 등 가장 많은 부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기로 냉방은 담당할 수 있지만 바닥난방이 주요 난방방식은 우리나라에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하지만 마치 태양광발전이 주택에너지의 모든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호도되고 있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이지하우스에 상당한 태양광발전이 설치돼 있지만 여기서 생산되는 전력을 바로 이지하우스에서 이용하지 않습니다. 전력계통을 통해 한전으로 보내지고 한전의 전기를 이지하우스의 전력원으로 활용합니다.
태양광발전으로 생산된 전력으로 열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은 어렵습니다. 냉난방공조, 급탕부하 유럽기준과 상당한 차이가 나고 부하가 높기 때문입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이지하우스를 통해 마련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특히 태양열, 지열업계의 위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설치기술자들도 수익성이 좋아 보이는 태양광산업으로 이동하면서 설치현장 기술이력 공동화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어려움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지열을 주업으로 했던 한 기업은 아예 태양광사업으로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그렇다고 비난할 수도 없습니다. 차라리 과감하게 돌아설 수 있는 결단력이 부럽습니다. 남아있는 신재생열 전문기업들이 초라해 보입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해보겠다는 한 대표의 목소리에 동조해 주지 못한 마음이 무겁습니다.
제로에너지빌딩 의무화는 빌딩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충당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건물특성 상 전력생산 신재생에너지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RHO 시행이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