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5 (수)

  • 맑음동두천 19.9℃
  • 맑음강릉 20.8℃
  • 맑음서울 21.2℃
  • 구름조금대전 21.9℃
  • 흐림대구 19.0℃
  • 구름많음울산 21.0℃
  • 구름많음광주 22.5℃
  • 구름많음부산 23.1℃
  • 구름많음고창 22.6℃
  • 구름조금제주 25.8℃
  • 맑음강화 19.7℃
  • 구름조금보은 19.7℃
  • 구름많음금산 20.0℃
  • 구름조금강진군 23.7℃
  • 구름많음경주시 ℃
  • 구름많음거제 21.5℃
기상청 제공

2016년 냉동공조시장, 어떻게 변할까? <1>

핵심 키워드 ‘고효율·지구온난화·냉매규제’ </br>신규시장보다 리트로핏시장에 집중…시대흐름 맞춰 영업패턴 변화 요구


2015년이 마무리됐다. 지난 한 해 동안 저유가, 메르스 등 여러 이슈가 산업계를 지나갔고 냉동공조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이에 본지는 냉동공조분야 산··연 전문가들과 함께 ‘2015 냉동공조시장 전문가 좌담회를 열어 2015년 시장을 진단하고 2016년 전망을 살펴봤다.

 

좌담회에는 강병하 대한설비공학회 회장(국민 대 교수) 김민수 IIR(국제냉동기구) 한국위원회 회 장(서울대학교 교수) 최준영 한국산업기술시험연 구원 박사 김창수 오텍캐리어 이사 박용정 대한 공조() 기술연구소장(상무) 박철호 부-스타 영 업본부장(상무)가 참석해 각자의 시선으로 냉정하게 시장을 바라보며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지난해 냉동공조시장을 평가한다면

김창수 이사 언론에는 LG, 삼성이 전체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고 하니까 표면적으로는 냉동공조시장이 좋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밑으로 파고 들어가서 영업과 실무담당자들과 얘기해 시장가격이 형성된 걸 보면 올해 역시 안 좋은 한 해였다. 각 회사마다 재고가 많다보니 그걸 밀어내기 위해 서로 가격경쟁이 심각했다.

 

오텍캐리어의 경우 수입품이 반이다보니까 환율에 큰 영향을 받아 전체적으로 힘들었다. 시스템에어컨시장은 2014년 보다 10~15%가량 줄었다. 하지만 우리 회사는 도시바 제품을 갖다 파는데 엔화가 좋아지는 바람에 매출이 늘었다.

 

시장패턴이 변하고 있다. 옛날에는 건설분야의 신규시장을 찾아다니는 것이 주 패턴이었다면 이제는 리트로핏* 시장공략이 핵심이다. 신규로 생기는 시장 자체가 많지 않고 싸움 역시 치열하다.

 

이러한 개조시장에 맞춰 영업조직 개편이 필요하다고 본다. 시대흐름에 맞춰 영업패턴 역시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박철호 본부장 주력인 보일러의 경우 올해는 전년 보다 나은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5~7%가량 성장했다. 서비스와 영업을 동시에 하다보니 경기가 좋으면 보일러가 팔리고, 안 좋으면 서비스가 된다.

 

하지만 정부가 신재생에너지를 2020년까지 대폭 확대한다고 하니 웬만한 데는 보일러가 없어진다고 봐야할지도 모르겠다. 이의 대책으로 신재생에너지쪽에 투자하고 있고 보일러는 건설분야로 전환하고 있다. 산업용은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건설시장은 우리나라에서는 한계가 있으니 전반적으로 산업체에 무게를 싣지 않으면 회사가 버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스타는 보일러가 주력인 회사이지만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같은 큰 흐름에 맞게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내년이 올해보다 낫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어려워도 헤쳐 나갈 계획이다.

 

박용정 상무 앞에서 말씀하셨듯이 건설경기가 죽으니까 신규시장 형성이 힘들었다. 신재생에너지 관련해서도 국가 정책적인 부분이랑 맞물려있으니 보급 활성화가 이뤄지다가도 막힌다.


특히 이번 정권에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말을 못 꺼낼 정도로 힘들다. 저탄소는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시장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이는 점이 공조시장 자체가 인구 1억명이 돼야지 내수시장이 만들어진다 하는데 우리나라는 인구도 낮을뿐더러 소재를 가지고 있는 게 없다 것이다.

 

대기업에서 비교적 근래에 기술개발로 제품에 생산하긴 하는데 핵심기술은 계속 외부에 의존하다보니까 이미 앞서간 나라를 언제 따라가며 과연 세계시장에서는 인정받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또한 국내같이 작은 시장보다는 해외에 나가 다이킨이나 거대 회사들과 적극적으로 싸울 시장을 찾아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지금 국내시장을 보면 20~30년 후에는 살아남을 수 있는 게 공무원과 대기업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중소기업이 죽으면 나라도 손해일 텐데 돈이 없으면 다른 나라에서 빌려야 하고, 그러면 돈 빌려준 나라에 좌지우지될 것은 뻔하다. 알면서 그런 방향으로 갈 필요는 없다.

 

일단 중소기업이 살아남아야 국가가 정상적으로 운영이 될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국내에 정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한다.

 

김창수 이사 매년 한두 회씩은 캐리어 국제회의가 있으니 참석한다. 우리나라 대기업인 LG, 삼성 얘기가 나온 게 2000년대 초반이었는데 최근에는 안 나온다. 그만큼 이제는 LG, 삼성이 국제시장에서 먹히지 않는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시스템에어컨 기준에 대해서 자기네들은 기술자적인 양심으로 절대 안 될 기준인데 LG, 삼성은 어떻게 맞추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박용정 상무 공감하는 부분 중 하나가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시험·성능기준을 만들고 그에 따라가면서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국내시장만 보고 우리만 먹기 위해서 기준을 만들어서 해외기업을 다 내쫓는다.

 

국내시장을 잘 막았으면 이 때 안에서 힘을 키워서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러진 못하고 집안에서만 큰소리치는 꼴이다.

 

최준영 박사 냉동공조시장은 시장 자체가 커지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으로 나가야 한다. 수출은 누가하는지 보면 LG, 삼성이 전부다. LG, 삼성은 워낙 대기업이니까 해외시장에 나가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수출은 못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설비업계 자체가 해외시장의 루트를 잘 모른다는 점이다. 기존에 물건 팔던 방식과 크게 다를 것 없다고 생각하다가 수업료만 상당히 지불하고 포기하고 만다.

 

이 시장이 제24대강 같은 사업을 하지 않는 이상 한 번에 팍 성장하는 시장은 아니다. 하지만 꾸준히 1~2%씩은 오르고 있고 리트로핏시장도 쭉 이어질 것 같다.

 

2015년은 아직 통계가 없고 2014년 해외 자료를 보면 토탈 5%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나온다. 작은 시장이 아니다. 해외시장을 잡을 수 있는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이 정부나 관련 학회에서 나와야 하는데 너무 약하다. 설비를 수출하는 일이 인증서부터 기타 장벽이 굉장히 많아 쉽지 않다. 이게 다 돈과 시간인데 중소기업 혼자서는 절대 못할 수준이다.

 

대기업 역시 다른 가전제품에 비하면 공조시장은 진출한지 몇 십 년이 지나도 아직까지 고전할 정도니 말 다했다.

 

강병하 회장 정치인이나 국민들이 보는 입장에서 중소기업을 살리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외국가서 돈벌어 오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

 

2014년 냉동공조분야 수출액이 53억달러다. 그중에서 대기업이 52억달러, 중소기업이 1억달러였다. 그것도 냉동공조협회와 정부지원으로 간신히 1억달러를 달성했다.

 

정부의 정책적 시각은 결국 숫자로 볼 수밖에 없으니 대기업 중심의 정책을 쓸 수밖에 없다고 본다. 또한 국내시장은 중소기업 다주고 대기업은 외국에서만 팔아라고 하면 소비자인 국민들 입장에서도 불만이 제기될 문제다.

 

앞서 말한 것들을 극복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죽여서 이익을 찾으려고 하는 풍토가 있다. 이런 것들을 타파하고 중소기업도 무의미한 가격경쟁으로 제살 깎아먹기 싸움은 피해야 한다.


지금 설비쪽도 다 덤핑판이다. 퀄리티 생각 안하고 가격경쟁력만 생각한다. 십년 전 가정용 보일러시장만 봐도 성능 제일 나쁜 게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았다.

 

아파트의 경우 보일러를 사면 어차피 가스값은 세입자가 내기 때문에 공급자는 싼 제품만 찾을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좋은 제품 쓴다고 해도 자기가 이익 받는 구조가 아니니까.

 

김창수 이사 중소기업이 어려워하는 점이 기술적 장애다. 요즘 에너지효율화한다고 정책을 밀고 있다. 취지는 좋은데 올해부터는 에어컨에 인버터를 안 달면 팔지 못한다. 그런데 인버터 기술은 중소기업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그럼 중소기업은 효율기준에 걸려서 에어컨시장에서 물러나야 하고 자연적으로 큰 기업위주로 시장이 흐를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물건을 팔면 부품산업이 같이 성장하는 것처럼 냉동공조산업에서도 중소기업은 부품 쪽에서 고효율을 낼 수 있는 게 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산 부품은 불량이 많은데 이런 걸 국산화시켜서 가격을 맞춰주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서 팔겠다고 하면 힘든 게 사실이다.

 

강병하 회장 우리나라 냉동공조산업은 그동안 많이 발전했다. 20년 전 정부에서 부품소재산업 키우겠다고 투자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중국까지 수출하며 흑자를 내고 있다. 냉동공조분야도 1997년까지 엄청나게 성장하다가 1998IMF로 국내 생산이 9조원에서 7조원으로 줄었다. 2012년이 돼서야 회복하며 성장했는데 요즘은 너무 어렵다 어렵다 얘기가 나온다. 에어컨 보급률 자체가 55%를 넘어서면 잘 안 오르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수출이 살길인데 계속 말해온 장애물들을 극복해야 한다국내 HVAC산업의 가장 취약점이 우리나라에는 압축기나 펌프 같은 부품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외국기업에 비해 매출대비 이익률이 낮다.

 

댄포스, 마이콤, 트레인 같은 외국기업들은 매출대비 이익률이 10%가 다 넘는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서로 가격 후려치기, 제살 깎아먹기 등으로 2~3%에 머문다. 이런 것부터 안하는 기업윤리 확립이 필요하다.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받는 에너지원을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높다

최준영 박사 냉동공조산업이 살기 위해서는 에너지효율과 신재생에너지 융합, 이 두 가지가 돼야지 산업이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냉동공조 에너지소스들이 아직도 전기가 주류다. 현재 신재생에너지로 지열이 주목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태양열, 태양광 등 모든 신재생에너지가 융합된 제품이 나와야 한다.

 

흔히 얘기하는 2030 에너지신산업 전략에서도 나왔듯이 제로에너지하우스를 공급하려면 그 안에 우리 설비산업이 따라가야 하는데 앞서 말한 신재생에너지 융합 제품이 나오지 않으면 성공이 어렵다.

 

히트펌프도 그중 하나고 발전시스템이나 여러 기술을 바탕으로 냉동공조분야를 발전시켜야 한다. 물론 성장의 주도는 대기업이 하겠지만 부품이나 소재도 같이 따라줘야 하는 부분이다.

 

강병하 회장 예전에는 삼성에서 가전쪽은 비교적 낮은 직급들이 맡을 정도로 핵심에서 멀리 떨어져있었다. 지금은 많이 올라간 상태다.

 

1990년대 LG, 삼성에서 양문형 냉장고 만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땐 아무도 안 샀다. 전기를 많이 먹는다고 사놓고도 찬장으로 썼을 정도였다. 지금은 해외 가전제품시장만 가봐도 전면에 나와 있는 게 우리나라 대기업 제품들이다. 세탁기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다 죽었다고 생각했던 산업이 새로운 컨셉을 도입해서 혁신을 만들었기 때문에 세계를 휘어잡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런 게 현재 HVAC산업에 요구되고 있다. HVAC산업은 더 이상 할 게 없다고 말하는 것보다 끝없이 할 게 있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해답이 있는 문제를 풀었다. 일본에 가면 정답이 있었다. 얼마나 싸게, 생산성을 높이느냐가 주였지 지금처럼 설계, 디자인 같은 연구는 없었다. 다음 단계는 해답이 없는 문제를 푼다. 그리고 현재는 문제를 직접 만드는 단계다. 어떤 과제를 접목시켜서 제품을 만드느냐가 주된 관심사로 세상 변화를 잘 읽는 것이 중요하다. 신재생에너지원 문제도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김민수 교수 지금은 서로 니꺼내꺼 따질 시기는 아니라고 본다. 히트펌프라는 단위에 우리 업계의 부품, 시스템이 다 들어있으니 이를 중심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


가장 특장점인 CO저감이라는 명제를 두고 정부를 설득해 나가야 한다. 또한 히트펌프의 열원 같은 문제도 전기보다 높은 효율선인 COP 3.5 이상만 되면 열원에 상관없이 성능만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