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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동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효율향상PD

“산업·건물부문 수요개선 집중”
개발·실증 전 주기 지원… 사업화 연결 강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연구기관으로서 국내 산업발전 및 현안해결의 기틀이 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매 5년마다 수립되는 에너지기본계획은 정부의 중장기 에너지정책의 방향을 설정하는 에너지분야 최상위 계획으로 지난달 제3차 계획을 발표한 바 있어 각계각층에서 에기본과 관련된 정부 R&D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송동근 에기평 효율향상 PD를 만나 연구개발 추진현황과 향후 방향에 대해 들었다.

■ 효율향상PD의 역할은
기존의 수요관리PD는 효율향상, 온실가스, 에너지신산업 등 다양한 분야를 맡아 과제를 기획했지만 그 범위가 너무 넓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에너지신산업분야는 효율향상을 통해 개발된 기술 외에도 여러 분야를 융합해 아이템을 창출해야 하는데 PD입장에서는 자신의 전문성뿐만 아니라 타 분야까지 아우러서 기획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이에 따라 수요관리PD라는 직책을 효율향상PD, 에너지신산업PD로 나눠 전문성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분화됐다.

■ 사업화와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있는데
정부 R&D는 기술개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 성공에 이어 사업화까지 이어져야 한다. 사업화는 제품으로써 시장에 진입하고 에너지절감효과가 나타나야 산업으로 파급됐다고 인정한다. 기존에 문제됐던 점은 기술개발은 성공적으로 이뤄졌는데 제품화와의 간극이 존재했고 제품화에 성공했어도 시장진입에 다시 문제가 생겼다.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방안으로 실증을 포함한 전주기 R&D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는 예전처럼 성능평가 후 통과됐다고 끝이 아니라 적용처의 요구사항, 실증까지 지원함으로써 개발된 제품이 현장에서 잘 운영된다는 실적까지 확보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 있어도 수요처에서는 트랙레코드를 요구한다. 실증R&D가 기업의 트랙레코드 확보에 기여하는 것이다.

특히 에너지는 타분야에 비해 시장전환이 느린 영역이다. 전동기, 보일러, 히트펌프 등은 제품 자체수명이 10년이 넘는데 효율 좋은 제품이 개발되더라도 사용자 입장에서는 매번 장비를 교체할 수가 없기 때문에 트랙레코드 확보는 더욱 어렵다.

지난해 시작한 통합형(브랜드) 과제들은 대부분 이러한 실증이 포함돼 진행 중인 만큼 과제가 마무리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 현재 진행 중인 과제는
지난해 통합형 과제로 시작한 ‘Smart Zero Energy City’는 IoT·빅데이터·AI를 기반으로 미활용 및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다양한 분산자원들에 대한 도시단위 통합운영시스템 개발이다. 

총 6개 세부과제로 추진되고 있으며 지난해 1~3세부과제 수행기관이 선정돼 서울에너지공사 총괄 아래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4,5세부과제 수행기관을 선정하기 위해 상반기 접수를 받았지만 신청기관이 심사에서 탈락돼 오는 7월까지 재공고 예정이다. 과제별 타임스케줄을 계획해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신경쓸 것이다.

‘미세먼지 대응 청정환기 열회수시스템’ 과제는 ICT기술을 기반으로 PM2.5, PM10을 포함한 실외 미세먼지 유입을 차단하고 CO₂, TVOC 등 실내 유해가스를 제거하는 고효율 청정환기 열회수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공기청정기능 구현은 기본전제이며 관련기준을 만족하면서
얼마나 에너지효율적으로 성능을 구현하느냐가 과제의 핵심이다.

현재 수행기관이 결정됐고 최종협약전이지만 큰 문제없이 세부사항을 조율하고 있는 중이다. 실증은 서울시의 어린이집 3군데를 선정해 진행할 예정이다. 아이들의 수업에 방해되지 않도록 IoT와 AI기능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 3차 에기본에 따른 R&D 방향은
2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는 수요관리중심의 에너지정책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시된 바 있고 실제로 수요감축부분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적된 문제점은 개선방향으로 정한 것이 3차 계획의 핵심이다.



결국 수요를 감축하려면 에너지소비량이 가장 큰 산업부문에서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에너지 저효율·다소비 구조를 고효율·저소비로 전환해야 하는데 R&D가 기술개발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존설비의 교체로 이어지고 통합운영시스템을 적용해 성능을 더욱 높여야 한다.

에너지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산업부문 중 에너지사용량이 많은 기기들에 주목하고 있다. 이중 등급화가 제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효율이 낮은 기기에 대한 고효율 기술확보, 효율적 관리기술 개발 등이 임기동안 할 일이다.

또한 현재 제로에너지가 의무화되고 있어 새로 지어지는 건물들은 당연히 고효율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건물부문 에너지소비에서 신축건물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가시적인 수요감축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전체 에너지사용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기축건물에 대한 고효율화가 이뤄져야 한다.

고단열 창호나 외피, 운영시스템, 고효율 냉난방기기 등 핵심기술은 신축·기축이 다르지 않지만 기존건물에 적용하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다. 특히 건물주가 정해진 예산한도 내에서 효율적인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에너지진단프로그램 및 리모델링 가이드라인 개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가용할 수 있는 기술들의 데이터베이스가 갖춰져야 하기 때문에 이 분야에 우선 지원할 예정이다.

■ 비전력에너지분야 R&D 계획은
비전력에너지에 대한 기술개발로는 산업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대용량 냉난방기기를 고민하고 있다. 현재 3중 효용 흡수식냉동기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효율은 좋지만 대기압보다 낮은 상태에서 운전돼 본래의 장점이 없어지기 때문에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어 보인다. 가스식냉난방기를 개발하는 업체와 함께 협의해서 개발방향을 검토해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