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요청으로 2018년 작성된 IPCC의 지구온난화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2100년까지 지구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실정에 맞는 탄소중립전략을 발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지난해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제정된 탄소중립 기본법이 지난 3월부터 시행됨으로써 탄소중립을 위한 범국가적 활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에너지효율 향상 및 수요관리를 통한 에너지수요 감축 △전기화 △수소도입을 통한 탄소배출 저감 △불가피한 배출 탄소의 포집·저장·활용을 통한 방출 예방 등이 중요하다.
손정락 산업부 R&D전략기획단 MD는 ‘열에너지 탄소중립기술전략’을 발표를 통해 열에너지의 중요성과 산업부의 열에너지 탄소중립을 위한 비전을 설명했다.
화석연료 의존…열E 탈탄소화 ‘발목’
현재까지는 화석연료에 전적으로 의존해왔던 열에너지의 탈탄소화는 탄소중립에 대한 가장 큰 난제로 여겨진다. 140만년전 인류는 열에너지를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주로 조리, 난방, 휴식 등에 사용했다.
18세기 증기터빈으로 시작된 산업혁명을 통해 열에너지는 기계적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수단이 됐다. 1850년대 발전기가 등장하면서 열에너지로 생산된 기계적에너지는 다시 전기에너지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열에너지란 열역학적인 측면에서는 시스템 내 입자의 움직임으로 인한 내부에너지로 정의된다. 공급측면에서는 석탄, 가스 등 화석연료의 연소열, 전기에너지의 변환열, 태양열, 수열, 지열, 미활용 및 폐열 등으로 수요측면에서는 건물·산업공정분야 가열·냉각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 열에너지는 화석연료, 바이오매스 등의 연소, 원자력발전, 태양광, 풍력 등의 발전으로 생산되는 전력을 활용한 열엔진, 전기보일러, 히트펌트 등과 신재생열에너지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최종 에너지소비형태 중 51%는 열에너지로 이를 통한 온실가스 배출비중은 4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건물의 열에너지소비는 전체에너지의 77% 수준으로 이는 나머지 23%를 차지하는 전기에너지보다 3.3배 이상 크다.
유럽 내 열에너지비중은 50%로 건물난방 27%, 산업공정열 16%, 기타 7% 등으로 구성된다. 공급원의 경우 화석연료가 66%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뒤를 이어 전기에너지 13%, 지역난방 9%, 바이오매스가 11%를 차지하고 있다.
유럽의 총 에너지수요 중 열에너지비중은 81%로 집계되며 그중 산업공정열 수요가 66%로 산업공정열 수요 중 52%는 고온공정열이며 78%를 화석연료로 공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에너지 수입의존도는 92.8%인 에너지의존국으로 대부분 석탄, LNG, 석유를 포함한 화석연료다. 최종 에너지소비 중 국가적 통계로 산출되는 열에너지는 지역난방에 해당하는 12%에 불과하지만 가열목적의 에너지를 모두 합하면 약 27%가 열에너지로 추정된다.
1960년대까지 주요 에너지는 석탄이었으나 1960년대 이후부터는 석유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용됐다. 1970년대 석유수요가 정점에 도달했으며 천연가스, 기타 비화석연료 사용이 증가했다. 2020년대 들어서 신재생에너지가 급증하고 있으며 2035년에는 신재생에너지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그러나 2050년에도 화석연료는 여전히 열에너지부문 에너지원으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열에너지의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유럽의 경우 2025년부터 화석연료보일러를 금지했으며 2030년까지 모든 신축건물은 제로카본화를 달성해야 한다.
또한 2045년까지 전체 열수요의 약 50%를 히트펌프로 공급해야 하며 이는 혁신적인 수단이 강구돼야 함을 의미한다.
산업부, 미래형 탄소중립기술 확보 추진
이러한 상황에서 산업부 R&D전략기획단은 에너지분야 탄소중립을 위해 4개의 기술적 수단과 2가지 정책적 수단을 설정했다.
기술적 수단으로는 △효율향상·수요관리 △전기화 △수소화 △CCUS 등이다. 정책적 수단은 △회복력 △정부의 역할 등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에너지부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10대 중점기술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수소연료전지, 수소터빈 등 무탄소발전 △DC화, 분산화 등 전력계통 혁신 △섹터커플링 등 에너지저장 △히트펌프, 열저장 등 열에너지 △에너지효율 △수소 △바이오연료, E-fuel 등 청정연료 △자원순환 △CCUS 등이 제시된다.
열에너지 탄소중립전략 중 단기적으로 공정부문의 미활용열 이용, 산업 저온배열 고급화 등과 건물부문의 기밀단열기준 강화 등 열에너지 사용량 절감이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열에너지의 탈탄소화가 제시되며 석탄고로의 전기로 전환, 히트펌프 보급확대 등 전기화와 고온열, 도시가스의 수소전환 등 수소화를 통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부는 국내 최종소비에너지의 약 27%를 차지하는 열에너지의 탈탄소화 기술개발을 통해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2050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할 방침이다.
열에너지 공급 및 저장분야에서는 △400℃급 고온 히트펌프 요소기술 및 운전사이클 최적화를 통한 고온히트펌프 △400℃ 이상 고온 열저장 및 필요 시 열 또는 전력으로 변환해 공급하는 고온열저장 △태양열, 지열, 수열 등 저온 신재생열에너지 활용과 P2H 및 P2F를 포함하는 섹터커플링 등의 기술확보를 추진한다.
열에너지 활용분야에서는 △열에너지 수요처의 비대칭을 극복하기 위한 모바일 원격 열이송 △산업공종 폐열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폐열저장-승온-활용의 통합 네트워크화를 갖춘 산업클러스터 △산업공정열 활용 고효율 고온 수전해 및 열분해를 통한 수소생산 등이 주목된다.
열에너지 플랫폼분야는 △프로슈머를 포함한 저온열의 양방향 열에너지 네트워크 구축 △스마트 열미터링과 블록체인 기반 분산형 열거래기술 △열에너지지 통계자료화를 위한 기준정보체계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온실가스 감축의 관건은 기술이다. 2030년까지는 현재 가용되는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2030년 이후에는 새로운 혁신기술의 역할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30년까지 태양광, 풍력, 효율향상 등이 주력기술로 활용될 것이며 2030년 이후에는 전기화, CCUS가 각광 받을 전망이다.
열에너지 탈탄소화에 따른 탄소중립 기여도는 총 1억8,430만톤으로 전환부문에서는 에너지저장을 통해 6,560만톤, 효율향상 및 전기화를 통해 6,520만톤, 열네트워크와 히트펌프 확대를 통해 5,350만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