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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헤쉬 라마누잠 USGBC 회장


“USGBC는 녹색건축 플랫폼인 ‘Arc’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속가능한 건축을 어떻게 하면 확산시킬 수 있는가라는 고민에서 시작됐습니다. 플랫폼으로 세계의 LEED는 상호 연결되고 협업할 수 있습니다. 이는 녹색건축의 새로운 시대를 의미합니다”

기후변화에 따라 건축물부문에서 에너지절감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세계적으로 녹색건축을 확산시키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녹색건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높은 수준의 성능을 장려하기 위한 인증제도도 꾸준히 발전돼 왔다.

우리나라는 2002년 친환경건축물인증제도(GBCC)를 시작한 이후 2012년 녹색건축물인증제(G-SEED)로 발전시켰으며 2016년 전면개정을 통해 인증대상과 기준을 개선한 바 있다.

인증건수도 첫 해 3건으로 시작했지만 지난해까지 누적 7,968건으로 급증하는 등 규모면에서도 성장했다.

세계적으로는 1991년 영국에서 BREEAM(Building Research Establishment Environmental Assessment Method)이 최초의 녹색건축인증으로 등장한 이후 2000년 미국에서 LEED(Leadership in Energy and Environmental Design)가 개발됐다.

특히 LEED의 경우 우리나라의 G-SEED와 평가방식이 유사하며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G-SEED보다 2년 앞선 것에 불과한데도 규모면에서는 큰 격차가 있다. LEED는 현재까지 165개 지역 9만1,700건의 인증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LEED는 미국그린빌딩협의회(USGBC: U.S. Green Building Council)가 개발했으며 건물의 생애주기 전체에서 설계·시공·운영 관점의 친환경성을 평가한다.

최근 LEED는 새 버전인 v4를 출범시켰으며 녹색건축 플랫폼인 ‘아크(Arc)’를 운영하는 등 녹색건축인증제도분야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녹색건축물의 확산을 위해 인증제도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마헤쉬 라마누잠(Mahesh Ramanujam) USGBC 회장에게 LEED의 노하우와 발전방향 및 우리나라 녹색건축인증제도에 대한 제언을 들었다.



■ 가장 중점을 두고 평가하는 기준은
LEED가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지속가능성이다. 이를 위해 3P를 핵심가치로 평가하는데 3P는 사람(People), 지구(Planet), 이익(Profit)을 말한다. 건축, 설계 등에 사람을 중심에 두고 건물이 재실자들에게 편안함을 제공하고 있는지를 살피며 이와 같은 활동들이 환경부담을 주지는 않는지를 검토한다. 그래야만 사람들이 이익을 추구하는 활동이 지속가능할 수 있다. USGBC는 이와 같은 3P가 어떻게 하면 더 잘 구현될 수 있을지를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다.

■ LEED의 차별성은
다른 많은 녹색건축 관련 인증제도와는 달리 LEED는 전 세계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LEED 골드 인증을 취득한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가 그 예다. 한국에서 인증을 받았지만 국제적으로 통용가능하다. 어느 나라 건물이든 자국의 기준을 충족시키면서도 그 기준이 파리, 런던, 뉴욕에서도 통용될 수 있어 건축물에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준다.

이와 같이 LEED는 국제적으로 녹색건축을 통합할 수 있는 툴로 활용된다. 2017년 말 현재 3만9,000건의 프로젝트가 인증을 받았고 5만2,000건이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LEED의 발전가능성 역시 여기에서 나온다. 지난 20년간 LEED는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인 인증제도로 자리 잡았다. 세계 인증면적이 서울의 2배 수준이며 매일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녹색건축물을 경험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프로젝트들이 LEED인증을 획득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적, 글로벌 특성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LEED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지식과 기술들에 더해 각 나라마다 가진 고유 특징을 흡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 인증제도가 스스로 진화한다는 특징이 있다.

■ 어떤 방향으로 진화됐나
각 나라에서 추출된 설계, 기술, 시공, 운영 등 요소의 노하우와 특색이 인증제도 발전을 위해 흡수되고 있다.

LEED의 최신버전인 v4는 160여 개국에서 실행되는 프로젝트를 통합해서 만들어진 툴이다. 이전 버전인 v3가 갖고 있던 일정한 수준의 건축물에너지성능기준에 그간 많은 프로젝트들에서 발견한 에너지효율화 요소를 반영했다.

이를 통해 건축물이 더 나은 에너지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계, 운영측면의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

예컨대 LEED에서 중요하게 보고 있는 기준인 건축자재부문에서 기존 v2, v3에서는 건축물재료가 얼마나 재활용되는가를 확인하는 정도였다면 v4는 생애주기평가(LCA: Life Cycle Assessment)로 수준이 높아졌다.

건축물 재료를 선택할 때 건축가, 건설사들이 건축자재 자체가 얼마나 LCA를 고려해 만들어졌는지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자재를 구입해 적용만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자재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해로운 것이 방출되지는 않는지, 재활용·폐기에 인간과 환경에 부담을 주지는 않는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v4의 다른 개선점은 △개별프로젝트 특성을 인정하는 유연성 강화 △설계·운영·유지관리의 LCA개념적용 △스마트그리드 접근 장려 △수자원 소모량 및 효율평가 △서류작업 간소화 등이다.

■ LEED의 발전계획은
USGBC는 녹색건축 플랫폼인 ‘Arc’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지속가능한 건축을 어떻게 하면 확산시킬 수 있는가라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플랫폼으로 세계의 LEED는 상호 연결되고 협업할 수 있다. 이는 녹색건축의 새로운 시대를 의미한다.

전 세계의 건물, 공동체, 도시 등은 성능데이터를 Arc에 입력할 수 있고 상호 비교할 수 있다. 기존 LEED인증이 주로 설계, 시공, 운영측면에서 평가했다면 Arc는 건축물의 성능평가를 반영한다.

미래 녹색건축 관련 인증은 설계, 시공, 운영평가에 더해 성능발현이 어떻게 될 것인지가 하나의 인증제도 툴로 묶일 것이다. 여기에는 기술(Technology), 데이터(Data), 인간경험(Human Experience)이 기초 평가자료가 된다.

성능데이터는 △에너지 △수자원 △폐기물 △교통 △건강·쾌적성 등이 포함된다. 건축물성능부문에서 더 많은 데이터가 수집될 때 어떤 것이 더 나은 건축물인가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

실질적인 목표는 각각의 인증건물을 비교해 경쟁시키는 것이다. 성능점수를 1~100점으로 부여하고 플랫폼 안에서 모든 건물, 공동체, 도시의 녹색프로젝트를 비교할 수 있다.

점수를 매김으로써 경쟁이라는 인간심리를 자극해 기존 프로젝트의 성능강화와 새 프로젝트의 목표상향을 꾀한다.

Arc는 궁극적으로 각 LEED인증을 연계하고 협업하는 등 관계를 맺도록 해서 실제로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최근 종합적인 설계 개념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웰빙, 재난안전, 고성능건축물이 최근의 리딩 트렌드입니다. 현재 점차 중요해지는 지속가능성, 건강, 자원효율성, 공간효율성 등의 가치가 인증제도에 추가돼야 합니다”



■ 녹색건축인증제도의 세계 트렌드는
패시브건축, 신재생에너지, 기계설비는 여전히 녹색건축 인증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LEED도 상업용·주거용, 공장, 호텔, 학교 등 모든 건축물에서 3가지 요소를 계속 강조하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종합적인 설계개념이 강조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웰빙, 재난안전, 고성능건축물이 최근의 리딩 트렌드다.

현재 점차 중요해지는 지속가능성, 건강, 자원효율성, 공간효율성 등의 가치가 인증제도에 추가돼야 한다. 사회적·환경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다양한 요소, 즉 에너지, 수자원, 부지선정, 인간경험 등이 모두 융합돼 설계·시공·운영의 성능이 발현되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 녹색건축인증제도의 궁극적 지향점은
단순하다. 현재는 건축물이 환경에 마이너스요소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건축물의 개념이 환경을 이용하고 환경에서 무언가를 가져오는 것이었다면 향후에는 건축물도 환경에 무언가를 되돌려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가 돼야 한다.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에서 빌딩이 약 40%를 차지한다. LEED의 이상은 40% 온실가스를 ‘0’으로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최종적으로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바꾸려고 한다.

USGBC는 LEED인증을 통해 빌딩이 사람, 지구, 이익 등 3P 면에서 순기능을 수행하고 제로에너지에서 플러스에너지로 진화하도록 독려할 것이다. 이를 통해 환경에 에너지를 돌려놓을 수 있는 개념을 구체화하고자 한다.

세계 모든 빌딩이 LEED 빌딩이 되고 그린빌딩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 한국의 녹색건축 관계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녹색건축분야에 속한 우리들은 녹색건축의 잠재적인 지속가능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사람들을 모으고 그들의 행동을 이끌어 내고 있다.

다음 세대에 기회를 주고 경제적으로도 투자처를 제공하며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녹색건축을 통해 건강한 공동체, 결속력 있는 공동체를 만들고 있으며 사람들이 가족과 생활하고 자녀를 기르고 일하는 공간을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어느 정도 성취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 가능성과 기회가 많기 때문에 더 빠르게 열정적으로 나아가야 한다. 더 많은 녹색건축물을 짓고 그린커뮤니티를 조성하고 녹색도시를 창조해야 한다.

한국의 기술투자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 투자가 지구온난화에 분배돼야 한다. 그래서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진보하고 더 빠르고 신속하게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한국에서도 녹색건축물을 계속 지으려는 노력을 하고 지속가능성을 더욱 높이도록 계속 이끌어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