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시작해 총 7개월간 연재해온 ‘에너지절감 앞당기는 고효율기자재’ 기획연재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한국에너지공단이 시행하고 있는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제도’는 정부의 에너지정책을 뒷받침하고 기업들의 산업경쟁력 향상을 이끌며 사용자들에게는 고효율·고성능기기 사용을 권장하는 제도다.
칸kharn과 에너지공단은 이러한 제도의 취지를 널리 알리고 시장현황과 향후 전망, 고효율 인증을 획득한 우수기업들의 제품과 기술을 소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연재를 진행했다.
고효율인증 품목 48개 중 올해로 인증이 끝나는 열회수형환기장치, 난방용자동온도조절기, 기름연소온수보일러, 산업·건물용기름보일러, 축열식버너 등 총 16개 품목을 제외하고 나머지 품목 중 냉난방공조업계와 깊은 관련이 있는 7가지 품목을 선정해 매달 항온항습기를 시작으로 △GHP △중온수식 흡수식 냉동기 △원심식 스크류 냉동기 △직화흡수식 냉온수기 △산업용·건물용 가스보일러 △펌프 순으로 소개했다.
품목별 주요 이슈
처음 소개한 품목은 항온항습기였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요소인 초연결, 초지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데이터량이 필요하고 이를 안전하게 저장하는 데이터센터가 급증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사람이 거주하는 장소가 아닌 전자기기를 운영하는 곳이므로 요구되는 온·습도 환경이 다르고 24시간 외부와 차단된 상태로 냉방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데이터센터 운영에는 중소도시에서 연간 사용되는 만큼의 전력량이 필요하고 이중 35~50%가량이 냉각시스템에 소모되기 때문에 에너지효율화가 시급한 분야다. 항온항습기는 2017년 10월 기준으로 14개 업체 53개 모델이 고효율인증을 획득했다.
GHP(가스히트펌프)는 하절기 냉방에 의한 전력피크수요와 전력예비율 하락에 따른 전력수급 불안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는 바가 크다. 또한 하절기 냉방부하를 해소하기 위한 발전소 건설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송배전설비의 효율적 운영을 통해 전력요금 인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전력피크가 하절기뿐만 아니라 동절기에도 발생하고 있어 동·하절기 전력피크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최적의 시스템으로 GHP가 급부상했다. GHP는 2017년 10월 기준으로 4개 업체가 47개 모델을 고효율 기자재로 인정받았다.
중온수 흡수식냉동기는 전력피크가 정점을 찍을 당시 하절기 냉방부하 해결을 위한 효율적인 대안 중 하나로 주목받은 지역냉방의 핵심설비다.
열병합 발전소, 자원회수시설 등 집단에너지시설에서 생산된 열을 이용해 지역냉방을 공급하는 건물에 설치되는 냉동기로 약 95℃의 온수를 열원으로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중온수 흡수식냉동기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집단에너지보급 기본계획 및 지역냉방 보조금사업으로 인해 주요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에너지공단은 2011년부터 지역냉방 보조금사업을 실시, 2017년 3월부터는 고효율기자재 인증을 받은 제품에 대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며 에너지효율화를 이끌고 있다. 7개 업체가 82개 모델을 고효율 인증받았다.
원심식·스크류냉동기는 주로 냉동용, 공조용, 공장 프레스용 등으로 쓰이고 있다. 초기에는 생활공간 생성 및 유지 목적으로 제품이 사용됐으나 전 산업분야의 응용기기로써 기계, 전자, 화학, 건축설비 등 생산공정에도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상업용 중소형 빌딩뿐만 아니라 냉방부하가 크고 에너지소비량이 많은 초고층 건물의 HVAC SYSTEM에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6개 업체 74개 모델이 고효율인증을 획득했다.
직화흡수식 냉온수기는 도시가스(LNG) 또는 액화석유가스(LPG) 등 가스를 사용하거나 등유, 경유 또는 중유 등 기름을 연소해 냉수 및 온수를 발생시키는 기기다. 직화흡수식 냉온수기는 고효율이 필요한 중대형 상업용 빌딩의 냉난방을 하는 제품으로 20~30층 이상의 중대형 상업용 빌딩 및 대형제조사업장에서 주로 사용된다.
특히 냉방과 난방운전이 하나의 제품에서 가능하므로 설치공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냉방능력은 제조사의 기술력에 의해 크게 차이가 날 수 있어 시장에 진입한 제품의 최소 성능보장과 제조사 기술개발 촉진을 위해 고효율 인증품목으로 지정됐다.
직화흡수식 냉온수기는 10개 업체 169개 모델이 고효율 인증을 획득했다.
산업·건물용보일러의 최대 화두는 초고율화, 친환경, 소형화다. 보일러의 고효율화 기술은 손실열 발생을 억제해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이다. 또한 친환경기술은 효율적인 운전을 통해 시스템성능을 향상하고 연소 배기가스 중 NOx와 같은 공해물질 배출을 줄이는 저공해화 기술을 말한다. 이러한 특성을 담은 제품을 소형화시켜 설치공간을 줄이는 것이 이 분야의 기술력이다.
특히 산업용보일러는 전체 산업용에너지의 절반을 소비하는 최대 에너지소비 품목으로 산업용보일러의 고효율화와 초저공해화 기술은 시급히 해결돼야 할 상황이다. 현재 13개 업체가 249개 모델에 대한 고효율 인증을 획득한 상태다.
펌프는 냉난방, 급수, 배수, 소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온수와 냉수를 이동시키는 일반적인 역할부터 제철소 등 많은 용수를 처리해야 하는 곳이나 하수처리장 등에 고용량 펌프를 사용함으로써 산업발전에 든든한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산업이 발전하고 인간의 생활이 편의성을 갖춰갈수록 에너지사용량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펌프가 소비하고 있는 에너지는 전 세계 에너지소비의 20%가량을 차지하고 있어 펌프기술의 발전은 건물에너지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펌프에 대한 고효율 인증은 24개 업체가 973개 모델을 획득하고 있다.
이슈별 피드백
연재를 진행하며 관련업계의 가려운 부분도 들어봤다.
업계가 제기한 주요 이슈로 원심식 스크류냉동기부문에서는 인버터형 터보냉동기 기준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이에 대해 에너지공단은 제정 당시와 현 상황이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관련연구용역이 진행되고 있으니 완료 후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중온수 흡수식냉동기의 인증규격에 유연성을 부여해달라는 의견에는 용량이 바뀌면 다른 모델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GHP분야에서는 현재 23kW까지 규정돼있는 규격을 14kW로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기준 제정 당시 소형제품이 없었기 때문에 낮은 용량규격이 없었지만 용량확대는 업계의 구체적인 요청이 접수되면 절차를 거쳐 진행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특히 펌프분야는 현재 용어정의가 필요한 상황이며 진행 중인 KS 개정이 완료되면 적용범위와 기준을 다시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준은 업계가 따라올 수 있는 적정 수준이 될 예정이며 향후 다시 한 번 업계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올해를 마지막으로 열회수환기장치, 난방용 자동온도조절기 등 고효율인증에서 제외되는 품목들에 대해서는 고효율인증 제외조건을 충족했고 이미 3년 전에 공청회를 거쳐 일몰기한을 설정한 것이기 때문에 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 재검토의 여지는 없다고 못박았다. 대안으로 효율등급제도의 편입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답변을 할 단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에너지공단의 관계자는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사업을 진행하며 제도의 합리적인 운영을 위해 의견수렴 창구를 언제든지 열어놓고 있다”라며 “현행 기준을 계속 고집하기보다는 업계의 부담완화, 기술수준 향상, 국가 에너지사용 효율화를 고려해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년에는 현행 품목의 파생분야 및 부품변경 등에 대한 개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