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열융합협회는 탄소중립정책에 부합하는 태양열산업의 기술혁신과 태양열에너지와 다양한 에너지원이 융합하는 편리한 열에너지 보급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제로에너지건물 등과 같은 미래 에너지사용 패러다임에 적합한 하나의 열에너지시스템을 공급받고자 하는 니즈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한국태양열협회에서 한국태양열융합협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권영호 한국태양열융합협회 회장을 만나 우리나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태양열의 역할과 향후 협회 운영방향에 대해 들었다.
■ 태양열의 중요성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력부문의 신재생에너지 도입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또한 효율적인 에너지사용을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
지난 2021년에 발표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는 저탄소·청정에너지 보급에 관해 명시하고 있으며 냉난방 및 급탕 시 태양광, 지열, 수열 등 신재생열에너지의 사용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지역난방에 연료전지, 발전소 폐열 등 청정열을 적극 활용한다고 명시돼있다.
아쉽게도 태양열에너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으나 안전하고 효율이 우수한 태양열융합시스템의 열에너지공급은 건물부문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에 지대한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태양열에너지는 집열기 형식과 시스템 구성에 따라 구분된다. 그러나 현재 KS인증 집열기와 최적시스템 설계기법으로 시스템을 구성해 이용율을 높이는 중저온 사계절 활용시스템의 경우 실제 에너지생산량은 기준 수치대비 월등히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태양열융합시스템은 환경보전과 탄소감축에 기여하는 핵심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탄소중립 달성에 태양열의 역할은
열은 가장 큰 최종 에너지소비형태로 전 세계 최종 에너지소비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20%인 전력, 30%인 수송대비 압도적으로 많다. 2019년 전 세계 열수요의 11%(21.5EJ)만 신재생에너지로 공급되고 있으며 나머지는 화석연료로 공급되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40%, 13.3Gt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에너지사용 패러다임 역시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의 중장기적 보급목표 및 활용계획은 반드시 정량화, 구체화해 제시해야 한다.
탄소중립의 핵심과제 중 하나가 에너지효율 향상인 것을 감안하면 단순히 전력을 열로 변환해 사용하는 것은 가장 비효율적인 에너지사용방식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열에너지부문에서는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신재생열에너지를 적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탄소중립 실천방안이다.
EU의 경우 태양열에 대한 중장기 기술개발 로드맵인 ‘Solar Heating and Cooling for a Sutainable Energy Future in Europe-A Strategic Research Agenda’를 마련했다. 우리나라도 기술적, 관련산업 활성화 측면에서 체계적인 단기, 중기, 장기 로드맵을 수립해 정부의 R&D 투자와 기업들의 투자 및 전문인력 양성 등을 촉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독일의 경우 최근 ‘Heat Network 4.0’ 정책에서 4세대 지역난방의 공급열 중 50%를 신재생열에너지로 공급하는 것을 의무화함으로써 태양열의 열에너지부문에서 역할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열섹터에 대한 탈탄소정책’에 따르면 구식 기름난방기구를 태양열을 보조열원으로 활용하는 콘덴싱 가스보일러로 교체할 경우 보조금 지원 등의 구체적인 보급정책을 시행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 중장기 협회 운영방침은
태양열융합협회의 내적부분과 외적부분이 함께 조화를 이뤄야 실질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협회 내적으로는 현재까지 추진해왔던 회원사들의 신제품 및 신기술의 끊임없는 개발을 통한 신시장 확대와 더불어 시장에서 태양열의 신뢰성 제고를 위한 신속한 사후관리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해 나갈 것이다.
그동안 국내 태양열산업은 기업들의 잘못이든 정부의 정책적인 잘못이든 그 역할에 충실하지 못해 신뢰를 잃어 일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라지고 일부는 그 굴레에 갇혀 오랜 시간 힘들게 견뎌오고 있다.
이제 태양열융합협회는 그동안의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고 회원사들의 역량을 한데 모아 지난날을 반면교사로 삼아 내실을 다질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갈 방침이다. 또한 우리 회원사들이 안전한 태양열시스템, 편안하고 효율적인 태양열시스템을 보급할 수 있는 연구기반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회장으로서 임기를 수행하면서 줄곧 기술이전 등 협회가 연구소나 대학 등에서 오랜 기간 축적된 훌륭한 연구성과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에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의 기술역량을 고취하는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기술의 실제적용에 따른 현장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적 이득도 얻을 수 있다.
또한 우수인력들이 기업과 함께 연구를 지속할 수 있어 기술의 완성도도 높일 수 있으며 기업과의 주기적 기술교류와 기업의 고급인력 양성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양열융합협회는 앞으로 좋은 태양열에너지기술을 알릴 수 있는 ‘기술교류회’나 ‘워크숍’ 등 교류의 장을 주기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 태양열산업 성장을 위해 정책을 제언한다면
우리나라도 신재생열에너지 보급을 확산하고 있는 해외 정책을 조사하고 국내 특성에 적합하게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신재생열에너지의 보급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신재생열에너지인센티브(RHI)와 신재생열에너지의무화(RHO) 등의 제도도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촉진을 유도함에 있어 공공부문의 에너지사용 용도에 따른 적정 에너지원설비 설치가 장려돼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태양광발전설비 중심으로 보급되고 있는 공공부문 신재생에너지설비 설치의무사업이 설치환경에 적합하도록 원활한 에너지 공급을 유도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이 수반돼야만 정부의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으며 이에 대해 전문가 집단이 심도있게 논의해 효과적인 정책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또한 원활하게 사업이 이어지기 위해서 열분야 관련 정례화된 기구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같은 출연연 내 열전담팀 운영 등 열에너지부문에 특화된 정부인력 운영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정부의 에너지정책 변화를 살펴보면 신재생에너지보급에 있어 전력생산 중심의 성장이 필요한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제4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는 에너지원별 보급비중 목표가 명시돼있었으나 제5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는 최종에너지 기준 부문별 보급목표로 전환되면서 열에너지부문에 대한 목표가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아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협회는 앞으로 국회 간담회, 산업부나 한국에너지공단을 통한 정책제안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열에너지정책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을 대상으로 신재생열에너지에 대한 홍보가 중요하다.
태양열산업이 지난 수십년간 정책적으로 소외 받아왔지만 태양열융합협회는 더욱 열심히 활동해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 에너지원으로 태양열이 각광받을 수 있도록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