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하는 탄소중립 선언을 했고 이에 따라 화석연료 사용량을 파격적으로 줄여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종소비단계에서 사용되는 최종에너지의 약 27%가 열에너지형태로 사용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열에너지를 생산, 수송, 저장, 소비하는 전 과정에서 소요되는 화석연료를 줄여야만 우리나라 탄소중립 계획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기적으로는 열에너지설비의 효율을 향상시켜 소비를 줄이는 방법이 있으며 장기적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의 증가에 맞춰 열에너지 생산 설비를 전기화하는 방안이 있다. 또한 생산과 소비 못지않게 폐열과 미활용 열에너지의 이용률을 높이는 기술도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윤석호 한국기계연구원 열에너지솔루션연구실장은 ‘한국기계연구원 열에너지 탄소중립 기술개발 현황 및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는 기계연구원에서 진행해왔던 열에너지설비의 효율향상, 열생산의 전기화 및 미활용 열에너지 활용기술 등에 대해 소개하고 향후 탄소중립과 관련된 열에너지 기술개발 전략 및 계획 등이 포함됐다.
전체 에너지 중 50%가 열E 전체 에너지소비 중 열에너지소비는 50%다. 유럽 14개국의 전체 최종에너지소비 중 열에너지비중은 50%이며 대부분의 열에너지가 건물 및 산업용에 활용되고 있다.
열에너지의 대부분이 화석연료(66%)를 통해 생산되고 있으며 화석연료 구성은 △가스 43% △석유 12% △석탄 8% △기타 4% 순이다. 반면 신재생에너지는 13%, 전력은 12%, 지역난방은 9%에 불과하다.
윤석호 박사는 “탄소중립의 기본은 화석연료사용 줄이기”라며 “EU의 경우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신재생열에너지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50 탄소중립 에너지기술 로드맵’을 통해 에너지다소비기기의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기술개발 전략을 수립했다. 에너지수요부문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다소비설비의 탄소중립 전환을 위해 △설비효율 향상 △전기화·무탄소화 △열에너지이용 네트워크기발 최적화 △에너지이용-수급 최적 관리 등의 기술개발을 추진한다.
이는 화석연료 기반의 열기기의 전기화 및 무탄소 연료(수소, 암모니아 등)로의 전환, 히트펌프의 활용범위 확장 등을 통해 산업현장에서의 탄소배출을 저감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2018년 기준 7억2,760만톤CO₂eq의 배출량을 부문별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2030년 40% 저감한 4억3,660만톤CO₂eq로, 2050년 100% 감축한 ‘0’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열에너지 탈탄소화기술로 전환부문에서 △에너지저장 △수열 등이, 산업부문에서는 △공정열 전기화 △산업용 히트펌프 △열거래 등이, 건물부분에서는 △열네트워크 △4세대 지역난방 △히트펌프 등이 감축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계硏, 열E 토탈 솔루션 연구
기계연구원은 열에너지연구전략으로 △히트펌프의 탄소중립 열시스템 기술 △열교환기 등의 열유체기기 및 열전달 향상 기술 △에너지플랜트 및 에너지저장시스템의 열공정기술 등에 집중하고 있다.
윤석호 박사는 “에너지설비의 고효율화로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시스템, 기기, 공정 관련 열에너지 토탈 솔루션 제공이 연구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기계연구원은 산업공정의 열에너지공급을 위한 다양한 온도대역의 히트펌프 시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열에너지소비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산업공정열 생산에 화석연료사용을 줄이기위한 전기화가 필수적이며 COP가 높은 히트펌프로 공정열을 공급할 수 있다.
히트펌프 작동범위 이상의 열공급은 전기보일러 등의 전기직접가열방식, MVR(기계증기재압축시스템) 등이 있다. 기계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무급유 터보압축기 개발 과제를 시작했으며 하반기에 ‘산업공정용 냉온수 동시생산 Low GWP 냉매 3,500kW 실증’ 과제도 준비 중이다.
또한 내년부터 2028년까지 ‘화석연료 대체를 위한 300℃급 고온 히트펌프시스템 개발’도 계획돼 있다. 산업공정 열에너지의 탈탄소화를 위한 300℃급 고온 히트펌프로 열생산설비의 전기화에 사용하는 전기의 재생전력 비중에 따라 무탄소 또는 저탄소 공정열 공급이 가능하다.
특히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는 산업공정 열에너지의 탈탄소화를 위한 300℃급 고온 히트펌프를 개발하고 300kWh급 히트펌프 열저장시스템 연계기술을 확보해 향후 수MWh급 산업공정열 공급기반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계연구원은 건물부문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350kW급 자연냉매(R718) 적용 압축식 냉각기술 △수열 냉난방 및 재생열 하이브리드시스템 기술 △전기화학적 압축기를 이용한 화학흡착식 히트펌프 △차세대 대체냉매 및 고효율 냉난방기기 핵심기술·통합 운영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윤석호 박사는 “알키미스트 프로젝트로 개발 중인 ‘화학흡착식 히트펌프’ 개발은 COP 10 이상의 혁신적인 냉난방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에너지다소비형 증기압축사이클을 사용하지 않고 냉난방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전기화학적 압축기를 적용한 화학흡착식 히트펌프를 이용한 냉난방시스템 기술을 개발하고 성능평가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계연구원은 전환부문 열에너지 R&D로 △용융염을 이용한 550℃급 초고온열저장 △대용량 액체공기 에너지저장 핵심기계기술 △이산화탄소 변환을 위한 P2X공정기술 등도 개발 중이다.윤석호 박사는 열에너지 활용 확대방안으로 △양방향 열에너지 네트워크 △재생열 이용 확대 △산업용 열에너지 클러스터 구축 등을 제안했다.
양방향 열에너지 네트워크는 주거, 상업, 공장건물의 열부하를 연결하는 중저온 열원 네트워크를 구축해 네트워크 열원을 직접 이용하거나 잉여열을 네트워크로 공급해 열에너지 네트워크를 최적화하는 기술이다.
열에너지 공급망 구축을 위해 재생에너지 섹터커플링 연계, 장주기 대용량 열저장기술, 다중열원 히트펌프 개발, 미활용 열에너지 회수 등의 기술이 필요하다.
특히 열에너지 사용 최적화를 위한 인공지능 기반 열수요 예측기술, 열생산·열수송·열소비량 관련 실시간 모니터링 및 통계 분석기술, 도심열원 네트워크 위상배치 최적화기술, IT기술을 접목한 열거래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윤석호 박사는 “PVT, 수열에너지, 섹터커플링 등 재생에너지 기반 열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라며 “특히 산업공정 등에서 배출되는 폐열을 회수해 저장했다가 필요 시 활용하는 미활용 산업폐열 회수를 위한 열에너지 클러스터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활용 열에너지 발생 시점과 열에너지 수요량이 높은 시점이 불일치할 경우에 대응해 유연성 있는 열에너지활용을 위한 열배터리 개념의 시스템 개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