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을 맞아 연일 미세먼지에 대한 뉴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인체에 매우 유해하다. 먼지의 크기가 2㎛ 이하의 아주 작은 입자는 폐 속 깊숙이 침투해 기관지염, 천식을 유발하고 폐 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심각한 질병의 원인을 제공한다. 이와 같이 미세먼지는 전 국민적 관심사이며 정부차원에서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초미세먼지와 더불어 사회적 이슈를 불러일으킨 메르스에 대응하기 위해 에어컨과 같은 공기조화시스템에 항바이러스 기능이 요구되고 있다. 필터적용 시에는 오염물질이 잔존하게 되므로 기존 방법과는 다른 근본적인 집진, 항균 기능의 구현이 필요한데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천홍)은 최근 ‘습식전기집진기를 적용한 히트펌프시스템’을 개발해 그 해결에 접근했다.
집진·향균효율 유지 ‘장점’
가정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히트펌프시스템은 에어컨과 공기가 지나가는 구조가 동일하다. 이 때 먼지를 제거하는 방법은 실내기에서 공기가 흡입되는 유로에 필터를 설치해 먼지가 필터에 걸러지게 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필터를 적용한 히트펌프시스템은 집진구조가 간단하지만 먼지가 쌓일수록 압력손실이 커지는 문제가 있다. 또한 항균기능을 구현하기 위해서 필터에 항균물질을 코팅하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기능은 저하된다.
한국기계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습식전기집진기와 히트펌프시스템 기술을 접목하면 압력손실이 매우 적고 이온항균물질을 공급해 높은 항균효율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집진필터 교체가 불필요해 유지관리가 용이하다.
‘습식전기집진기를 적용한 히트펌프시스템’은 히트펌프의 공기토출부에 습식전기집진기를 모듈화해 집진부를 개발했다.
집진부는 습식전기집진기로 건식타입의 전기집진기 집진판 표면에 물을 흘려보내 먼지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건식타입의 경우 집진판 표면에 축적된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추가적인 노력이 들어가지만 습식타입은 지속적으로 물을 흘려보내기 때문에 성능의 저하 없이 깨끗한 표면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먼지가 실내기의 열교환기를 통과한 후 집진부로 들어가면 먼저 하전부에서 이온화 과정을 거친다. 하전된 미세먼지 입자는 수막이 형성된 집진판을 통과하면서 고전압에 의해 형성된 전기장의 영향으로 물에 흡착돼 제거되고 항균물질의 미립화 분사 또는 수막 내에 주입에 의해 미생물의 살균기능이 이뤄진다. 수막의 형성으로 자연증발냉각이 발생해 히트펌프의 작동없이도 일정 부하의 냉각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환기분야까지 확대 준비
공기청정기에 습식전기집진기를 많이 적용하고 있지만 상업용, 건물용 등의 일정 규모 이상에서 히트펌프와 연계한 제품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번 연구과제에서는 파일럿 제품까지 제작했고 주관기업이 상용화를 위한 여러 가지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단가측면에서는 이번 개발품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량생산으로 가격을 낮추고 편리한 관리 및 이에 투입되는 비용을 고려하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성능면에서도 높은 집진성능과 항균기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현재 IAQ(indoor air quality: 실내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냉난방공조시스템뿐만 아니라 환기시스템에서도 기존의 필터방식으로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현 개발품의 상용화 완성을 위한 제어로직을 구체화, 집진모듈에 대한 개선과 시스템 대용량화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환기시스템으로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