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는 스마트시티는 교통, 에너지, 건물 등 도시 내 모든 시설이 하나의 유기적인 연결체계를 통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생활공간을 제공하는 도시입니다.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수출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는 분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다양한 스마트시티 육성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국가 시범도시로 세종시와 부산시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백지상태의 부지에 4차 산업혁명 관련 신기술을 자유롭게 실증·접목하고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구현되는 혁신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미래 스마트시티 선도모델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스마트시티는 다양한 기술, 제도 등을 아우르는 ‘융복합’ 플랫폼입니다. 어찌보면 태생부터 융복합산업이었던 ‘기계설비산업’과 결을 같이 합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빌딩의 모든 냉난방공조, 환기, 위생 등이 기계설비산업이라는 범주 안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도시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스마트시티는 결국 기계설비산업 없이 이뤄질 수 없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기계설비산업은 하나의 ‘산업’으로 평가받기 보다는 건설산업의 하부업종으로 평가받아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렇다보니 하청의 하청으로 인해 제대로된 산업을 형성하지 못하고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는 결국 기계설비업에 대한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지난 4월 제정된 ‘기계설비법’에 대한 기대가 매우 큽니다. 이번 법안은 기계설비기술기준과 유지관리기준을 확립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고 여러 법에 부분적으로 산재된 설계·시공기준을 통합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업역을 개발해 기계설비인들에게 새로운 일자리 창출, 국가에너지 절감, 국민들에게 편익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기계설비법이 스마트시티의 중심산업이 될 수 있도록, 특히 기계설비산업을 온전히 하나의 산업으로 평가받고 성장할 수 있는 확실한 기반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합니다. 현재 기계설비법 하위법령에 참여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입니다.
중복표준 ‘늪’에서 환기 살리자
국민청원 논란까지 불거졌던 열회수환기장치에 대한 KS와 한국설비기술협회가 운영하고 있는 단체표준간 중복성이 최근 열린 ‘단체표준심의회’에서 확인됐습니다. 중복성이 확인됐다는 뜻은 열회수 환기장치의 KS표준과 설비기술협회가 운영하는 전열교환시스템 단체표준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뜻입니다. 당초 국가기술표준원은 2016년 두 표준간 통합을 추진했으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설비기술협회의 단체표준명이 슬그머니 ‘열회수환기장치’에서 ‘전열교환시스템’으로 바뀌면서 같은 제품에 두 개의 표준이 존재하게 됐습니다.
중복된 표준이 존재한다는 것은 관련산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킬 뿐입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인증도 여러 번 받아야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청원자도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결국 기업부담을 줄여달라는 것이 핵심이었습니다.
이제 ‘공’은 국가기술표준원으로 넘어갔습니다. 이해관계자회의를 통해 중복된 표준처리를 논의할 것입니다. 다만 중복된 표준규격을 해소해 두가지 표준이 존속된 사례도 있고 열회수환기장치처럼 표준명만 바뀌어-중복으로 결정됐기 때문- 존재한 이번 사례가 어떻게 처리될지 궁금하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