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CIS 국가 및 동유럽의 상징적인 시장이다. 약 1억4,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만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시장이며 모스크바에서 1위를 차지한 제품은 CIS국가나 동유럽에서도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러시아가 주도한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은 현재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키르키즈스탄 등이 가입했으며 1억8,000만명의 인구와 2조1,000억달러에 이르는 경제규모를 자랑하고 있어 풍부한 성장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 받고 있다.
특히 보일러분야에서는 급성장을 거듭해왔다. 과거 국가 통제방식의 중앙난방시스템을 사용해왔지만 불충분한 성능에 대한 불만과 새롭게 성장하는 중산층 등으로 인해 개별난방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유럽을 대표하는 보일러기업인 바일란트, 박시, 보쉬 등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경동나비엔을 비롯해 귀뚜라미, 대성쎌틱 등 거의 모든 보일러사가 진출해 있다. 해외수출이 막혀 있는 린나이코리아도 러시아만큼은 진출해 적극적인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 보일러시장 현황은
러시아의 가스보일러시장은 크게 △바닥상치형 △벽걸이형 △전기형 등 3가지 형식으로 구분돼 있다. 2008년 115만대였던 시장규모는 2009년 91만대, 2010년 120만대, 2011년 137만대, 2012년 156만대, 2013년 152만대, 2014년 162만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었다.
러시아는 일반적인 서유럽, 미국 등 선진국대비 국민 소득 수준이 낮아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구매력이 낮고 대신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일반 가스보일러가 시장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 특유의 낮은 가스압력, 잦은 전압변동, -40℃의 혹한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원활히 작동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
우리나라의 보일러분야 최대 수출국은 지난 2014년까지 러시아였으나 2014년 말부터 불거진 경제위기에 따른 리스크로 인해 지난해 최대 수출국 지위를 미국에 넘겨주며 국내 보일러업계도 위기로 내몰렸으나 전체 수출금액으로 봤을 때는 ‘선방’한 것으로 분석됐다.
러시아가 미국 및 서유럽 등의 경제 제재로 고립 위기에 처하면서 이에 대항하기 위해 비서구 국가들과의 연합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EEU는 더욱 빠르게 강화하는 추세다. 기존 국가에 더해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이 가입하게 될 경우 더 큰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영내 기업에 대한 EEU 국가 수출 시 붙는 무관세 혜택 등을 바탕으로 각 기업들은 해당 시장에 대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현지 생산 공장을 설립(박시, 폰디탈)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불안정한 러시아의 경제 상황은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3년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지속되고 있는 서방과의 마찰, 이란 핵 협상 타결로 인한 원유가 하락, 이로 인한 루블화 가치폭락 등으로 인해 물가가 상승하고 소비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국내총생산(GDP)은 2014년대비 3.7% 감소해 6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세계은행이나 IMF, OECD 등은 2016년 러시아 경제성장률을 약 –0.4~-1.2%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록 시장은 위축되지만…
러시아 가스보일러시장은 침체를 겪고 있다. 하지만 가스보일러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이렇다보니 국내 보일러사들은 지난달 2일부터(현지 시각) 5일까지 4일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 최대 냉난방설비 전시회 ‘아쿠아 썸모스크바 2016(Aqua-Therm Moscow 2016)’에 출품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올해로 20회째를 맞이한 ‘아쿠아 썸 모스크바 2016’은 전세계 26개국 641개 업체가 참여한 글로벌 전시회로 국제적인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가진 지역 내 바이어와 설비관련 전문가 등 약 3만여명이 관람하는 러시아 최대 규모의 냉난방설비 전시회다.
비록 러시아시장이 현재는 경기침체로 인해 수출부진을 겪고 있지만 국내 보일러사들은 러시아시장을 발판으로 CIS, 동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 확보를 위해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것이다. 국내 진출기업들은 IoT기술을 기반의 스마트보일러 등을 적극 홍보했다.
‘Aqua-Therm Moscow’에 8회째 참여한 린나이는 러시아를 발판으로 독립국가연합(CIS)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 전시회에서 IoT기술 기반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보일러의 모든 기능을 원격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와이파이(Wi-Fi) 보일러를 비롯해 저NOx 버너를 채택, 일산화탄소는 70% 이상, 질소산화물은 50% 이상 배출량을 감소시켜주는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 온수기, 온수 캐스케이드시스템 등을 대거 선보여 참관객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첫 선을 보이는 린나이 온수 캐스케이드시스템은 러시아 상업용 온수기시장에 새바람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린나이 온수 캐스케이드시스템은 빌딩, 병원, 호텔, 사우나 등 다양한 상업시설의 중·대형 산업용 온수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사용량에 따라 자동으로 가동대수를 조절하는 최첨단 비례제어기능을 탑재하고 있어 기존 중·대형 산업용 온수기를 사용했을 때 보다 가스비 절감효과가 훨씬 뛰어나 참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8년 연속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귀뚜라미보일러도 혁신기술(IoT, 저NOx)과 신규 품목(온수매트)으로 경기침체에 빠진 러시아시장을 공략했다. 귀뚜라미 IoT(사물인터넷) 신기술은 단순한 원격제어기술을 넘어 보일러가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분석하고 스스로 학습해 각 가정에 최적화된 보일러사용 환경을 제공하고 한 대의 스마트폰으로 여러 대의 보일러를 제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저NOx 가스보일러분야에서는 정밀하고 안정적인 가스연소를 통해 질소산화물(NOx) 배출을 최소화하는 메탈화이버 버너기술을 선보인다. 귀뚜라미는 콘덴싱보일러에만 국한돼 있던 친환경 기술을 일반보일러에도 확대, 적용해 국내최초로 일반보일러에서 NOx 20ppm을 실현했다.
특히 귀뚜라미는 보일러에 이어 차세대 수출 주력제품으로 온수매트를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2016년형 온수매트 신제품을 국내 출시에 앞서 러시아에서 첫 선보이고 온수매트 체험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한국의 온돌 문화를 손쉽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