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산업은 국내 최대 산업으로 2018년 기준 국내총생산의 약 23%를 차지고 있는 산업이다. 대표기업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세계적인 리서치기관인 가트너(Gartner)가 지난 1월 발표한 ‘2019년 전 세계 상위 10개 반도체 공급업체 매출순위’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3위로 조사됐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제2의 반도체’로 불리며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전 세계는 전기차용 배터리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와 시장 초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상반기 전기차용 배터리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 중국의 CATL과 일본의 파나소닉을 제쳤다. 뒤를 이어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시장 한·중·일 삼국지에서 일단 우리나라가 앞서가는 형국이다.
이처럼 반도체와 전기차용 배터리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배경에는 바로 생산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바로 클린룸과 드라이룸 시공기업들의 역할이 있었기에 국내 반도체 및 배터리산업이 전 세계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반도체시장 동향은
전 세계 IT산업은 4차 산업혁명으로 진입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의한 IT산업 확산은 아직 초입단계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빅데이터(Big Data)와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개발을 위해 글로벌 기업들이 대규모 IT인프라 투자를 실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인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 텐센트 등 리딩 IT기업들의 데이터센터(DataCenter), 클라우드 서비스(Cloud Service), 올플래시 스토리지(All-Flash Storage), 블록체인(Blockchain) 투자를 들 수 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수요 확산에 직면하고 있으나 최근 가트너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DRAM시장의 공급과잉 및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나 스마트폰의 낮은 성장률 등으로 인해 2019년 세계 반도체시장 매출은 4,192억달러로 2018년도대비 1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글로벌경기 둔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까지 나타나 곳곳에서 경쟁과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시장 위축만큼 중요한 사안으로 일본의 무역규제가 있다. 최근 2030년까지 133조원 투자로 비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고 선언한 삼성전자는 전체 투자금액 중 98조원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분야에 투자할 예정이었지만 일본의 수출규제로 투자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파운드리분야의 핵심인 EUV공정을 가동시키기 위해선 EUV용 포토레지스트가 요구되는데 일본에서 대부분을 수입중이기에 혼선이 발생된 상태다.
다행히 업계에 따르면 2019년 3분기부터 SSD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NAND플래시 메모리와 노트북과 데이터센터 서버에 사용되는 MPU수요 증대로 글로벌반도체 매출곡선은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전환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현재 수요감소에 대응하고 재고처리를 위해 생산라인 최적화 중이라는 점도 회복세에 긍정적인 부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2019년 수출 하락요인인 글로벌 수요위축과 단가하락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2020년 글로벌 반도체시장이 성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 IHS Markit 등 글로벌시장 조사기관들은 2020년 세계 반도체시장이 약 4.8~10.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메모리반도체시장의 경우 약 5.5~17%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산업에서 핵심부품인 반도체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반도체수요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한 반도체 수요구조 변화 및 신산업 수요 대응이라는 전략적 관점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지속적으로 대규모 설비투자를 계획 중이다.
최근 10나노대 DRAM 개발, 3D NAND기술 발전 등 반도체 생산기술혁신이 지속됨에 따라 이러한 공정전환에 따른 클린룸 교체 수요 역시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산업의 경우 OLED적용분야 확대 및 Curved OLED에 이은 Foldable OLED 개발, Flexible OLED 발전 및 퀀텀닷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따라 시장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클린룸 수요도 그만큼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시장 현황은
전기차용 2차전지시장은 관련 전문기관들의 전망을 보면 향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5년 업체별 배터리 생산능력은 2018년대비 LG화학 5배, 삼성SDI 6.7배, SK이노베이션 20배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2차전지 생산기업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은 해외 전기차 완성기업에 2차전지를 공급하기 위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여러 곳에 공장을 건설 중이다. 주로 S&I코퍼레이션(구 서브원), GS건설, 삼성엔지니어링,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국내 기업이 건설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2차전지산업 확대에 따라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등 관련 소재산업 또한 동반성장이 기대된다. 실제 두산의 경우 배터리 음극재 소재 중 하나인 동박을 생산하기 위해 헝가리에 시설투자를 진행 중이며 모두 드라이룸이 생산인프라의 핵심이다.
지난해까지 드라이룸시장은 신성엔지니어링과 CK솔루션 등 두 기업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최근 SK이노베이션 미국 아틀란타공장을 원방테크가 수주한 것을 계기로 현재는 3파전으로 시장이 재편된 것으로 관련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특히 원방테크는 2차전지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부터 별도의 T/F를 구성해 드라이룸과 제습기에 대한 신기술, 신공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차전지와 리튬이온전지 분리막 공장은 드라이룸뿐만 아니라 클린룸도 함께 설치되기 때문에 큰 프로젝트의 경우 드라이룸과 클린룸비용만 1,000억원이 넘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최근 전기자동차 및 ESS 설비투자 등이 증가함에 따라 2차전지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이를 생산하기 위한 드라이룸 설비가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현재 유럽(헝가리, 폴란드)과 미국, 중국 등에 대규모 설비투자가 진행되고 있으며 국내 대기업들이 진출한 지역에 드라이룸 대표기업이 함께 진출해 대규모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클린룸·드라이룸 설비 특징
클린룸은 제어대상에 따라 크게 먼지 등 미립자를 중시하는 산업용 클린룸과 생물입자를 중시하는 바이오 클린룸, 공기 중 수분량을 일정값 이하로 제어하는 드라이룸으로 분류된다.
산업용 클린룸(Industrial Clean Room)은 주로 미립자를 제어대상으로 하며 청정도 외에도 필요에 따라 온도, 습도, 압력, 기류, 소음, 진동 등 환경조건도 제어돼야 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전자산업, 정밀산업, 우주항공 등 제품의 정밀화, 미세화, 고품질화 및 고신뢰성이 요구되는 산업의 제조공정에서는 실내 부유 미립자가 제조 중인 제품의 불량을 초래하고 제품생산에 저해요소가 돼 제품의 신뢰성과 수율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중요한 작업이 이뤄지는 일부분 또는 공장 전체에 청정한 상태가 유지될 수 있도록 클린룸설비가 시공된다.
국내 클린룸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클린룸의 경우 일반적으로 팬(Fan)과 필터(Filter)를 조합한 FFU가 천장면의 특수 구조물인 시스템실링에 설치돼 공기를 순환시켜주는 구조로 돼 있다.
FFU System에서 기류는 천장면에서 바닥으로 흐르게 되며 천장면의 공기가 FFU를 통과할 때 FFU에 부착된 고성능필터(HEPA Filter, ULPA Filter 등)가 공기 중 초미세입자를 제거함으로써 실 내부에 청정공기만을 공급한다. 실 내부에는 Relief Damper 등이 실내압력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공기흐름을 제어함으로써 실외공기가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한다. 또한 FFU는 실내의 오염된 공기를 끊임없이 순환시켜 내부에서 발생된 오염물질을 제거함으로써 제품에 오염물질의 집적을 방지한다.
실내공기 중 일부는 외부로 배출되지 않고 이중바닥시스템인 Access Floor(또는 Raised Floor)를 통과하고 DCC를 통해 실내에서 발생한 열부하를 제거한 후 다시 천장면으로 흐르게 된다. 또한 클린룸 외부에 설치된 외조기에 의해 온·습도 조절 및 먼지, 유해화학물질 등이 제거된 이후 덕트(Duct)를 통해 클린룸 내부로 들어온다.
특히 작업자 및 실외의 오염물질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클린룸 입구에 청정화된 고압의 공기를 분사하는 Air Shower를 설치해 작업원의 옷에 부착돼 있는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클린룸 내부와 외부로 물품을 주고받을 경우 Pass Box가 물품에 부착돼 있는 오염물질을 제거토록 설계 및 설치된다.
전기차용 배터리산업은 기존에 재충전이 되지 않는 일회성 일반 배터리인 1차전지에서 벗어나 재충전해 재사용 가능한 친환경 2차전지로 변화하고 있다. 드라이룸은 2차전지분야(배터리, 전해액, 리튬이온전지, 분리막, 리튬이온폴리머전지 등)의 제품생산, 연구개발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습도를 처리하기 위해 고안된 저습도 청정실이다.
클린룸·드라이룸 경쟁 구도는
클린룸 및 드라이룸시장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클린룸 청정도 등급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력은 물론 기류, 대기확산, 열분포 해석 및 설계능력, 약 6개월 이내 대규모 클린룸공사를 완료할 수 있는 기술인력, 제품 생산설비 보유, 자재·설비 선투입 등에 따른 운전자본 보유 등 높은 진입장벽이 존재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클린룸시장은 과점시장으로 2~3개의 메이저기업간 제한적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라인 건설 시 조단위의 대규모 투자가 집행되며 단기간 내 완공돼야 하기 때문에 사업주와 시공사 입장에서는 다수의 기업간 경쟁을 통한 원가절감보다는 오랜 기간 다수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클린룸 시공경험이 있는 소수의 협력업체와 시공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업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특히 공사기간이 지연돼 휴대폰 등 신제품 출시일정과 연동된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일정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약 6개월 이내 공사를 완료할 수 있는 생산설비를 갖추고 자재·인력·설비 선투입 등에 따른 운전자본 등을 보유한 업체만을 대상으로 발주가 진행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반도체·디스플레이 클린룸건설은 대부분 대규모 프로젝트로 시스템실링 등 주요 시공품목에 대해서는 하나의 품목에 여러 시공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이에 따라 업체들간 경쟁 시에도 수주여부가 아닌 수주물량을 두고 경쟁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지 않고 제한적인 편”이라고 밝혔다.
반도체·디스플레이 클린룸 설비 제작·시공은 원방테크, 신성이엔지, 한국이엔씨 등 3파전이 펼쳐지고 있다. 시스템실링 및 FFU, VOCAS, Air Shower, Pass Box 등의 경우 삼성 및 SK계열 발주 물량은 원방테크와 신성이엔지가 시장을 양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LG계열의 발주 물량은 한국이엔씨와 신성이엔지가 주로 수주하고 있다.
외조기와 공조기의 경우 삼성 및 SK계열 발주 물량의 약 75% 수준을 원방테크가 수주하고 있으며 삼화에이스, 동양공조, 귀뚜라미범양냉방 등이 삼성 및 SK계열의 나머지 물량 및 LG계열의 물량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원방테크는 최초로 개발해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클린룸 내부 가습시스템인 PMS에 대해서는 삼성 및 SK, LG계열의 발주물량 대부분을 수주하고 있다.
이외 배관 및 덕트공사의 경우 한양이엔지, 성도이엔지, 세보엠이씨, 세일이앤씨 등이 주요기업이며 Access Floor 등 바닥구조물에 대해서는 에스비테크와 혜광엔지니어링 등이 주요기업으로 활동하고 있다.
드라이룸시장의 주요사업주는 삼성, SK, LG계열의 대기업들이며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SK건설, 현대건설 등 관련계열 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해 드라이룸을 건설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드라이룸시장 역시 반도체·디스플레이 클린룸시장과 유사한 Value Chain이 형성돼 있다”라며 “이에 따라 주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클린룸 시공업체들이 사업주 및 발주사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